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코리아 클럽 엔듀로 시리즈, 1라운드 여수 마래산 대회

조회수 2019. 4. 29.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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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두 개면 좋겠다. 서유기의 손오공이나 홍길동전의 홍길동, 만화 나루토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가 분신술을 사용하지만 자신이 사용할 뿐 사용방법은 알려주지 않는다. 하나뿐인 몸으로 두 곳을 갈 수는 없었고, 삼척에 있던 기자는 2019 코리아 클럽 엔듀로 시리즈(KCES) 1라운드 여수 마래산 대회 소식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들을 수밖에 없었다. 후원사인 스캇노스아시아 서영노 부장이 그랜드마스터 1위에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참가기를 부탁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수 엔듀로 대회 참가기

이번 대회는 처음으로 참가하는 엔듀로 경기입니다. 올해는 지역별로 동호인들에게 사랑 받아왔던 라이딩 코스를 동호인 클럽들이 힘을 모아 엔듀로 시리즈로 만들었습니다. 여수, 고창, 세종으로 이어지는 3차례 경기가 시리즈로 열리고 각각 대회의 시상과 순위에 따른 포인트를 부여 및 3개 대회의 누적 포인트를 통하여 종합 순위도 시상한다고 하니 앞으로 계속되는 발전과 많은 동호인들의 참여가 기대 됩니다.

이번 겨울에는 기온도 따듯하고 눈도 적어 가까운 코스에서 자전거를 자주 타던 차에 마침 엔듀로 시리즈 경기 공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리즈가 지역별로 유명한 코스를 타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되어 참가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엔듀로 경기는 처음 참가하는 것이라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였습니다.

여수 마래산 코스는 작년에 참관 기회가 있었습니다. XC만 타던 필자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난이도의 구간을 달리는 동호인이 부럽기만 했던 기억이 이제는 걱정으로 다가왔습니다. 계획적으로 대회 준비를 한 것은 아니었으나 2달 전 29인치 풀서스펜션 자전거인 스캇 랜섬 910으로 교체하여 타기 시작했으며 주말마다 자전거 위에서 취하는 기본자세를 익히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기존에 타던 XC 산악자전거인 스캇 스파크 RC 월드컵과 좌우 코너링은 많이 비슷했으나 펌핑이나 드롭과 같은 테크닉은 거의 새롭게 익혀야 했습니다. 서스펜션도 100mm에서 170mm로 길어져 업힐도 덩달아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거친 트레일과 비교적 큰 드롭을 통과하면서 라이딩을 할 수 있어 XC에서 느낄 수 없던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겨울과 봄 기간 동안 거의 매주 토요일 정말 신나게 라이딩 하였고 2달 정도 지나니 망우산 트레일 코스를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대회전일, 체력을 안배하며 코스 파악하기

대회 하루 전 토요일 일찌감치 여수로 차를 몰았습니다. 생각보다 막히지 않아 오후 1시경에 도착하였습니다. 간단하게 음료수를 마시고 본격적인 코스 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경쟁 구간인 SS1(Special Stage)과 SS2의 주행시간의 합으로 순위가 결정되며, 경쟁 구간의 이동구간도 규정 시간 안에 통과하여 SS2 주행을 마쳐야 합니다. SS1 시작부터 SS2 종료까지 이동 구간을 포함한 시간을 1시간 40분으로 제한했는데, 이를 초과하면 10분 당 SS 주행 기록에 10초의 페널티를 받게 됩니다.

SS1 구간은 SS2 구간보다 난이도가 높으며 전반적인 구성은 다운힐, 업힐, 다운힐로 연결됩니다. 구경만 하던 구간을 막상 연습주행 해보니 유튜브로만 봐왔던 작년 이전의 코스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타트해서 다운힐 구간 진입 전 바위를 타고 넘는 부분도 만만치 않아 페달에서 발을 떼곤 했습니다. 본격적인 다운힐 구간은 좌측 급사면으로 라이더에게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3개의 연속 드롭 이후 하나의 드롭이 더 있는 첫 번째 난코스에서 계속되는 드롭으로 중심이 많이 흔들리고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직 테크닉이 많이 부족하니 무리하기보다는 3개 연속 드롭에서 하나를 우회하는 라인을 잡고 연습주행을 했습니다. 나중에 임상목 선수의 연습주행을 보니 3개의 드롭을 한 번에 뛰어 넘어가더군요. 역시 엔듀로 국가대표는 상상이상의 주행을 보여주었습니다.

중간에 기울기가 약간 있는 구간은 큰 무리 없이 내려올 수 있었으나 앞 체인링이 바위에 긁히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자전거만 이동했을 때는 문제없으나 체중이 실리고 천천히 주행하면 닿게 됩니다. 초반 다운힐 구간의 중간을 지나 위협적으로 보이는 드롭도 잘 뛰어넘어 2개의 뱅크 구간을 만나게 됩니다. 뱅크 구간은 평이해 보여 얕잡아보다 한 번 미끄러졌습니다. 항상 방심은 금물입니다.

