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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블 라이딩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인 날, 자전거로 출근했다. 여러 겹의 옷과 방한도구를 갖췄다. 출발할 때는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그러나 30분쯤 지나자 모자가 가리지 못한 이마와 마스크가 가리지 못한 광대뼈 주변이 시리다. 40분이 지나자 발이 시리다. 도로의 찬바람을 맞으면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건 30분 정도가 한계인 듯하다. 역시나 겨울엔 나무가 바람을 막아주는 산으로 가야겠다.

산이라고 꼭 MTB를 타라는 법은 없다. 바위로 뒤덮인 돌산이 아니라 나무가 바람을 막아줄 정도의, 임도 위주의 산이라면 롱 트래블 서스펜션이나 2인치 이상의 넓은 타이어가 필요하지 않다. 방한장비와 옷만으로도 짐은 충분하다. 자전거는 가벼우면 좋다. 사이클로크로스나 그래블바이크가 좋겠다.

 

 

 

그래블바이크에 적당한 타이어

로드바이크와 그래블바이크는 지오메트리와 내구성, 기어비나 부품 등 여러 차이점을 보인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타이어다. 로드바이크 타이어보다 폭이 조금 넓고, MTB 타이어처럼 노브가 있어서 거친 노면도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 펑크 확률을 줄이기 위해 클린처보다는 튜브리스 방식이 유리하다. 튜브리스타이어를 가장 먼저 자전거시장에 소개한 허친슨은 그래블 라이딩을 위한 튜브리스타이어와 다양한 튜브리스 액세서리를 공급한다.

이번 기사에서 소개할 타이어는 사이클로크로스로 분류된 토로 CX와 피라냐 2 CX, 로드에 포함됐지만 28c로 조금 폭이 넓은 섹터 28이다. 시마노에서는 디스크브레이크, MTB에 주로 쓰이는 SPD 페달, 넓은 타이어, 지오메트리 차이 등으로 그래블바이크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래블바이크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다고 봐도 좋다. 28c 타이어도, CX 타이어도 그래블바이크에 사용할 수 있다.

섹터 28은 파리-루베 레이스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비록 로드로 분류되긴 했으나 그래블과 파베에서의 테스트를 마친 내구성이 좋은 타이어다. 가운데는 매끈하지만 측면에는 작은 돌기가 있어서 코너링에서의 접지력을 확보해 준다. 허친슨에서는 펑크방지 성능을 높이기 위해 프로텍트 에어 맥스 사용을 권장한다.

프로텍트 에어 맥스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그 실체는 펑크 방지용 실런트다. 라텍스 베이스의 액체로, 림과 타이어 사이의 틈을 메꾸는 역할을 하며 작은 펑크의 경우 실런트가 구멍을 채워 타이어를 수리한다. MTB 기준으로는 한 대, 로드바이크라면 두 대까지 사용할 수 있는 120ml 포장과, 대용량 5리터 제품이 있다.

튜브리스타이어는 장착과 수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클린처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허친슨은 그런 수요를 무시하지 않았다. 토로 CX는 700x32c 규격에 5-8mm 노브가 있는 사이클로크로스용 클린처 타이어다. 바퀴자국이 많은 진흙 지형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 눈이 녹기 시작하는 시기에 사용하기 좋다.

피라냐 2 CX는 토로 CX에 비해 노브가 조금 낮고 작다. 건조한 지형에서의 사이클로크로스 레이스를 목적으로 설계된 튜브리스타이어다. 127TPI 케이싱을 사용해 유연하며, 규격은 700x32c다. 피라냐 2 CX는 기자의 사이클로크로스 자전거에 장착해 직접 사용해보기로 했다.

