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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이, 너도 당해봐라" 층간소음 보복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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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로 이사한 A씨 부부. 입주 다음날부터 아래층 B씨 부부로부터 ‘층간 소음이 너무 심하다’며 항의를 받았다. 경찰 신고도 수 십번이나 당했다. A씨 부부는 “별 다른 소음을 내지 않았는데 보복을 당했다”고 항변했다. 심지어 A씨 부부가 집에 없을 때도 B씨는 층간 소음이 심하다며 신고한 일도 있었다. B씨 부부는 우퍼 스피커를 천장에 붙이고 헤비메탈 음악, 항공기 소음, 공사장 소리 등을 윗집 A씨 부부 집에 전달하기 시작했다. 보복성 소음으로 인한 A씨 부부는 불안장애, 우울증 진단 등을 받았다. 결국 약 6개월 만인 2019년 1월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인천지방법원은 A씨 부부가 B씨 부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3000만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층간 소음 관련 배상금 중 역대 최고액이다. 인천지법은 B씨 부부에 “위자료 1000만원에, A씨 부부가 층간 소음을 피해 다른 집으로 이사가느라 낸 월세(2019년 1월~올해 2월) 1960만원도 물어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여기에 더해 B씨가 앞으로 소음을 낼 때마다 하루당 100만원씩 물어내라는 ‘간접강제’ 명령도 내렸다.


그런데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이 발생하는 원인은 윗 집의 배려심 부족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아파트 대부분이 층간 소음에 취약한 ‘벽식 구조’로 지어지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인 것. 벽식 구조는 슬래브(수평)와 벽(수직) 구조가 면 대(對) 면으로 만나 일체화된 형태다. 슬래브에서 진동이 울리면 아래층에 큰 소리로 전달되면서 층간 소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벽식 구조로만 짓는 것은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건설 업계에 따르면 벽식 구조 아파트 골조 공사비는 기둥식 구조로 지을 때보다 평균 24% 정도 저렴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유영찬 박사는 “아파트를 빨리, 싸게 지어야 했던 1980년대 후반부터 벽식 구조가 보편화됐다”라며 “외국에서도 서민 아파트나 기숙사 등에 적용하긴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거의 모든 아파트를 벽식으로 짓는 것은 흔치 않다”고 했다.


환경부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층간소음 분쟁 접수 건수는 2250건(5월 기준). 지난해 5월 1067건 대비 2배 정도 증가했다. 층간 소음 문제가 법적 소송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부쩍 늘자 2013년 서울중앙지법은 ‘층간소음 항의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천장 두드리기, 전화 연락, 문자메시지로 항의하기 등은 가능하지만, 초인종 누르기, 현관문 두드리기, 직접 들어가 항의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천장에 우퍼 스피커를 붙여 놓고 음악이나 소음을 트는 ‘층간 소음 복수’ 행위는 허용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첫 사례에서 3000만원 배상 판결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이 비슷한 사례에서 위자료 500만원 판결을 내리면서 ‘이례적인 고액 배상 판결’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판례는 이 배상금이 5배로 올랐다. 게다가 피해 이웃의 집세까지 물어줘야 한다고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화제가 됐다. 앞으로는 법원이 층간 소음 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층간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 계획이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는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대해 지자체가 건물 완공 후 바닥 충격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사후 확인제도’를 늦어도 2022년 7월부터는 도입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는 아파트 완공 후 일부 가구를 선정해 바닥 충격음이 어느 정도 아랫집으로 전달되는지 직접 측정할 것”이라며 “지자체가 성능을 확인한 후 건설사에 보완 공사 등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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