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정지된 로드 레이스

조회수 2019. 3. 8. 15: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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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벨기에에서 열린 스프링 클래식 레이스 옴루프 헷 뉴스블라드(Omloop Het Nieuwsblad) 경기가 도중에 잠시 정지됐다. 여자 선수 선두가 남자 선수 후미그룹을 앞질렀다는 게 그 이유다. 여성부는 120km, 남성부는 200km를 달리는데 초반의 48km 정도는 같은 코스를 공유한다. 남성부가 출발한 뒤 8분의 간격을 두고 여성부가 출발했는데 여성부의 스위스 비글라(Bigla) 프로 팀 니콜 한셀만(Nicole Hanselmann) 선수가 7km쯤 달린 상황에서 어택을 시도했다. 30km 지점에서 니콜 한셀만 선수는 펠로톤과 1분 30초, 추격 그룹과 45초 정도의 차이를 벌려 놓고 있었다. 그때가 바로 남성부 하위 그룹을 앞지르기 직전이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남성부의 속도가 많이 느렸다는 것도 이번 해프닝의 원인이다. 시속 38km 정도를 예상했으나 시속 29km 정도로 달렸고, 니콜 한셀만 선수는 여성부 예상 최고 속도인 시속 37km보다도 빠르게 달렸다.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를 추월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지금까지는 그대로 경기를 진행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주최 측은 지원차량을 출동시켜 니콜 한셀만에게 도로 옆에서 대기하라고 요구했다. 혼잡이 발생할 수 있으니 두 그룹 사이에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다시 남성부가 10분의 간격을 만들도록 여성부 경기를 일시 정지시켰다.

니콜 한셀만을 비롯한 선두그룹 선수들은 5-7분 정도 멈춰 있어야만 했다. 니콜 한셀만과 추격 그룹 선수들에게는 다시 출발할 때 멈추기 전의 시간만큼 어드밴티지가 주어졌으나 펠로톤은 곧 모두를 흡수했고 니콜 한셀만은 74위로 경기를 마쳤다. 보통 초반에 앞으로 나섰던 선수는 끝까지 간격을 유지하지 못하고 펠로톤에 흡수된다. 경기가 중단되지 않았다고 해도 나머지 90km를 혼자 달려 우승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한참 잘 달리고 있을 때 멈춰야만 했고, 따라오던 선수들이 그녀의 모습을 보고 추격 의지가 향상됐을 수도 있다. 역사에 가정은 의미가 없지만, 다음 대회부터라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충분한 간격을 두고 출발시킬 필요가 있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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