튜브리스타이어는 타이어 비드와 림이 밀착돼야 하는 만큼 클린처 타이어에 비해 비드 부분 지름이 작고 장착이 힘들다. 튜브리스 사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비눗물 활용을 권장하는데, 스펀지나 손으로 찍어서 바르다 보면 흘리면서 브레이크 로터나 스프라켓에 묻고 허브 베어링 등에 들어가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허친슨은 윤활제를 타이어레버 안에 넣고, 끝에 스펀지를 달아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타이어레버 손잡이 쪽 뚜껑을 열면 스펀지가 있고, 스펀지를 누르면 윤활제가 나오는 방식이다. 이 스펀지를 타이어 비드에 대고 한 바퀴 돌리면 타이어 비드 부분이 자연스럽게 미끄러지면서 림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

타이어에 바람을 넣기 전에 밀폐를 위해 프로텍트 에어 맥스를 넣는 게 좋다. 타이어 비드를 넣기 전에 실런트를 부을 수도 있고, 코어 분리가 가능한 밸브라면 타이어 비드를 넣은 후에도 밸브 코어를 빼고 실런트를 넣을 수 있다. 실런트는 공기와 닿으면 굳는데, 타이어 내부에 있어도 오래 지나면 마르거나 굳을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교체나 보충해 주는 게 좋다. 보충할 생각이 있다면 코어 분리형 밸브를 선택하자.

튜브리스타이어가 휠에 제대로 자리를 잡게 하려면 특별한 펌프나 에어 컴프레서가 필요하다. 빠르게 공기를 주입하지 않으면 림 가운데 있는 타이어 비드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공기는 다 새버리기 때문이다. 시마노는 이런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 프로 튜브리스 펌프를 공급한다. 배럴에 고압의 공기를 저장했다가 빠르게 바람을 넣으면서 타이어 비드를 제자리로 보내는 역할이다. 이런 장치가 없을 경우 타이어 비드를 잡아당기는 수고, 강한 힘과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 두 번쯤 이런 경험이 있지만 스스로는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다. 시간, 체력, 정신력을 생각하면 튜브리스 펌프는 결코 비싸지 않다.

허친슨이 말하는 피라냐 2 CX의 적정 공기압은 43psi, 최대 공기압은 86psi다. 클린처 타입은 펑크 방지를 위해 약간 공기압을 높게 세팅하지만 피라냐 2 CX는 튜브리스 방식인 만큼 핀치플랫 염려가 없다. 권장 공기압인 43psi로 맞췄더니 상당히 훌륭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다만 턱을 내려오는 등 충격을 받을 때는 림이 닿는 듯한 느낌이 있었던 만큼, 무조건 43으로 맞추기보다는 체중에 따라 적당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MTB를 타면서 ‘이 코스에 굳이 서스펜션이 있어야 하나?’라고 생각했던 곳이 허친슨 피라냐 2 CX 타이어를 장착한 사이클로크로스가 활약할 무대다. MTB에 비해 가벼운 자전거, 적당한 폭과 트레드를 가진 타이어의 만남은 임도에서의 라이딩을 더 즐겁게 해 준다. 튜브리스 방식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도 무시할 수 없다. 클린처 타이어에 비해 공기압을 낮출 수 있어 접지력이 높고 승차감도 훌륭하다.

외부의 이물질로 인해 타이어가 뚫리는 상황에서 작은 구멍은 실런트가 메꿔 주지만, 교체시기를 놓쳐서 실런트가 굳어 버리면 꽤나 곤란하다. 실런트가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 구멍이 1mm 내외라면 허친슨 패스트에어로 상당히 빠르게 수리가 가능하다. 압축된 공기와 실런트가 섞인 이 제품은 90초 정도면 펑크 수리와 공기 주입을 해낸다. 튜브리스는 물론 튜브 타입에도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굵은 못 등에 찔려서 꽤 큰 구멍이 났을 때다. 튜브리스 등장 초기에는 수리할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타이어를 교체해야만 했으나 이제는 수리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허친슨 리페어는 튜브에 사용하는 패치처럼 타이어 안쪽에서의 펑크를 수리할 수 있는 패치로, 크기에 따라 MTB와 로드용이 나뉜다. 튜브리스 사용을 미뤘던 이유가 장착과 수리의 어려움 때문이었다면, 이제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아도 된다. 장착은 스틱에어가, 수리는 패스트에어와 리페어가 도와준다.

