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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램 레드 이탭 AXS, 100% 활용하기

조회수 2019. 3. 25. 15: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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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램 레드 이탭 AXS 등장 직후에, 10T가 추가됐으니 선수들에게는 의미가 있겠지만 일반인이 큰 비용을 들이면서 구입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 체인링 T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10T가 추가됐다면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스램은 체인링 T수를 바꿨다. 10T가 추가된 것은 사실이지만, 체인링 T수를 바꾸면서 일반인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스램은 46/33T 체인링이 기존의 콤팩트 드라이브인 50/34T에 대응한다고 했고, 이전에 사용하던 체인링은 50/34T, 스프라켓은 11-32T였다. 스램이 제시한 대로라면 46/33T 체인링과 10-33T 스프라켓을 사용하는 게 맞다. 그러나 현재 장착된 체인링은 48/35T이다. 작정하고 달린 뒤에 지금의 몸으로는 이 기어를 모두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쓸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큼은 장비의 능력을 최대한 뽑아낼 생각이다.

처음 로드바이크를 시작했을 때는 53/39T 체인링과 11-25T 10단 스프라켓을 사용했다. 다음엔 52/36T 체인링과 11-28T 11단이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50/34T 체인링과 11-32T 11단 스프라켓을 사용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어비는 점점 가벼워졌지만, 10단 스프라켓을 사용하던 시절부터 지켜온 습관이 있다. 기어비 순서에 따라 앞뒤 변속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엑셀 프로그램을 활용해 기어비에 따른 변속 순서를 기록한다. 체인링 T수를 스프라켓 T수로 나눈 숫자를 기준으로 정렬해서 그 순서에 따라 변속했다. 53/39T, 11-25T의 경우 39x13, 39x14, 39x15, 53x19, 53x17을 주로 썼는데, 39x15, 39x14 다음엔 53x19로 넘어갔다가 다시 39x13을 거쳐 53x17로 변속하는 식이다. 기어를 가볍게 할 때도 그 역순으로 변속을 했다. 순서를 모두 외우기는 어려우니, 프레임 탑튜브나 스템, 핸들바 등에 적어서 붙여 놨다.

적어서 붙이는 방법으로 순서는 알 수 있지만, 현재 사용하는 기어는 기억하고 있어야만 했다. 라이딩 도중 잊어버릴 경우 가장 작거나 큰 스프라켓으로 변속했다가 다시 숫자를 세거나, 스프라켓을 쳐다보고 기어를 확인했다. 사용 중인 기어를 계속 기억하려면 정신적 피로가 쌓이고, 그렇다고 쳐다보고 확인하기는 위험하다. 그러나 이제는 체인을 직접 쳐다보지 않고도 현재 사용하는 기어를 확인할 수 있다. 전동 변속 시스템의 현재 기어 상태를 사이클링컴퓨터에서 표시해 주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기어비 순서에 따른 변속은 2x10단 시절부터 유지해 온 습관이다. 조금의 집중력과 정성만 있으면 기어비에 맞게 순서대로 변속할 수 있다. 전동 변속 시스템과 사이클링 컴퓨터는 단지 그것을 도와줄 뿐이다. 굳이 스램 레드 이탭 AXS가 아니어도 가능한 활동이다. 이전에 사용했던 레드 이탭도 같은 방법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최신 제품인 레드 이탭 AXS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바로 컴펜세이팅 시프트 모드다.

앞 변속을 하면 케이던스의 변화 폭이 크지 않도록 자동으로 뒤 변속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작은 체인링에서 큰 체인링으로 바꾸면 뒤쪽은 큰 스프라켓으로 이동하고, 반대로 큰 체인링에서 작은 체인링으로 바꾸면 뒤쪽도 작은 스프라켓으로 이동한다. 가벼운 기어로 바꾸려는 상황에서 큰 체인링으로 옮길 경우나 무거운 기어로 바꾸려는데 작은 체인링으로 옮길 때에는 2단 정도 수동 변속이 필요한 상황도 있지만, 보통 1단 정도 조절하면 해당 기어에 걸리고, 바로 원하는 기어에 걸릴 때도 있다.

스램의 AXS 발표 직후 로드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촘촘한 기어비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10-26, 10-28, 10-33T와 기존의 11단 스프라켓을 비교했을 때, 조합한 11단이 더 촘촘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앞뒤를 동시에 변속하지 않을 경우엔 이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50/34T, 12-28T 11단과 48/35T, 10-33T 12단 기어비 숫자를 나열한 그래프의 기울기는 비슷하다. 심지어 10-28T 12단 스프라켓으로 비교하면 오히려 12단의 기울기가 완만하게 나온다. 컴펜세이팅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순서에 맞춰 변속을 한다면 더 촘촘한 기어와 넓은 변속 범위를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앞뒤를 동시에 변속해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이럴 경우 디레일러도 많이 움직이고 체인도 많은 힘을 받기 때문에 동시에 변속하지 말고 순차적으로 하라고 권장했다. 기계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이 상황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컴펜세이팅 시프트가 제대로 동작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앞 변속 조작을 하고 바로 뒤 변속을 할 경우 컴펜세이팅 시프트가 적용되지 않아 3, 4단을 조작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컴펜세이팅 시프트의 기본은 앞 변속에 맞춰 뒤 변속까지 하는 동시 변속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뒤 디레일러에 적용된 오비트 댐퍼, 새로운 형태의 플랫탑 체인이다. 소음도 거의 없고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동시 변속에 대한 부담을 상당히 줄여 준다.

