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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6월까지 쭉 떨어지다 7월부터 쑥 오른다고?

조회수 2021. 4. 13. 14: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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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최근 서울 주택시장에서 상반기(1~6월)에 집값이 약세를 보이다가 하반기(7~12월) 강세로 돌아서는 이른바 ‘상저하고’(上低下高) 현상이 반복돼 주목된다. 특히 정부가 집값 잡겠다는 목적으로 공시가격을 끌어올린 최근 3년 사이 이런 현상이 더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기준일인 6월 1일이 다가올수록 팔 사람은 많아지고 살 사람은 적어지기 때문”이라며 “올해 역시 상반기 서울 집값 상승세가 약화하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보유세는 매년 6월 1일 기준으로 해당 부동산 보유자가 세금을 내야 하는데, 세금을 줄이기 위해 상반기에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보니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출처: /한국부동산원, 한상혁 기자
[땅집고] 연도별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과 월별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단위:%).

땅집고가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매년 1월에서 5월로 갈수록 점점 약세를 보였다. 예를 들어 지난해는 1월 서울 아파트값이 0.45% 올랐지만, 5월엔 0.2% 하락했다. 2018년에도 1월 1.34% 상승에서 5월 0.22% 상승으로 상승률이 계속 줄었다.


6월 이후는 반대였다. 연말로 갈수록 상승폭이 점차 커졌다. 예컨대 2019년엔 6월 0.09% 하락했으나 7월 0.07% 상승으로 반전한 뒤 매월 상승폭을 키워 12월에는 1.24%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가 보유세 정상화 명목으로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대폭 끌어올리기 시작한 2018년부터 뚜렷하게 관측된다. 연도별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을 보면 2007년 28.5%로 역대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인 후 한동안 하락하거나 소폭 상승하다가 2018년 10.2%로 대폭 상승했다. 이후 2019년 14.2%, 2020년 14.7%, 올해 19.9% 등으로 해가 갈수록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매도자와 매수자의 엇갈린 선택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보유세는 모두 매년 6월 1일 기준으로 소유자가 전액 납부한다. 유찬영 세무사는 “매도자는 되도록 6월1일 이전에 팔려고 하고, 매수자는 6월 1일 이후 사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최근에는 아파트 한 채 보유세가 수천 만 원을 넘어서기도 하니 어차피 팔기로 마음먹은 경우라면 5월이 되면 몇천 만 원을 깎아서라도 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DB
[땅집고] 올 3월 들어 실거래가가 하락한 서울 주요 아파트.

올해는 3월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 이른바 마용성 지역에서 한 달 새 최대 3억원 이상 떨어진 아파트 실거래 사례가 등장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89.12㎡(이하 전용면적)는 이달 6일 31억5000만원(32층)에 팔렸다. 지난 2월 초 거래된 35억원(11층)과 비교해 3억5000만원 낮았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하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 역시 지난 2월 첫째주 0.10%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0.09%(2월 2주), 0.08%(2월 3·4주), 0.07%(3월 1·2주), 0.06%(3월 3·4주)로 상승폭이 계속 둔화하고 있다.


이 역시 올해 주택 보유자들의 보유세 예상 부담액과 관련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더 크게 올라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폭(19.9%) 상승해 보유세 부담도 역대 가장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땅집고 택스맵에서 전국 아파트 5년치 예상 보유세 무료로 확인 가능). 특히 올해는 6월부터 조정지역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10%포인트 더 높이는 제도도 도입된다.


통계를 고려하면 주택 매수자 입장에선 5~6월이 매수 적기라고 볼 수도 있다. 반대로 매도자 입장에선 세금이 부담돼 팔기로 결정했다면 5월 전에 최대한 빨리 처분하고, 세금을 낼 각오를 했다면 하반기에 적절한 타이밍을 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주택 시장 전체로 볼 때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보유세 납부 기준일이 지난 하반기 이후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느냐, 아니냐는 것”이라며 “정부가 서울에 아파트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면, 작년처럼 하반기에 매매·전셋값이 다시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글= 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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