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폭락 걱정할 필요 없는 이유

조회수 2020. 10. 16. 16: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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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다.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Valerie Gelezeau)가 자신의 저서 ‘아파트 공화국’에서 한 말이다. 실제로 인구주택총조사 주택부문 전수집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택 유형 가운데 아파트 비중은 1980년 7%에서 2005년 53%로 절반을 넘어섰다. 2018년에는 61.4%까지 늘어났다.

[땅집고] 이른바 아파트 공화국을 대표하는 서울시내 아파트. /조선DB

발레리 줄레조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한국의 주거 형태가 획일화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아파트는 주거 문화이면서 동시에 부동자산이다. 자산가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주거 형태의 대부분이 아파트라는 사실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을 수 있다.

■자산으로서 아파트의 단점은 ‘동질성’

우선 자산으로서 아파트가 압도적인 주거형태로 정착했을 때 나타나는 단점은 동질적인 주택이 동시간에 공급된다는 데 기인한다.

[땅집고] 2018년 기준 전국 규모별 주택 재고 비율. /최윤정 기자

아파트는 가격을 알기 쉽다. 우리집 가격을 알면 옆집이나 건너편 아파트 가격 또한 큰 차이없이 예측할 수 있다. 이런 환경은 가격 상승·하락과 같은 방향을 결정하진 않지만 변동 폭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 유사한 상품(주택)이기 때문에 가치 평가가 비교적 쉽고, 그만큼 가격 변화가 빨리 반영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30년 전 아파트 공급이 집중적으로 이뤄져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물량도 일시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다. 일정 시기에 재건축, 리모델링 사업이 집중되면서 신축과 구축 아파트 사이의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또 기존 아파트는 전용면적 85㎡ 이상 중대형이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85㎡ 이상 주택은 전체의 21.85%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 역시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파트는 고령화 시대 합리적 대안될까

하지만 주거 시설을 대규모로 개발하는 데 따른 장점이 더 많다. 아파트는 단독주택과 달리 건축 원가 비중이 크다. 원가 비중이 높으면 가격 하락을 막아주는 일종의 하방경직성이 생긴다. 만약 부동산 시장 가격 하락이 본격화될 경우 땅값은 떨어져도 건물 자체의 가치는 유지된다. 건축 기술이 발전하는 한 아파트 원가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땅집고]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일본 다마뉴타운. /조선DB

일본에서 자산 버블이 왔을 때 땅값이 가장 많이 떨어지고 그 다음은 (단독)주택이었다. 우리나라 아파트와 유사한 맨션은 가장 적게 하락했으며, 현재 고점을 회복했다. 맨션이 인기 있는 이유는 내진 설계가 잘 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아파트 구조와 관련 기술은 눈에 띄게 발전해 왔다. 금융위기와 같은 예상치 못한 충격만 아니라면 아파트 분양시장 호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 시장이 호황을 이루면 전체 아파트 시장을 이끌고,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를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고밀도 아파트로 개발된 이른바 압축도시(Compact City)는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거주 환경을 제공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신도시인 다마뉴타운은 구릉지 등 기존 지형을 살리고, 인구밀도가 헥타아르(ha)당 90~100명으로 분당신도시(170~190명)에 비해 절반 정도였다. 그만큼 이동 거리가 길고 경사도 역시 심하다보니 노인들이 도시를 떠났고 자연스럽게 쇠락의 길을 걸었다. 반면 한국의 고밀도 아파트 개발은 생활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여 노인 인구가 선호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글=심형석 미국 SWCU 교수(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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