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적인 반응으로 손실을 막다. 허브 인게이지먼트 포인트

조회수 2019. 2. 28. 08: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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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기어로 험한 산길을 오른 다음 발을 멈추고 내리막을 달리다가 다시 페달링을 시작할 때 헛도는 느낌은 상당히 당황스럽다. 몇 번 그런 경험을 한 다음엔 내리막을 시작할 때 미리 변속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쉽게 습관이 되지 않는다. 무심코 내려가다가 ‘아차, 변속 해야지.’를 깨닫거나 그조차도 잊고 헛도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잘 습관을 들이고 실력을 쌓으면 좋겠지만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니다. 그러니 다른 방향의 해결책을 찾는다. 실력이 안 되면 장비발이다. 그렇게 허브 인게이지먼트에 관심을 가졌다. 흔히 래칫 수로 표현되지만 단순히 그 숫자만으로 봐서는 안 된다. 래칫에 맞물리는 폴이 어떻게 조합돼 있는지도 중요하다.

래칫과 폴을 활용하는 대부분의 제조사와 달리 DT스위스의 상급 모델은 스타라쳇 시스템을 활용한다. 여러 개의 톱니가 있는 원이 허브 셸과 프리허브바디에 결합되고 페달을 돌리면 양쪽이 맞물려서 바퀴를 돌린다. 적게는 20도 간격으로 맞물리는 18T가 있고, 36T, 54T도 있다. 프리허브바디를 빼고 스타라쳇만 바꿔 끼우면 되기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쉽다. 하지만 54T 이상을 원한다면 DT 스타라쳇 시스템의 구조와 크기로는 어렵다.

크리스 킹 허브는 링 드라이브 시스템으로 72개의 인게이지먼트를 자랑해 왔다. 21세기 초, 빠른 반응을 필요로 하는 트라이얼 라이더들이 가장 선호하는 허브로 꼽았고 MTB에도 많이 쓰였다. 빠른 반응만큼이나 특유의 소리도 인기 비결이었고, 색상도 다양해서 개성을 표현하는 용도로도 쓰였다.

 

시간이 가면서 72개 이상의 인게이지먼트 포인트를 만드는 곳이 늘어났다. 헤이들리에서는 한때 인게이지먼트 108개인 허브를 만들었다. 기자가 로드바이크에 쓰는 프로젝트 321 허브는 72개의 래칫과 6개의 폴을 사용하며 폴 3개가 동시에 걸리는 방식은 144개, 폴 2개가 동시에 걸리는 방식은 216개의 인게이지먼트 포인트가 있다.

프로젝트 321보다 먼저 더 많은 인게이지먼트 포인트로 기자를 놀라게 했던 브랜드는 캐피우스다. 60개의 래칫과 8개의 폴로 구성돼 있고 2개씩이 동시에 걸리는 방식으로 인게이지먼트 포인트는 240개다. 그 이상의 숫자는 나올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최근 해외 사이트에서 놀라운 숫자를 보고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690. 허브 가격이 690달러가 아니다. 그 허브가 들어간 완성차가 690만원도 아니다. 인게이지먼트 포인트 수가 690개다. 115개의 래칫에 6개의 폴이 들어가고, 동시에 걸리는 폴 없이 한 번에 하나씩만 걸리는 구조다. 115x6=690이라는 놀라운 숫자를 만들어낸 곳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인더스트리 나인이다. 전작인 토치 허브의 인게이지먼트 포인트도 120개로 많은 편이었는데, 단번에 경쟁사의 인게이지먼트 포인트 수를 몇 배나 뛰어넘었다.

인더스트리 나인 휠세트는 다양한 색상과 굵은 알루미늄 스포크가 특징이며, 커스텀을 좋아하는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하다. 많이 쓰이는 27.5, 29인치는 물론 일부 모델은 26인치용으로도 생산된다. 액슬 방식 논-부스트와 부스트 규격은 물론 QR 방식도 있다. 휠 사이즈와 장착 방식 모두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서 호환성이 뛰어나다.

690개의 인게이지먼트 포인트, 0.52도의 체결 각도를 보여주는 하이드라 허브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인더스트리 나인에서는 101 허브도 생산한다. 45개의 래칫과 6개의 폴을 사용하며 3개씩 동시에 맞물려 인게이지먼트 포인트는 90개, 체결 각도는 4도다. 다양한 규격을 갖추고 있는 하이드라 허브와 달리 101은 부스트 규격으로만 생산된다.

인더스트리 나인에서는 래칫과 폴의 구조를 공개하고 있다. 6개의 폴 중 3개씩이 맞물리는 것은 토치와 101이 같지만 토치의 래칫은 60개, 101의 래칫 수는 45개다. 115개의 촘촘한 래칫과 폴 1개씩이 맞물리는 하이드라는 고속, 저단 기어에서도 거의 유격 없이 맞물려 빠른 가속과 컨트롤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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