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 라이딩, 일단 시작해 보자

조회수 2019. 6. 3. 12:42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뜨거운 여름이 다가온다. 자전거를 타기 쉽지 않은 계절이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햇빛과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게 한다. 그렇다고 라이딩을 포기하기는 싫다. 햇빛을 피해 나무그늘로, 아스팔트 대신 흙으로 가야겠다.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계곡물의 시원함도 좋다. 여름은 본격적인 MTB의 계절이다.

레저용 자전거 하면 MTB를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대부분의 자전거 매장 이름이 ㅇㅇMTB일 정도로 산악자전거가 대세였고 로드바이크는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새 이 상황은 역전돼서 로드바이크 인구가 더 많아졌다. MTB에 대해 알려줄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처음부터 고난이도 기술을 가르쳐주는 아카데미를 가기는 부담스럽다.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취미활동에 어느 정도 투자는 필요하지만, 처음부터 큰 비용을 쓸 필요는 없다. 적은 비용으로 탈 수 있는 MTB는 아무래도 하드테일이고, 그 대부분은 크로스컨트리용이다. 일단 크로스컨트리용 하드테일 MTB로 시작해서 경험해 보고, 이 취미가 내게 맞는지 파악한 후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크로스컨트리 MTB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자.

요즘에는 크로스컨트리 코스도 험해 지면서 하드테일보다는 풀서스펜션을 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5월 17일에 독일 알브슈타트(Albstadt)에서 열린 UCI MTB 월드컵 XCO/XCC 경기에서는 하드테일을 선택한 선수가 많았다. 코스 특성 때문이다. 커다란 바위나 높은 드롭이 없는 평탄한 코스라면 서스펜션으로 충격을 줄이기보다는 하드테일 프레임으로 힘 손실을 없애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 MTB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갈 만한 코스 대부분은 알브슈타트처럼 평탄한 코스다.

 

 

 

처음이라면 변속 범위는 넓게

평탄하다고는 해도 오르막 경사도는 상당한 경우가 많다. MTB 입문자가 많이 찾는 수리산이나 광교산 모두 경사가 심한 편이어서 가벼운 기어가 필요하다. 그리고 가까운 산까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때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무거운 기어도 필요하다. 산에서만 타는 선수들은 싱글체인링으로도 충분하다지만, 도로 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일반인이라면 변속 범위가 넓은 게 좋다. 그런 의미에서 더블체인링이나 트리플체인링이 장착된 자전거를 선택하는 게 좋다.

더블체인링이나 트리플체인링을 사용하려면 앞 디레일러가 필수다. 낮은 가격대의 입문용 MTB에는 보통 시마노 데오레나 그 이하 등급의 부품이 사용된다. 낮은 등급의 부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을 수 있는데, 단순히 등급이 높다고 무턱대고 구입해서는 안 된다. 프레임의 디레일러 장착 방식에 따라 디레일러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프레임에 맞는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등급 업그레이드에서는 앞 디레일러와 프레임, 크랭크세트의 호환성을 고려하면 됐지만 싱글체인링 방식의 자전거를 구입했다면 더 많은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 구동계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동작하기 때문이다. 크랭크세트, 스프라켓, 앞뒤 디레일러, 체인과 각각의 부품을 프레임과 휠에 장착할 수 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싱글체인링에서 더블체인링으로 바꾸는 방법은 다양하다. 크랭크세트를 교체할 수도 있고, 크랭크 암은 그대로 쓰면서 체인링만 교체할 수도 있다. 앞 디레일러는 자전거 규격에 맞는 원하는 등급의 제품을 구입하면 된다. 당연히 길이에 맞게 체인도 교체해야 한다. 이 정도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스프라켓과 뒤 디레일러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뒤 디레일러는 풀리 케이지 길이에 따라 지원하는 T수 차이에 한계가 있다. 싱글체인링과 함께 사용하는 스프라켓은 넓은 기어비 확보를 위해 작은 코그와 큰 코그의 차이가 크다. 시마노 XTR M9100 스프라켓은 10-51T와 10-45T가 있는데, 10-51T는 싱글체인링 전용이다. 더블체인링을 사용하려면 10-45T 스프라켓을 선택해야 하며, 뒤 디레일러도 스프라켓 T수와 앞 디레일러 사용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런 복잡함을 생각한다면, 처음부터 잘 선택할 필요가 있다.

 

 

 

달리는 것보다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

속도가 안 나면 조금 천천히 가고 느리게 도착하면 된다. 오르막을 타고 가기 힘들면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가도 된다. 하지만 브레이크 성능만큼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속도가 붙은 자전거를 멈춰 세우기 위한 유일한 도구가 브레이크다. 예산이 제한돼 있어 많이 투자할 수 없다면 다른 부분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브레이크 성능을 높이는 게 좋다.

