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지만 튀지 않게..시골마을에 지은 2층 단독주택

조회수 2020. 1. 31. 19: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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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있는 집] 집안 곳곳에 햇빛이 잘 드는 신현리 ‘햇살 담은 집’

출처: ⓒ김재윤 작가
[땅집고]경북 신현리에 지은 '햇살 담은 집'.

고향을 떠난 이들은 ‘고향’이라는 장소를 떠올리며 그리움을 느낀다. 반면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은 떠난 이들의 이름에서 그리움을 느낀다. 이 때문에 고향에 남은 이들은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떠난 사람이 돌아올 수 있도록, 남은 사람이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고향을 떠나지 않고 새로운 터전에서 추억을 쌓을 방법은 없을까. 경북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에 지은 한 ‘햇살 담은 집’은 건축주가 고향을 떠나지 않고 원래 살던 집 옆에 지은 새 고향집이다. 신현리 마을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자녀와 함께 살아가던 건축주는 도시로 이사하지 않고 이전에 살던 부모님의 집 옆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짓고자 했다.  


◆ 건축 개요 

출처: 홍만식 리슈건축 소장.
[땅집고]'햇살 담은 집'의 외형 스케치.

위 치: 경상북도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319-34

규 모: 지상 1층(거실, 주방, 다용도실, 안방, 욕실 1)

         지상 2층(자녀 방 1, 욕실 2, 자녀 방 2, 도서관)

대지면적: 232.00㎡(70.18평)

건축면적: 129.26㎡(39.10평)/건폐율 55.72%

연 면 적: 지상층 150.88㎡(45.64평)/용적률 65.03%

구 조: 철근콘크리트구조(1층), 경량목구조(2층)

설 계: 리슈건축사사무소

사 진: 김재윤 작가


◆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건축주는 긴 시간을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며 경북 신현리 고향을 지켜왔다. 그 시간만큼이나 한 집에서 부모님과 건축주 부부, 그리고 자라나는 자녀들이 쌓아온 추억도 많았다.

출처: ⓒ김재윤 작가
[땅집고]담을 낮게 만들어 주변 주택과 조화될 수 있도록 했다.

건축주는 자녀를 위해 새 집을 필요로 했지만 화목한 가정의 틀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전 집과 가까운 곳에 아이들과 함께 살 새집을 지어달라고 요청한 것. 하지만 농가에 짓는 새 주택이라 주변 주택보다 너무 튀게 건축될 것이 걱정이었다. 건축주는 마을에서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주변에 있는 주택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을 최고 과제로 삼았다.


■ 마을 주민과의 화합을 중시한 설계 


농어촌 지역의 신축 같은 경우 외부인들이 원주민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일이 더러 있는데, 이 집은 오랜 기간 거주하며 쌓아 온 주민들과의 정 덕분에 그런 점에서는 염려가 없었다.

출처: ⓒ김재윤 작가
[땅집고]마당과 테라스를 갖춘 집이다.

다만 신축 과정에서 다른 주택과의 위화감이 없어야 했기에 층고와 담장 등이 너무 높지 않도록 설계했다. 대문 역시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만 확보할 수 있도록 낮게 설치했다. 또한 박공지붕을 통해 경사 지붕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을 최대한 살리고, 멀리 흐르는 강과 산 등의 자연환경을 조망할 수 있도록 외부 시야를 들일 수 있는 공간들을 구성했다.  

출처: ⓒ김재윤 작가
[땅집고]주변 집들과 비슷한 높이에서 완만하게 경사진 박공지붕을 만들었다.

■ 아이의 꿈과 함께 자라나는 공간

출처: ⓒ김재윤 작가
[땅집고]'햇살 담은 집'이란 이름처럼 집안 곳곳에 해가 잘 든다.

주택들 중 간혹 어느 한 공간은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은 내부 곳곳에 햇볕이 잘 들어온다. 2층 테라스에서부터, 안쪽 계단실까지 집 전체에 햇살이 잘 들어올 수 있게 설계한 덕분이다. ‘햇살 담은 집’이라는 이름을 지은 이유는 주택 내외부에서 고루 느낄 수 있다.

출처: ⓒ김재윤 작가
[땅집고] 오픈형 주방과 거실 모습.

남향으로 열린 입체적인 마당들도 눈길을 끈다. 그중에서도 필로티 공간을 활용한 툇마루는 기존 어머니 집과의 관계를 고려한 장소다. 필로티 구조로 된 마당은 어머님의 집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각자의 집은 따로 있지만 언제든지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 셈이다.

출처: ⓒ김재윤 작가
[땅집고]필로티 공간으로 된 마당이 건축주 가정과 부모님 집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출처: ⓒ김재윤 작가
[땅집고]마당에서 바라본 내부 모습.

한편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건축주의 요구 사항에 맞춰 테라스가 어우러진 풍부한 도서관 공간도 확보했다. 외부 시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오픈형 책꽂이의 도서관은 가족실로 이용되기도 한다. 책은 지정된 도서관 외에도 어느 곳에서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곳곳에 배치했는데, 그중에서도 아이들이 가장 흥미를 느끼는 공간은 계단실이다.


계단 중앙부에 책꽂이를 함께 놓아 아이들이 계단에서도 편한 자세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로 인해 계단은 단순히 위아래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에서 벗어나 미니 독서실로 자리하게 됐다.  

출처: ⓒ김재윤 작가
[땅집고]자녀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든 미니도서관.
[땅집고]계단실에 만든 책장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됐다. /ⓒ김재윤 작가

글 = 홍만식 리슈건축 소장, 홍예지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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