계속해서 롤링구간을 만나게 됩니다. 이 구간은 작은 턱이 연속되며 각각은 어렵지 않게 넘어갈 수 있으나 리듬을 잡지 못하면 속도가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작은 턱 2개를 한 번에 뛰어넘어 보자고 목표를 잡습니다. 이제 무난한 점프 후 중간 업힐 구간에 진입합니다. 구간 연습주행으로 몇 번 오르내려 그런지 생각보다 힘듭니다. 내일 경기에서 풀페이스를 착용할 것을 감안하면 변수로 작용할 구간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마지막 다운힐 구간으로 진입하였고 무난한 싱글구간을 지나 연속되는 점프 구간을 만나게 됩니다. 진입은 경사면을 내려오면서 가속하여 작은 언덕 2개를 넘고 SS1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갭 점프를 만나게 됩니다. 아직 실력이 안 되어 갭 점프는 우회하고 계속되는 2개의 점프는 무난하게 넘습니다. 이 구간에서 개인적인 목표는 첫 경사면에서 가속을 하여 작은 2개의 언덕을 한 번에 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이후 SS1 골인 지점까지는 평이한 싱글이나 트레일의 폭이 좁아 인공 구조물이나 바람에 날리는 그물을 조심하면서 내려옵니다. 이렇게 SS1 연습 주행을 마쳤으나 새벽 운전과 피로감으로 정상적인 SS2의 이동구간을 가지 않고 SS2 구간을 역으로 올라갑니다. 참고로 SS1과 SS2의 시작과 도착은 같습니다.

SS2 구간 스타트 지점은 SS1과 같으나 전반부 업힐, 급한 다운힐 커브,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져 노면이 푹신한 다운힐 구간으로 구성됩니다. 개인적으로 SS1 이후 비계측 구간인 LS2(Liaison Stages)는 SS2 출발지점까지 이어지는 긴 업힐이어서 SS2 구간은 체력적인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처음 업힐 구간은 체력적인 소모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나무뿌리와 바위로 페달에서 발을 떼야만 했고 여기서 시간차이가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급경사 다운힐 커브는 예상보다 잘 지나갔습니다. SS1 구간의 체인링이 닿는 바위 턱이 있던 부분을 공유하는데, 이 구간은 우회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다행히 브레이크는 4피스톤 방식인 시마노 XT M8020이어서 제동에는 무리 없이 SS1과 공유하는 롤링 다운힐 구간을 지나 새롭게 만들어진 구간으로 진입합니다.

이 구간은 폭이 비교적 넓고 직선 형태로 속도를 높이려고 했으나 노면이 무르고 작은 자갈이 곳곳에 있어 앞바퀴의 접지력이 불안정했습니다. 쉬워 보이는 구간에서도 무게 중심을 조절하는 테크닉이 더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연습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회 전날을 마치게 됩니다.

 

  

대회당일, 예상하지 않았던 좋은 성적

어제의 맑은 날씨와는 180도 달라져서 흐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기 시작합니다. 설상가상으로 개회식을 마치자 생각보다 비가 많이 내립니다. 처음 엔듀로 대회 참가라 모든 것이 생소했고 여기에 비가오니 갑자기 레이싱 구간이 미끄럽지 않을까 걱정이 밀려옵니다. 공식적인 대회가 시작되었고 SS1, SS2 그리고 2번의 LS 이동구간까지 모두 규정된 시간에 대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됩니다.

엔듀로 경기는 개별 출발로 각각의 라이딩 시간을 계측하는 방식입니다. 개인별로 계측 칩이 배부되어 출발 시 태그와 동시에 계측이 시작됩니다. 각각 출발 간격은 30초이나 같이 온 동호인 소그룹은 연속해서 출발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저는 같이 참가한 지인을 뒤따라 출발 합니다. 출발 전 극도로 높아진 긴장감 때문에 코스 답사 때 생각해둔 전략을 출발과 동시에 바로 잊어버립니다. 그나마 중간쯤 내려와서 다시 정신을 차리고 연습한 라인을 타기 시작합니다만 아직 많이 부족한 스킬을 절감하면서 달립니다. 생각보다 비로 인한 노면 영향은 적었으며 연습 때보다 약간 더 빠른 속도가 오히려 안정감을 줍니다. 드디어 중간 작은 턱 2개가 연속되는 롤링구간에 진입하였고 계획대로 한 번에 점프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한참 모자란 가속으로 얌전하게 그냥 롤링으로 지나 업힐 구간에 진입합니다.

업힐 구간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선행주자 한 명을 추월합니다. 먼저 출발한 지인과 만나 다시 다운힐 구간으로 진입합니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평지 싱글 구간에서 거리가 벌어집니다. 이렇게 한 가지 약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부족한 부분이 계속 늘어 머리만 복잡합니다. 이렇게 큰 무리와 낙차 없이 SS1을 마칩니다.