로드바이크에서는 여전히 림브레이크와 디스크브레이크가 공존하지만, MTB 브레이크는 이제 디스크브레이크로 통일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혹 산악자전거 형태에 림브레이크가 달린 모델이 보이긴 하지만, 그런 제품 대부분은 레크리에이션이나 라이프스타일로 분류된다. MTB라면 디스크브레이크가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

디스크브레이크라고 모두 똑같은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차이는 작동 방식이다. 와이어 케이블을 당겨서 피스톤을 동작시키는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가 있는가 하면, 유체의 압력으로 브레이크를 동작시키는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가 있다. 세팅과 관리를 잘 하면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도 유압식 못지않은 성능을 낸다고들 한다. 그러나 세팅과 관리를 잘 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급적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를 선택하는 편이 좋다.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캘리퍼의 피스톤 개수다. 2피스톤이 대부분이고, 다운힐이나 엔듀로, 프리라이드처럼 높은 제동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4피스톤을 쓴다. 하지만 피스톤의 숫자보다도 로터 사이즈가 제동력에 더 큰 영향을 준다. 로터 사이즈와 함께 살펴야 할 것은 브레이크 레버에서 제공하는 조절 기능이다.

핸들바와 브레이크 레버의 간격을 조절하는 리치 조절 기능은 거의 모든 브레이크레버가 갖추고 있다. 다만 그 조절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고급 제품일수록 공구 없이 리치 조절이 가능하도록 리치 조절 손잡이가 달려 있고, 하위 모델에는 육각렌치나 드라이버 등의 공구를 활용한다. 단, 경량을 목적으로 조절 손잡이가 없는 고급 모델도 있다.

레버를 어느 정도 잡았을 때 패드와 로터가 닿을지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는 브레이크는 많지 않다. 물론 잘 활용하면 좋은 기능이다. 사용자의 손 모양이나 브레이크를 잡는 습관에 따라 원하는 위치에서 브레이크 패드가 로터에 닿으면 더 정밀한 컨트롤이 가능하다. 그러나 입문 단계에서 이 기능은 다소 과한 느낌이다. 브레이크 활용에 익숙해진 후에 적용해도 좋다.

결론적으로 입문 단계의 크로스컨트리 MTB에 사용할 브레이크는 2피스톤 방식에 리치 조절 기능을 갖춘 유압 디스크브레이크인데, 대부분의 완성차에 이 방식이 적용돼 있다. 로터 사이즈는 간혹 180mm인 경우가 있고 대부분 160mm다. 제동력 향상을 위해 더 큰 로터를 쓰려면 어댑터를 활용해 캘리퍼 위치를 옮겨야 한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하드테일, 넓은 변속 범위, 유압 디스크브레이크까지 자전거 형태는 어느 정도 잡혔다. 그럼 복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MTB는 로드바이크에 비해 복장의 제약이 비교적 덜한 편이다. 꼭 라이크라 소재의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을 필요는 없다. 청바지를 입을 수도 있고, 적당한 운동복을 입을 수도 있다. 선수들의 복장은 빠르게 달리기 좋은 복장일 뿐, 꼭 그렇게 입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평소 로드바이크를 탔다면, 그 복장 그대로도 괜찮다. 물론 자전거 브랜드와 복장을 맞추면 좋지만, 기능은 크게 다르지 않다. MTB와 로드바이크 헬멧이 나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 특별히 에어로 기능에 특화돼 뒤쪽이 긴 헬멧만 아니라면 그대로 써도 무방하다. 그저 신발만 MTB용으로 갈아 신으면 된다.

신발도 MTB 장르에 따라 나뉜다. 시마노에서는 MTB용 신발을 다운힐이나 프리라이드 목적의 그래비티, 엔듀로 트레일, XC 레이싱, 크로스 마운틴, 마운틴 투어링 등으로 분류했다. 크로스컨트리 MTB에는 XC 레이싱 슈즈가 가장 어울리지만 레이싱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럽다면 마운틴 투어링 슈즈도 괜찮은 선택이다.

 

처음 시작하는 입장이라면 꽤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헬멧부터 자전거와 신발을 비롯한 모든 장비를 갖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장비가 없다고 라이딩을 미루기에는 우리의 젊은 시간도, 시즌도 너무 짧다. 헬멧이 있다면 자전거만 준비해도 좋다. 평상복과 운동화로 일단 시작해 보자. 오래 지나지 않아 건강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