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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데일 올 뉴 슈퍼식스 에보, 빠른 자전거가 더 빨라졌다

조회수 2019. 7. 1. 16: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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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서 공식적으로 캐논데일 올 뉴 슈퍼식스 에보를 공개하는 날짜는 6월 28일이지만, 이미 레이스에 사용된 올 뉴 슈퍼식스 에보 사진이 공개됐다. 그 사진을 본 사람들이 캐논데일의 정체성이 사라졌다고들 말한다. 원형에 가까운 튜빙과 수평에 가까운 탑튜브, 클래식 지오메트리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서 ‘정체성’이라는 게 겉모습에 대한 것인지 본질에 대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흔히 정체성이라고 하면 겉모습보다는 그 본질에 집중한다.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는 레이스를 위한 빠른 자전거다. 가볍고 경쾌한 주행감, 민첩한 반응이 특징인 올라운드 레이싱 로드바이크다. 그런 자전거를 만들면서 캐논데일이 생각한 최적의 형태가 클래식 디자인에 가까웠을 뿐, 슈퍼식스 에보의 정체성을 그 형태에서 찾는 것은 조금 부적절하다. 이번에 공개하는 올 뉴 슈퍼식스 에보는 더욱 빨라진 올라운드 레이싱 로드바이크다.

이전의 모습을 완전히 버린 것도 아니다. 탑튜브는 여전히 수평에 가깝다. 다운튜브, 헤드튜브, BB셸이 굵은 것도 그대로다. 시트스테이가 아래로 내려가고 튜빙 형태가 원형이 아니지만, 올 뉴 슈퍼식스 에보는 여전히 슈퍼식스 에보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형태의 변화는 성능 향상을 위해서다.

캐논데일은 3세대 슈퍼식스 에보를 준비하며, 사이클링의 스피드와 퍼포먼스를 위한 '공기 역학적 효율성'에 집중했다. 하지만 에보가 가지는 '경량 올라운드 레이스 바이크'라는 정체성에 따라 이전 세대가 가진 가벼운 무게, 민첩한 반응성, 그리고 편안한 승차감을 유지하며 공기역학적 성능을 부여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윈드터널에서 더 빠른 자전거를 위한 연구를 멈추지 않은 결과 더 빠르고 강력한 슈퍼식스 에보가 완성됐다. 원형 튜브 대신 가로 세로 비율이 낮고 끝이 잘린 물방울 모양을 채택했는데, 이는 에어포일 형상은 물론 원형에 비해서도 더욱 균형 잡힌 강성과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며 원형 튜빙에 비해 공기저항이 약 30% 감소했다고 한다.

에어로 성능을 높이면서도 무게는 여전히 가볍다. 올 뉴 슈퍼식스 에보는 과거에 캐논데일이 만들었던 어떤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 프레임보다도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이번에 시승하는 모델은 올 뉴 슈퍼식스 에보 카본 디스크 포스 이탭 AXS로, 외부에 노출되는 케이블이 없어 공기저항을 줄이기 유리한 형태다. 가벼운 무게는 등급이 올라갈수록 더 쉽게 체감할 수 있다.

공기역학과 가벼움 다음으로 고려할 사항은 강성이다. 라이더의 움직임에 빠르고 민첩하게 반응하려면 충분한 강성이 필요하다. 굵은 헤드튜브와 다운튜브, BB셸은 강성을 확보하기 위한 부분이며, 레이스에 적합한 지오메트리와 만나 폭발적인 속도를 낼 수 있게 해 준다. 여기에 마이크로 서스펜션과 넓은 타이어 클리어런스가 더해져 섬세하고 정밀한 컨트롤이 가능하며 승차감 또한 뛰어나다고 한다.

바뀐 것은 프레임 형태만이 아니다. 사용하는 부품도 상당수 바뀌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케이블을 프레임 안으로 숨긴 것이다. 다운튜브 아래로 지나가던 변속 케이블을 프레임 내부로 넣었고, 많이 꺾여도 성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전동 변속 시스템과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한 모델은 헤드튜브 앞 공간으로 브레이크 호스와 케이블을 통과시켜 겉으로는 케이블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로우림을 장착했던 2세대 슈퍼식스 에보와 달리 올 뉴 슈퍼식스 에보에는 림 높이 45mm인 할로우그램 노트(Knot) 45 휠이 장착된다. 슈퍼식스에보와 최적의 성능을 보여주는 휠은 할로우그램 노트 45다. 시스템식스에 적용했던 노트 64 휠처럼 폭이 넓고 공기저항이 적으면서 림 높이를 45mm로 만들어서 가볍다. 하지만 모든 자전거에 노트 45휠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가격과 무게 등의 이유로 이번에 시승한 올 뉴 슈퍼식스 에보 카본 디스크 포스 이탭 AXS에는 림 높이가 35mm인 노트 35 휠이 장착돼 있다.

