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부품 큰 변화, 울프투스 로드링크

조회수 2019. 6. 10. 18: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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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경험했던 그래블 라이딩은 평지 위주의 비포장도로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평탄한 도로 중 포장되지 않은 곳은 드물다. 그래블 라이딩이라고 할 만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려면 산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다. 충주호 순환임도에서는 46/30T 체인링, 11-32T 스프라켓을 사용했는데, 이번에 가는 강릉 사기막리 코스는 시작부터 7km 가량을 꾸준히 올라가야 한다.

지도와 고도표를 봤다. PC로 볼 때는 잘 몰랐는데, 모바일로 고도표를 봤더니 어린왕자에서 말하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처럼 급격히 올라가 업다운을 반복하다 급격히 내려온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았다. 당장 체력을 올릴 수는 없으니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 고민 끝에 스프라켓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래블바이크에 달려 있는 뒤 디레일러는 시마노 105 RD-5800-GS다. 디레일러가 허용하는 가장 큰 스프라켓 크기는 28-32T다. 이미 11-32T 스프라켓을 쓰고 있으니 스프라켓 교체를 위해서는 다른 부품도 바꿔야만 하는 상황이다. 디레일러를 바꾸는 게 가장 간단하지만, 로드용 디레일러는 최대 허용 스프라켓이 34T이고, MTB 디레일러는 스트로크가 달라서 로드 레버와 호환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11-34T를 쓰기에는 가벼운 기어의 장점을 너무 많이 알고 있다.

11-34T 이상의 스프라켓을 쓰고 싶어서 여러 방법을 알아봤다. 이미 GRX 출시 소식을 들은 후여서 조금 기다릴까 고민도 했지만, 당장의 라이딩이 부담스러워 어쩔 수 없이 부품 교체를 시도했다. 사실 이 편법 같은 부품은 쓰고 싶지 않았다. 울프투스 컴포넌트에서 만든 로드링크다.

디레일러 행어에 달아서, 실제 디레일러 행어보다 더 낮은 위치에 디레일러를 장착하게 해 주는 부품이다. 현재의 디레일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MTB처럼 넓은 스프라켓 사용을 가능하게 해 주며, 제조사의 설명에 따르면 작은 코그에서의 변속 성능을 낮추지 않으면서 최대 40T 스프라켓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당연히 사용 가능한 최대 사이즈인 11-40T 스프라켓을 주문했다. 가격 부담이 없는 SLX CS-M7000-11이다. MTB용이지만, 11단으로 기어 단 수가 같고 각 코그 간격도 동일하다. 울프투스에서 설명한 대로 11-40T 스프라켓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체인 길이 설정이다. 큰 체인링과 가장 큰 스프라켓에 걸릴 길이로 세팅하면 작은 체인링과 가장 작은 스프라켓에 걸었을 때 체인이 늘어진다. 큰 체인링과 큰 스프라켓에 체인을 자주 거는 사람은 이대로 좋다. 작은 체인링 위주로 사용할 경우 한 마디를 줄여 체인 텐션을 유지하고 무게를 줄이는 게 좋다. 극단적인 대각선 기어를 걸지 않는다면 어느 쪽이든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여우의다락방 멤버들과 함께 한 이번 그래블 라이딩도 개인 의사와 무관하게 오르막에서는 후미를 담당했다. 전에도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오르막을 싫어한다. 내려가기 위해 올라간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이번 오르막은 나름대로 즐거웠다. 앞 30T, 뒤 40T, 0.75의 기어비 덕분에 꽤 높은 케이던스를 유지할 수 있었고, 속도는 느렸지만 많이 힘들지 않았다.

울프투스 로드링크는 디레일러 행어 크기 정도의 작은 부품이다. 부품 크기는 작지만 여기서 오는 변화는 결코 작지 않다. 최대 40T 스프라켓을 쓸 수 있어 늘 괴롭기만 했던 오르막에서 약간이나마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넓은 변속 폭을 제공하는 완성차를 구입하거나 구동계 전체를 바꾸는 방법도 있지만, 누구나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넓은 변속 폭이 필요하지만 예산이 부족하다면 조금은 편법 같지만 울프투스 로드링크는 꽤 괜찮은 해결책이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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