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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2018 WRC 몬테 카를로 랠리- 오지에의 다섯 번째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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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날리는 풍경만 바라보아도 가속 페달 위에 올린 발 끝으로 긴장이 흐르고, 두 손과 어깨가 무거워질 것 같은데, 그런 곳에서도 오직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가혹하게 자동차를 밀어 붙여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WRC 드라이버들이죠.

2018 WRC 오프닝 레이스였던 몬테 카를로 랠리가 지난 주말이 끝났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눈과 블랙아이스 그리고 차가운 기온과 싸워야 했던 4일간의 여정을 함께 돌아보겠습니다.

Day1 (Night) 여김없이 사고는 발생하고...

카지노 스퀘어에서 시즌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리고 출발한 WRC팀들. 하지만 화려함을 뒤로하고 이들은 어둠을 끌어 안고 산길로 향해야 했습니다. 이 순간이 몬테 카를로 랠리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죠. 자그마한 랠리카의 라디에이터 그릴 끝에 4~5개의 보조 램프를 달아도 가로등 하나 없는 산길을 달린다는 건 거의 눈을 감고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니까요.

게다가 겨우내 쌓인 눈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타이어 그립은 아예 없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SS1과 SS2에서 몇 명의 드라이버가 사고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그 중에는 티에리 누빌도 있었죠. 티에리는 SS1을 소화하던 중 12km 지점에서 미끄러지면서 눈 더미에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도로를 벗어난 i20 WRC를 다시 도로 위로 올리는데까지 거의 4분의 시간이 허비되고 말았죠.

보통의 경우라면 주변에 있는 관람객들의 도움을 받곤 합니다. 다른 모터스포츠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으로 WRC에서는 랠리카가 전복되거나 도로를 벗어난 경우 관람객들의 도움을 받아 도로 위로 올라오기도 하는데, 하필 이날은 추위와 어둠 때문에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었고, 뒤늦게 나타난 몇 명의 관람객 덕분에 다시 트랙에 올라올 수 있었죠.

우승을 다투는 드라이버 중 SS1을 무사히 빠져나온 드라이버는 오지에, 미켈센, 에페사카 라피, 다니 소르도 뿐이었습니다. 이날 Top4 그룹과 다른 그룹의 시간 차이가 꽤 컸는데, 모두 빙판길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크고 작은 사고나 스핀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몇 번의 우승을 경험해본 오지에는 바뀐 코스의 미끄러운 빙판길에서도 트랙션을 잘 유지했고, 다른 드라이버와 많은 차이를 보이며 첫째 날을 마무리했습니다.

Day2 압도적이었던 오지에와 압박을 시작한 타낙

첫째 날부터 이미 2위인 미켈센과 17초 이상을 유지하던 오지에는 본격적인 랠리의 시작인 금요일 오전부터 페이스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어제의 사고로 누빌이 사실상 우승권에서 멀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경쟁의 배턴은 미켈센에게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운이 없었던 것일까요? 미켈센은 교차로에서 길을 잘못들어 시간을 허비하는가 하면, 이어지는 스테이지에서 발전기 고장으로 결국 수리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심각한 문제가 아닌 것 같지만, 오늘날의 자동차들은 발전기와 더불어 전기계통이 고장나면 단 1m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점화플러그부터 ECU까지 전기를 이용하는 시스템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수리 범위로 보자면 크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왠일인지 미켈센은 결국 리타이어를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또 한명의 경쟁자가 사라진 사이 오지에는 더욱 더 멀리 도망갔죠.

그 사이 어제의 혼란에서 살아남은 또 한명의 드라이버 다니 소르도는 오트 타낙에게 극심한 압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티에리 누빌마저 이날 첫 번째 스테이지에서 타이어 손상으로 고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대 월드랠리팀의 희망은 다니에게 몰릴 수 밖에 없었으나, 오트 타낙은 무서운 기세로 다니를 추월했고, 그 사이 토요타 가주 레이싱 팀의 에페사카 라피, 야리 마티 라트발라 역시 스테이지 우승을 거두면서 서서히 간격을 좁히기 시작했습니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오지에는 쏟아지는 빗줄기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점심 전까지 40초로 오트와의 간격을 유지하던 오지에는 결국 제대로 된 그립을 잡지 못했고, 헤어핀을 탈출하던 도중 미끄러지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죠. 오지에가 30초 가량을 허비하는 사이 오트는 페이스를 끌어 올렸고, 결국 이날 모든 스테이지가 끝날 무렵에 두 사람의 간격은 17초로 좁혀져 있었습니다. 미끄러지기 전까지 49초까지 간격을 벌렸지만, 스핀 한번에 많은 것을 잃고 말았죠.

Day 3 악재에도 오지에는 더욱 더 ...

