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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저렴한 땅 '수익률 대박' 금싸라기 만든 비결

조회수 2020. 1. 20. 10: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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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만난 건축주대학 멘토] 변승욱 그라운즈 대표 “개발 아이템 잘 선택하면 변두리 땅도 금싸라기 될 수 있죠”

[땅집고] 변승욱 대표가 경기 남부권에 개발한 드라이브스루 매장과 SPA 브랜드 건물.

“스타벅스라면 흔히 도심 요지에만 들어서는 걸로 생각하기 쉽죠. 경기 남부권에 운영 중인 한 스타벅스 매장은 콘셉트가 다릅니다. 차 안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받는 이른바 ‘드라이브스루’(Drive Thru, 이하DT) 매장입니다. 차가 진입하기 좋은 입지인데다 도심이 아닌 변두리는 스타벅스 매장이 드물다는 점에서 오가는 차량을 멈춰서게 하는 효과가 있죠.


주목할 점은 커피를 받아든 차량이 금새 빠져나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카페 바로 옆 SPA 패션몰과 다이소 같은 라이프스타일 매장이 운전자의 시선을 붙듭니다. ‘잠깐 들러서 구경이나 하고 갈까’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죠. 주차장에 잠깐 차를 세우고 쇼핑하는 고객이 많습니다. 반대로 쇼핑하러 온 고객이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를 사기도 합니다. 이곳에 입점한 가게들이 서로 윈윈하며 매출을 올리는 비결입니다.” 


지난 10년여간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복합 쇼핑몰 개발을 성공시키며 리테일 디벨로퍼로 이름을 날린 변승욱(51) 그라운즈㈜ 대표는 최근 땅집고와 가진 인터뷰에서 “수요자 니즈와 부지의 특성을 잘 결합하면 땅값이 비싼 도심지가 아니어도 소규모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작년 3월 이지스자산운용 자회사인 그라운즈에 합류해 수도권 교외에 스타벅스 매장을 잇달아 입점시키는 데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스타벅스를 일반적인 카페가 아닌 DT 형태로 유치하고 패션·생활용품 등 라이프스타일 업종을 결합시키는 하이브리드 개발을 시도한 것. 그는 “라이프스타일 관련 매장은 값비싼 도심의 초고층 빌딩이 아닌, 변두리 소규모 건물에 입점시켜도 투자금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효자 임차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변 대표는 오는 2월4일부터 열리는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 11기 과정에서 멘토로 참여해 ‘수익형 빌딩 어디에,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주제로 예비 건축주 대상으로 강의할 예정이다. 

출처: 김리영 기자
[땅집고] 변승욱 그라운즈 대표이사.

-드라이브스루 매장 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도심 핫플레이스는 상권이 발달할수록 땅값도 비싸다. 멋진 건물에 파워 임차인을 들여도 수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땅값이 저렴한 교외에 건축비를 덜 들이고도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던 중 유동 인구보다 유동 차량에 초점을 맞춰봤다. 걸어다니는 사람이 많아야 상권이 잘 되는 건 아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나들목처럼 차량이 많이 모이는 곳도 상권이 발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차량이 모이는 입지를 갖춘 곳에 운전자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데는 반드시 땅값이 비싼 도심이 아니어도 된다고 봤다.” 

출처: 스타벅스
[땅집고] 서울 신길동에 있는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매장.

-드라이브스루 옆에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결합한 게 눈에 띈다.


“지금 같은 불황에는 사치품보다 먹고, 입고, 생활 필수품 소비 비중이 커진다. 장기 불황기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라이프스타일’이란 이름을 가진 중소형 쇼핑몰(Neighborhood shopping center, 동네쇼핑센터)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부동산 개발에 적용했다. 운전자 대상으로 한 커피 브랜드와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일정한 SPA나 생활용품 브랜드 1~2개를 결합하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도심 속 대형 쇼핑몰처럼 거창하지는 않지만, 주택가에서 간편한 차림에 자동차 키만 들고 나와도 생활 물품을 빠짐없이 쇼핑할 수 있는 편리한 공간이 되는 것이다.”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유치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고, 공실 리스크도 거의 없다. 이런 임차 업종은 지하층이나 2층에 입점해도 고객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고객이 1~2시간씩 머물면서 돈을 쓴다. 도심에서는 용적률을 최대화하는 수직개발이 땅값 대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비결이다. 그러나 이런 매장은 수평 개발만으로도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즉, 투자 금액이 적어도 수익이 난다는 것이다. 예컨대 부지 면적 400~500평에 용적률 100~150% 정도면 충분했다.” 

출처: 그라운즈
[땅집고] 드라이브스루 매장과 라이프스타일 임차 업종을 결합한 개발사업 구상안.

-실제 개발했던 드라이브스루 매장 수익은 어떤가.


“그라운즈㈜가 개발한 경기도의 한 DT 매장은 서울 강남에 있는 똑같은 커피 매장보다 한 달 수익이 훨씬 많다. 서울 강남점(231㎡)은 한달에 1억5000만원 매출을 올렸다면, 경기도 DT매장(330㎡)은 1억 9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입지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수익률 격차다. 땅과 건물 가치도 크게 올랐다. 원래 땅값 포함해 DT매장과 소규모 복합 공간 개발에 40억원이 들었는데 1년 후 되팔았을 때 땅과 건물을 합쳐 56억원을 받았다. 140% 올랐다. 주변에 의류 브랜드 등이 함께 입점하면서 시너지를 일으킨 결과라고 본다.” 


-드라이브스루 매장에 적합한 입지 조건은. 


“교외라도 주택이 아예 없는 곳보다 1000가구 이상 배후 가구가 있는 지역이 적합하다. 땅의 모양은 직사각형이거나 정사각형인 것이 낫다. 차량을 대상으로 장사하는만큼 4차로 이상 도로가 주변에 있고, 통행량이 많으며 자동차가 드나들기 좋은 목이어야 한다. 주로 수도권에 있는 주유소 부지가 많았다.” 


-예비 건축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건물이든 임차인을 잘 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동산 시장 변화에 따라 임차업종 간 흥망성쇠가 달라지고, 업종간 시너지 효과도 달라진다. 같은 임차 업종이라도 건물에 따라 장사 성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부지를 사들일 때부터 자신의 건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임차업종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잘 구성해 보길 바란다.” 


글 = 김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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