기어가 가벼우면 무겁게, 무거우면 가볍게 변속하는 것은 상식이다. 순서대로 변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갑자기 경사도가 바뀌면 빠르게 적합한 기어로 변속할 필요가 있다. 이때 파워미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본인이 어느 정도의 파워를 낼 수 있는지 알면 그에 맞게 적당한 케이던스와 기어 설정이 가능하다. 레드 이탭 AXS의 파워미터는 체인링 일체형으로 돼 있고, 파워미터가 없는 버전에 비해 증가하는 무게는 36g에 불과하다. 파워미터 크랭크세트의 가격은 154만원으로, 11단용 쿼크 파워미터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특징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더 촘촘한 기어비를 원할 수도 있다.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지 않은 코스를 달릴 경우엔 넓은 변속 범위보다 촘촘한 게 중요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굳이 레드 이탭 AXS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 타사의 12단을 쓸 수도 있고, 여전히 11단을 쓸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방법은 4월에 공개될 포스 이탭 AXS를 기다리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포스 이탭 AXS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으나, 그래도 어느 정도 예측은 가능하다. 신제품을 기다리면서 어떻게 나올지 예상해 보는 것도 꽤 괜찮은 흥밋거리이다.

 

 

 

스램 레버가 크다고?

스램 레드 이탭 AXS의 가격은 절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갖고는 싶지만 어떻게든 단점을 찾아 구입하지 않을 이유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 한 가지가 기어비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레버 크기에 관해서다. 유압 브레이크와 무선 전동 변속 장치가 들어가는 레버는 상당히 커 보여서 충분히 구입하지 않을 명분이 돼 줬다.

큰 레버에 대해 손이 큰 사람이 불편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 그리고 적응하는 부분도 있다. 이미 11단 이탭 HRD를 사용하며 그 크기의 레버에 익숙해졌기에 레드 이탭 AXS의 레버는 상당히 편하게 느껴졌다. 후드 위쪽에 무늬를 줘서 미끄러지지 않게 했고,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변속버튼에 손이 닿으면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여러분이 궁금한 것이 기자 개인의 소감이 아닌, 손이 작은 사람의 입장이라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스램 아시아 마케팅 책임자 이안 왕(Ian Wang)이 스램 AXS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을 때 받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전한다. 실제로 시마노 레버와 스램 레버를 물에 담가서 넘치는 양으로 부피를 비교하면 거의 같고, 부품들을 어떻게 배치하는지의 차이로 인해 겉보기에 커 보인다며, 그의 손은 작은 편이지만, 레드 이탭 AXS 사용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그 이유는 조절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레버 안쪽에 2.5mm 육각렌치를 이용해 리치 조절을 할 수 있는 볼트가 있고, 리치와는 별도로 브레이크 패드가 로터에 닿는 거리를 조절할 수도 있다.

후드를 열면 위쪽에 5mm 육각렌치를 꽂을 수 있는 구멍이 있고, 그 둘레에는 BRAKE LEVER CONTACT IN이라고 쓰여 있다. 반시계방향으로 돌리면 레버를 조금만 잡아도 브레이크가 잡히고,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레버가 안쪽으로 더 많이 들어와야 브레이크 패드가 로터에 닿는다. 리치와 콘택트 포인트 조절이지만, 그 두 가지만으로도 손 사이즈와 브레이킹 취향에 따른 커스텀이 가능하다.

제동엔 레버만큼이나 로터도 중요하다. 레드 이탭 AXS를 위한 센터라인 XR 로터는 로드에서 사용하도록 만들어졌다. 브레이크 패드가 닿는 부분은 스틸, 허브와 장착되는 부분에는 알로이 소재를 사용했고, 센터라인 X 로터의 가운데 알로이 부분은 빈 공간이 많은 반면 센터라인 XR 로터는 전체적으로 채워져 있고 공기가 잘 흐르도록 디자인됐다. 또한 로터로 인해 베이지 않도록 가장자리를 라운드 처리해 휠 장착이 쉽고 UCI 규정을 준수한다. 자전거에 장착된 160mm, 6볼트 방식 외에도 스램에서는 140/160mm, 센터락/6볼트로 모두 네 가지 규격을 생산한다.

각 제조사의 구동계마다 지니는 특징이 있다. 그 특성으로 인해 꽤 오랫동안 로드바이크와 MTB에 서로 다른 제조사의 구동계를 선호하고 사용해 왔다. 그러나 레드 이탭 AXS는 과거의 취향을 잊게 만들었다. 물론 멀지 않은 미래에 경쟁사에서도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다. 다른 장르의 최신 제품과 지금까지의 움직임으로 어느 정도 신제품에 대한 예상이 가능한데, 예상되는 것만으로는 레드 이탭 AXS를 잡기 힘들 듯하다. 물론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로 우리를 놀라게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불가능한 소망인 줄 알면서도 평생 지금 이 자전거를 탈 수 있기를 소망한다. 불가능한 소망이라고 하는 이유는 경쟁사의 신제품이든, 레드 이탭 AXS의 후속작이든 등장하는 순간 흔들리기 시작할 스스로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는 어쩌면 여러분과 같이 구입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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