 

 

 

가방, 메지 말고 달자

자전거 말고도 겨울철 그래블 라이딩에는 준비할 게 많다. 옷부터 여러 겹 겹쳐 입고 상황에 따라 입었다 벗었다 해야 하고, 비상식량이나 핫 팩도 있으면 좋다. 자연스럽게 배낭이 떠오르지만, 배낭 끈 부분에 땀이 차는 문제가 있다. 가방을 몸에 메기보다는 자전거에 다는 게 좋다.

날씨를 잘 파악해서 복장 변경이 필요 없고 짧은 시간 라이딩을 한다면 작은 가방에 비상식량과 소지품 정도만 챙겨도 되겠다. 시마노 프로 그래블 탑튜브 가방 0.75L은 이름 그대로 탑튜브 위에 장착하는 0.75리터 용량의 가방이다. 오른쪽 밖에는 번지코드가 부착돼 있어, 휴대용 펌프 같은 긴 물품을 쉽게 수납할 수 있다.

가방 아래는 탑튜브 위에 액세서리를 장착할 수 있는 요즘 그래블바이크 프레임에 맞게 구멍이 뚫려 있고, 일반 프레임에 사용할 때는 그 구멍을 막을 수 있는 마개가 포함돼 있다. 가방 왼쪽에는 망사 포켓이 있고, 앞에는 케이블 등을 뺄 수 있는 구멍이 뚫려 있어 보조배터리를 넣고 사용하기 좋다.

시마노 프로 그래블 프레임 가방 5.5L은 탑튜브 아래, 시트튜브 앞에 부착하는 가방이다. 좌우측으로 지퍼가 있는데, 좌측은 얇은 물건을, 우측은 어느 정도 부피가 있는 물건을 넣는 방식이다. 우측 공간은 앞뒤를 나누는 칸막이가 있어 넓은 공간을 구분해서 활용할 수 있다. 프레임 구조에 따라 장착이나 물통케이지 사용이 어려울 수 있지만, 장착만 된다면 물통 두 개는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는 5.5리터 용량이다.

시마노 프로 그래블 핸들바 가방 8L은 조금 특이한 구조로 돼 있다. 핸들바에 장착되는 부분은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핸들바 장착 부분과 수납 부분이 나뉘어 있고, 수납 부분을 핸들바 장착 부분이 붙잡고 있는 방식이다.

8리터 용량의 수납공간은 양 옆을 말아서 닫는 구조이며 라이딩 도중에 뭔가를 넣고 빼기는 쉽지 않다. 핸들바 장착 부분에 붙일 수 있도록 뒤쪽에는 벨크로가 있다. 로드바이크의 경우에는 좌우 레버 사이로 공간이 제한되는 만큼 8리터 용량 전부를 사용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핸들바와 맞닿는 부분에는 핸들바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스펀지가 있고, 헤드튜브를 감는 부분 역시 부드러운 재질이다. 수납 부분을 붙잡는 부분은 플라스틱 버클로 고정하게 돼 있고, 끈 정리가 쉽다. 라이딩 도중이 아니라 목적지에 도착해서 쓸 물품을 넣으면 빠르게 자전거에서 분리해서 활용할 수 있겠다.

시마노 프로 그래블 시트포스트 가방 15L은 이번에 소개하는 가방 중 가장 용량이 큰 제품이다. 흔히 안장가방이라고 불리는 제품들처럼 시트포스트와 안장 레일에 걸지만 안장가방이라고 부르기엔 용량이 매우 크다. 지퍼 대신 벨크로가 있고 뒤쪽을 말아서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신체 조건이나 라이딩 습관에 따라 페달링이 불편해질 수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배낭 대신 자전거 장착용 가방으로 어깨 끈에 땀이 차는 것을 막고, 튜브리스타이어로 펑크를 막는다. 너무 과한 지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블 라이딩 중 땀에 젖고 펑크로 인해 오랫동안 추위에 떨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어차피 쓸 돈이라면 나중에 병원비와 약값으로 쓰기보다는 미리 장비에 투자하자. 시마노 그래블에 대한 정보는 QR코드를 이용하거나 링크(https://bike.shimano.com/ko-KR/information/-shimanogravel-.html)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함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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