전 팀 메이트, 오트의 압박에서 시작한 토요일 일정에서 오지에는 또 한번의 불운을 겪고 말았습니다. 첫 번째 스테이지를 소화하던 중 리어 휠이 깨지는 사고를 겪었던 것이죠. 상당히 까다로운 구간으로 구성된 SS9에서 오지에는 스테이지를 거의 다 소화한 상황에서 눈 더미의 바위와 부딪혔고, 리어 휠이 깨진 것이죠. 이미 전날 헤어핀에서 스핀을 하면서 시간 손실을 경험한 바, 이 사고는 오지에의 몬테 카를로 연승을 가로막는 최대의 악재로 다가왔습니다.

한편 누빌에 이어 미켈센까지 리타이어를 한 현대 월드 랠리팀의 희망을 짊어진 다니에게도 결국 불운이 찾아왔습니다.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직선 도로를 달리던 다니는 갑자기 그립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해야했고, 그대로 도로를 벗어나고 말았습니다.

다니는 속도가 그리 빨랐던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죠. 특히 3위로 포디움 가능성이 높았던 가운데 벌어진 사고여서 다니 소르도는 물론, 현대 월드 랠리팀의 아쉬움도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애석하지만 현대 월드 랠리팀의 2018년 몬테 카를로 랠리는 이로서 사실상 끝난 거나 다름없었죠. 심지어 몇 번이나 스테이지 우승을 거두면서 추격을 거듭했음에도 말입니다.

그 사이 팀 내 경쟁을 하던 라트발라는 에페사카 라피를 추월하면서 다니의 3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라트발라는 거의 30초 이상 앞선 페이스를 보여주면서 압도적인 스테이지 타임으로 팀 메이트에게 3위 자리를 빼앗는데 성공했습니다.

앞서 휠이 깨지는 사고를 겪은 오지에는 여전히 오트에게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었습니다. 무서운 신인으로 거듭난 오트는 팀을 옮긴 후 첫 번째 레이스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제대로 보여주려했죠. 하지만 역시 신은 오지에의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타낙의 야리스의 댐퍼가 망가지고 말았죠. 댐퍼는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흡수하고 동시에 타이어를 노면에 단단히 붙여 두는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부품입니다. 허나 댐퍼가 망가지면서 특히나 눈과 얼음으로 인해 미끄럽기 짝이없는 도로에서 타낙은 제대로 된 드라이빙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서비스 파크에 다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거의 1분 이상을 손해볼 수 밖에 없었죠.

압박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지만, 아쉬워할 여유는 없었습니다. 바로 뒤에서 야리 마티 라트발라와 에페사카 라피와 추격해오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사이 에페사카는 타이어 손상을 입으며, 어렵게 쫓았던 3위 포디움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결국 라트발라는 확실한 3위 포지션을 지킬 수 있게 됐죠.

Final Day 2018 시즌 첫 번째 우승은 세바스티안 오지에에게로

시즌 경쟁자, 추격해오던 경쟁자 모두가 눈과 얼음에 의해 희생된 가운데, 토요일 일정을 마친 오지에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완벽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1분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요일 코스에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오지에의 우승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었죠.

비와 눈으로 드라이버를 괴롭히던 남부 프랑스의 날씨는, 이 고향 출신인 오지에의 편이었습니다. 마지막 날 날씨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했으니까요. 하지만 눈 덮힌 도로는 이런 날씨가 가장 위험합니다. 눈과 얼음이 살짝 녹기 시작할 때 타이어 그립은 완전히 사라지고 마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차를 몰아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오지에는 조그마한 실수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경쟁자들이 멀리 떨어진 상황이라, 굳이 무리를 해서 페이스를 올릴 이유도 없었죠. 하지만 마음이 급한 에페사카 라피는 또 다시 타이어 손상을 입어야만 했습니다. 무리한 페이스가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죠.

결국 모든 일정을 마친 후, 역사적인 몬테 카를로 랠리의 최종 우승자는 세바스티안 오지에로 결정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지난 5년간 몬테 카를로 랠리에서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한 드라이버라는 기록도 남기게 됐죠.

한편 토요타 가주 레이싱 팀의 활약도 눈부셨습니다. 세출전한 세 명의 드라이버 중 두 명이나 포디움에 올랐으니 결코 나쁜 기록이라 할 수 없죠. 물론 현대 월드 랠리팀의 연이은 불운에 대한 반사이익이기는 하지만, 스포츠에서는 잘 버텨서 기회를 잡는 것도 실력이므로 결코 우연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혹시 응원하던 선수가 포디움에 오르지 못해 실망하셨다면 아직 이릅니다. 2018년 WRC는 이제 겨우 첫 번째 레이스를 마친 것 뿐이며, 실질적으로 본격적인 랠리라 하면 적어도 세 번째 스테이지인 멕시코 랠리 정도가 되어야만 합니다.

그러니 당장 실망할 이유는 없습니다. 끝나지 않는 겨울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다음 랠리도 눈의 향연은 계속 이어집니다. 몬테 카를로 랠리가 눈썰매장 수준이었다면, 이어지는 스웨덴 랠리는 거의 알파인 스키 수준이죠.

더 많은 눈, 더 많은 사고 더 가혹한 경쟁이 펼쳐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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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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