자전거 자체적인 특성 외에도 올 뉴 슈퍼식스 에보에는 새로운 기능이 적용됐다. 앞바퀴에 휠 센서를 장착한 것이다. 이 부품 하나로 자전거 전체를 관리할 수 있으니 작으면서도 큰 부품이다. 휠 센서는 캐논데일 앱과 연동돼 주행한 내용을 기록하고, 각 부품을 표시하며 정비주기도 알려준다. 사이클링컴퓨터나 스마트폰 없이 나가서 라이딩 기록이 안 된다고 아쉬워할 필요도 없다. 올 뉴 슈퍼식스 에보에 장착된 휠 센서는 최대 30일/900 시간까지 거리, 속도, 시간, 칼로리 등을 저장했다가 앱으로 전송한다.

 

 

 

묘한 느낌, 빠른 가속

라이딩에 앞서 캐논데일 앱에 올 뉴 슈퍼식스 에보를 등록했다. 시리얼 넘버는 직접 입력할 수도 있고 바텀브래킷 주변의 바코드를 카메라로 찍어서 인식시킬 수도 있다. 자전거 등록뿐 아니라 내 몸에 맞는 피팅 정보, 각 부품에 대한 내용 등 다양한 정보를 입력, 활용할 수 있다.

시승 촬영 중 잠깐 타면서 페달을 힘줘서 밟았을 때는 힘을 잡아먹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느낌일 뿐이다. 속도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전체적인 강성이 높아 페달을 밟았을 때 딱딱한 느낌이 드는 최신 에어로 바이크와 올 뉴 슈퍼식스 에보는 다르다. 전체가 아니라 필요한 부분만 강성을 높여 페달링 효율을 높이면서 승차감도 좋다.

향상된 에어로 성능은 평지에서뿐 아니라 오르막에서도 영향을 준다. 6% 이하의 경사도에서 에어로 성능 덕분에 시스템식스가 이전 슈퍼식스 에보보다 빨랐던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느린 속도에서는 무게가 중요한 요소지만, 올 뉴 슈퍼식스 에보는 오르막에서도 많이 느리지 않아 무게보다 공기저항이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가벼운 무게에 에어로 성능이 더해진 올 뉴 슈퍼식스 에보는 평지와 오르막은 물론 다운힐에서도 빠른 자전거다.

세상에 빠른 자전거는 많다. 그러나 빨라지기 위해서 어떤 부분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보통 빠른 자전거는 다루기 어렵다. 속도가 빠를수록 연속되는 급커브를 빠져나가기는 어려워진다. 그러나 올 뉴 슈퍼식스 에보는 빠르면서도 다루기 쉽다. 가벼우면서 정밀한 조향이 가능하고, 상당히 민첩하게 반응한다. 시승한 자전거는 부품 구성 때문에 그리 가볍다고 할 수 있는 무게가 아니었음에도 슈퍼식스 에보 특유의 가벼운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노트 시스템 바 역시 에어로 성능 향상에 기여하는 부품이다. 시스템식스에 적용했던 노트 시스템 바를 올 뉴 슈퍼식스 에보에도 적용해 공기저항을 낮추고 케이블을 안으로 숨겨 외관도 깔끔하다. 스템 위에 핸들바를 얹는 독특한 구조 덕분에 각각의 길이와 폭을 선택해 조합할 수 있고, 핸들바 각도를 8도 범위에서 조절할 수 있다. 시승용 자전거에는 45mm의 헤드셋 스페이서가 장착돼 있었는데, 노트 시스템 바는 정비가 간편해 스페이서를 빼기도 쉬운 등 일체형 핸들/스템의 단점을 최소화했다.