LS2 이동구간은 대회 지형의 가장 낮은 지역에서 가장 높은 SS2 출발지까지 자력으로 이동하는 구간입니다. 걱정을 많이 했으나 흐리고 비바람이 부는 날씨로 기온이 낮아서 더위와의 싸움은 없었고, 경사가 심한 구간은 자전거에서 내려서 이동했습니다.

SS2 구간은 초반부 업힐, 이후 헤어핀 커브가 있는 다운힐 그리고 완만하지만 다져지지 않은 노면의 다운힐로 구성되었습니다. 출발지점은 SS1과 동일하고 출발도 약 30초 간격을 두고 출발합니다. 힘차게 출발해 첫 바위를 올라와 내려갑니다. 펑크가 나지 않게 조심하면서 살살 지나갑니다. SS1과 SS2 갈림길에서 오른쪽 SS2로 방향을 전환하자마자 업힐 구간이 시작됩니다. 다행히 타고 있는 자전거에 앞, 뒤 서스펜션을 동시에 잠그는 트윈락 기능이 있어 바로 사용합니다. 노면의 접지력도 충분해서 정상 중간까지 무리 없이 진행합니다. 짧은 다운과 락가든 구간에서는 서스펜션을 풀어주고 다시 업힐 구간을 시작합니다. 경사는 방금 전 업힐보다 덜하나 중간 중간 바위가 있고 푹신한 노면으로 체력이 바로 소진 됩니다.

거친 호흡을 하며 정상으로 올라와 본격적인 다운힐을 진입합니다. 오전에 비가 살짝 와서 첫 헤어핀 커브에서 접지력을 점검해보며 무리하지 않고 내려갑니다. 걱정보다는 노면 상태가 양호해서 안심하며 계속해서 다운힐을 합니다. 지금까지 잘 왔는데 중간 평지 구간에서 실수를 합니다. 여기는 체인링이 닿는 구간으로 연습 때는 오른쪽으로 살짝 우회하여 지나갔으나 약간 서두르는 바람에 몸의 균형을 잃으면서 자전거에서 거의 이탈할 뻔합니다. 운이 좋게 도망가는 자전거를 배와 다리로 잡고 다시 출발 합니다. 그러나 코스도 잘 안보이고 거의 멈춘 자전거는 더욱 느리게 느껴집니다.

중간 SS1과 겹치는 코스를 지나 후반부 다운힐 코스로 진입합니다. 그러나 노면의 상태가 상단코스 보다 미끄럽게 느껴지며 속도가 좀처럼 나지 않았습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코스는 평이하게 보였으나 다져지지 않았고 풀로 가려진 노면과 곳곳에 숨어 있는 주먹만 한 자갈 때문에 핸들링이 계속 불안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무리하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골인 지점으로 도착하여 터치, 드디어 엔듀로 처녀 출전의 경기를 마쳤습니다.

도착하여 주변에 계신 동호인 분들과 가볍게 축하와 격려의 말을 전하고 대회 본부로 천천히 올라옵니다. 마지막 LS2는 비계측 구간이나 대회장에 4시30분까지 도착해야 했으며, 시간은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많은 선수 분들이 경기를 마치고 쉬고 계셨으며 운영본부에서는 분주히 계측 결과를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참가자 경품 추첨이 있었으며 후원업체에서 보내주신 상품이 워낙 많아서 오히려 받지 못하신 분이 적을 정도였습니다.

이번 대회는 지역 동호인 클럽을 중심으로 시리즈 대회 형태로 만들어진 경기입니다. 여수 지역 모임인 ‘여수사나이’ 클럽의 준비와 진행은 일반 대회보다 더 매끄럽게 운영되었으며 점점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끝으로 이렇게 즐거운 시합을 경험할 수 있게 준비해주신 코리아 클럽 엔듀로 운영본부와 여수사나이 클럽 그리고 대회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다음 고창파크의 경기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물론 3차전 세종에서 열리는 경기도 참가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기다려지는 다음 라운드

MTB와 로드바이크 중 더 좋아하는 쪽을 고르라면 망설이지 않고 MTB를 선택한다. 그러나 몸이 하나뿐이어서 4월 14일에는 로드바이크를 탈 수밖에 없었다. 코스 소개 영상과 사진을 보니 더 MTB를 타고 싶고, 그런 의미에서 2라운드와 3라운드가 매우 기다려진다. 2라운드는 6월 16일 고창 방장산에서, 3라운드는 10월 6일 세종 장군산에서 예정돼 있고, 참가신청은 네이버 카페 ‘Korea Club Enduro Series’에서 할 수 있다. 또한 1라운드 결과와 사진, 영상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대회를 통해 MTB 인구가 더 늘어나고,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참가기와 사진을 제공해 주신 스캇노스아시아 서영노 부장님과 범바이크닷컴 김기범 실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글 : 스캇노스아시아 서영노 부장
사진 제공 : 범바이크닷컴 김기범 실장

* 참가기와 사진을 제공해 주신 스캇노스아시아 서영노 부장님과 범바이크닷컴 김기범 실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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