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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이 문 열고 나올 듯..'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집' 뽑힌 별장

조회수 2020. 4. 5. 07: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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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든 新 랜드마크] 해발 792m 바위로 만든 별장 ‘카사 도 페네도’

출처: /Feliciano Guimaraes
포르투갈 북부 파페산 중턱에 위치한 바위집 '카사 도 페네도'.

포르투갈 북부 파페(Fafe) 산 중턱에는 석기시대 원시인들이 살 것 같은 바위집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이름은 ‘카사 도 페네도(Casa do Penedo)’. ‘돌의 집’이란 뜻이다. 누가 2600피트(약 792m) 고지에 이토록 기이한 바위집을 만들었을까.


1972년 봄, 포르투갈의 기마랑이스(Guimarães) 출신인 로드리게스(Rodrigues) 일가족은 파페산으로 소풍을 떠났다. 자연 풍경을 즐기던 도중 비가 쏟아져 자동차 안에서 잠시 쉬는데, 로드리게스의 눈에 산에 놓인 커다란 바위 4개가 들어왔다.

출처: /MeTV
카사 도 페네도는 미국 애니매이션 '고인돌 가족 플린스톤'에 나오는 바위집을 모티프로 했다.

당시 유행하던 애니메이션 ‘고인돌 가족 플린스톤(The Flinstones)’에 등장하는 바위집에서 영감을 얻은 이 엔지니어 출신 가장은 이 바위들을 이용해 집을 짓기로 결심했다. 가족과 주말에 파페산에서 지내기 위한 별장 용도로 바위집을 만든 것이 지금의 카사 도 페네도가 됐다.


출처: /boingboing.net
네 개의 화강암 사이를 돌로 메우는 방식으로 건축된 카사 도 페네도.

카사 도 페네도는 1972년에 짓기 시작해 1974년 완공됐다. 네 개의 둥글넙적한 큰 돌을 기둥으로 삼고, 돌과 돌 사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건축했다. 유리로 된 창과 나무로 된 계단을 제외하면 집 외벽은 전부 돌이다. 이 돌은 화강암이어서 적어도 2970년까지는 끄떡없다는 건축가들의 진단을 받을 만큼 튼튼하다.

출처: /asiantown.net
계단과 방 벽면은 나무로 만들었다.

집 외관은 투박하지만 내부는 전혀 다르다. 별장으로 썼을 만큼 아늑하게 꾸며졌다. 침실은 3개가 있는데, 방 모서리가 전부 삐뚤다. 자연석을 뼈대삼아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집을 지었기 때문에 아파트처럼 네모반듯한 방은 찾아볼 수 없다.

출처: /asiantown.net
집 마당에는 바위 속을 깎아서 만든 수영장이 있다.

추운 겨울을 견디기에 충분한 벽난로도 있다. 마당에는 바위 속을 파내서 만든 수영장도 있을 만큼 휴양 역할에 충실한 집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전기다. 오래 전 산속에 지은 탓에 전기를 공급받을 길이 없어 밤에는 촛불을 켜고 살아야 한다.


카사 도 페네도는 포르투갈 국영방송에 단골로 등장한다. 워낙 기이한 외관 탓에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집’을 뽑는 온라인 투표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웃 주민들 뿐 아니라 포르투갈을 찾은 관광객들은 이 신기한 바위집을 보기 위해 한적했던 파페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출처: /asiantown.net
카사 도 페네도 내부를 둘러보는 관광객들.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문제가 생겼다. 아버지에게 카사 도 페네도를 상속받은 아들 비토르 로드리게스는 급기야 바위집에 살기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2009년 한 외신 인터뷰에서 “첫째 아이가 태어난 후 11년동안 바위집에서 생활했지만 외부인들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늘 불안에 떨어야 했다”고 호소했다. 집이 외진 산속에 있어 강도와 반달리즘(문화유산이나 예술품 등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비토르 로드리게스는 “바위집 창문은 20번 넘게 깨졌고 거실 소파를 누군가 훔쳐가는 일도 발생했다”고 한다. 그는 도둑질과 테러 위험을 피하기 위해 방탄(防彈) 소재의 현관문을 새로 달고 콘크리트와 유칼립투스 나무로 만든 350kg짜리 소파도 뒀다. 그러나 바위집은 너무 유명해진 탓에 사람들의 무례한 출입과 이에 따른 주택 훼손을 피할 수 없었다.


끝내 그는 한 사진 작가에게 카사 도 페네도 운영을 맡겼다. 카사 도 페네도는 더 이상 로드리게스 가족의 달콤한 별장이 아니다. 바위집의 역사가 담긴 사진이나 유물을 전시하는 작은 박물관으로 쓰이며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글=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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