하이모듈러스 프레임이 아니고 설계 기준인 노트 45 대신 노트 35 휠이 장착된 것은 조금 아쉬웠다. 가격과 무게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이해는 하면서도 최상급 모델을 타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이 상태로도 지난번에 라이딩 했던 기록을 갱신할 수 있었다. 평균 시속 30km를 채 내지 못하는 사람이 체험한 결과다.

대부분의 데이터는 선수들의 속도를 바탕으로 측정한다. 캐논데일은 올 뉴 슈퍼식스 에보가 시속 48.3km(30마일)로 달릴 때 2세대 슈퍼식스 에보에 비해 30와트를 아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결코 쉽게 낼 수 있는 속도가 아니다. 시속 30마일보다는 30km가 더 익숙하다.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달릴 때 다른 자전거로는 시속 30km 이하의 속도가 나왔는데 이번에 시승한 올 뉴 슈퍼식스 에보는 33-34km/h로 내리막에서는 그 이상의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신호대기나 장애물을 만나 브레이크를 잡거나 멈출 때도 부담이 적다. 감속 이후에 다시 속도를 높이려고 페달을 밟으면 금세 속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자전거도로를 달리다 보면 간혹 무리한 추월을 하는 사람을 마주치는데, 재가속이 쉽다면 브레이크를 잡는 부담이 없어 안전한 운행이 가능할 듯하다.

라이더 입장이 아니라 미캐닉 입장에서 자전거를 살펴봤다. 케이블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자전거를 정비하기 까다로운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러나 자전거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다. 캐논데일 올 뉴 슈퍼식스 에보는 그런 형태의 자전거 중에서는 비교적 정비가 쉬운 편이다. 기계식 변속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변속 케이블을 다운튜브 위로 넣게 했기 때문이다. 헤드튜브 앞의 공간은 브레이크호스를 통과시키기에는 충분히 넓다. 또한 뒷바퀴도 빼기 쉬운 스피드 릴리스 스루액슬로 고정한다. 라이더에게나 미캐닉에게나 훌륭한 자전거다.

겉모습만 보면서 정체성이 사라졌다고들 말하지만, 올 뉴 슈퍼식스 에보는 여전히 빠르고 경쾌하고 민첩한 올라운드 레이싱 로드바이크다. 겉모습은 변했지만 특징은 여전하며 오히려 향상됐다. 시승한 자전거는 최상급이 아니었음에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대로 올 뉴 슈퍼식스 에보를 알았다고 하기는 이르다. 하이모드 프레임과 노트 45 휠세트로 구성된 올 뉴 슈퍼식스 에보가 궁금하다.

 

  

 

캐논데일 올 뉴 슈퍼식스 에보 카본 디스크 포스 이탭 AXS 제원

프레임 : 올 뉴 슈퍼식스 에보, 발리스텍 카본, 스피드 릴리스 스루액슬, PF30a

포크 : 올 뉴 슈퍼식스 에보, 발리스텍 카본, 스피드 릴리스 스루액슬, 플랫마운트 디스크

림 : 할로우그램 35 카본 클린처 디스크

앞 허브 : 캐논데일 할로우그램 실드 베어링 스트레이트 풀 12x100

뒤 허브 : 캐논데일 할로우그램 실드 베어링 스트레이트 풀 12x142

스포크 : 포뮬라 그랜드 포르자

타이어 : 비토리아 루비노 프로 브라이트 블랙, 700x25c

크랭크 : 스램 포스 이탭 AXS 48/35T

바텀브래킷 : 스램 PF30

체인 : 스램 포스 이탭 AXS

스프라켓 : 스램 포스 이탭 AXS 10-28T

앞 디레일러 : 스램 포스 이탭 AXS, 브레이즈 온

뒤 디레일러 : 스램 포스 이탭 AXS

변속레버 : 스램 포스 이탭 AXS

핸들바 : 할로우그램 시스템바

스템 : 올 뉴 할로우그램 노트

바테이프 : 캐논데일 그립 바테이프, 젤 포함, 3.5mm

헤드셋 : 슈퍼식스

브레이크 : 스램 포스 이탭 AXS 160/160mm 센터락 로터

브레이크레버 : 스램 포스 이탭 AXS

안장 : 프롤로고 디멘션 STN NDR, 스틸 레일

시트포스트 : 올 뉴 할로우그램 27 SL 노트, 카본, 2볼트 클램프, 330mm

기타 : 휠 센서

컬러 : 캐시미어(CAS)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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