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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서빙, 주유소 알바 하던 서울대생, 돌연 사라진 뒤..선택한 일은?

조회수 2019. 11. 15.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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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선택을 한
명문대생들을 소개합니다

'분식집도 서울대 나오면 다르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습니다. 학벌주의 병폐가 담긴 말인데요. 실제 이 말을 실행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좋은 대학 나와서 노점상이나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는 거죠. 다만 그들에겐 조금 다른 목표가 있었습니다. 성공한 스타트업 CEO들을 직접 만나 색다른 전직에 대해 들어 봤습니다.

"카이스트 나와 피자집"

1인 화덕피자 프랜차이즈 '고피자'의 임재원 대표는 카이스트를 나왔다. 대학 마치고 한 게 피자집 아르바이트와 푸드트럭이다. “혼자 싸게 피자 먹고 싶은데 방법이 없는 거에요. 일반 피자는 크고 비싸죠. '그럼 내가 1인 피자를 만들어 보지 뭐'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창업 자금은 없고. 푸드트럭을 떠올렸습니다. 일단 피자를 알아야 해서 피자 만드는 아르바이트를 먼저 했구요. 이후 푸드트럭 개조를 해서 한 사람이 먹을만한 크기의 타원형 피자를 만들었습니다."

푸드트럭 일은 무척 힘겨웠다. 엄청난 열기로 여름엔 '용광로 저리가라' 했다. 한번 일 나갔다 오면 아무리 물을 마셔도 땀으로 하루 3kg 씩 살이 빠지고, 그 땀으로 손에는 만성 습진이 생겼다. 피자 화덕에 이리 저리 데이는 부상도 달고 살았다.

푸드트럭 하면서 누구나 쉽게 금방 배워서 쓸 수 있는 화덕을 개발했다. “오븐 내부에서 자동으로 피자가 돌아가 고루 익고, 온도 조절 기능을 통해 바닥과 공기 온도의 균형을 맞춥니다. 전자렌지처럼 그저 피자를 넣었다가 빼기만 하면 화덕 피자가 나옵니다.”

고븐 개발 후 서울 대치동에 첫 직영점을 냈다. 학원이 밀집한 사거리라 상권은 좋았는데 면적이 3.3㎡(1평)에 불과했다. 열심히 홍보하고 팔았더니 ‘대박’이 났다. 성공에 힘입어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고, 가맹점 50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인도에 지점을 내면서 해외 진출도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도약하겠습니다.”

"서울대 다니며 붕어빵 노점상"

식품 스타트업 인테이크는 식품 업계 애플을 꿈꾼다. 서울대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하루견과 ‘닥터넛츠’를 국내 최초로 내놨다. 닥터넛츠에 이어 모닝죽, 대체식사 밀스, 무설탕 디저트 ‘슈가로로’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시장에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내놓은 제품은 300개를 넘는다. 미국, 중국 등 10개국에 제품 수출도 하고 있다.

마케팅 방식이 독특하다. 바로 완성품을 내지 않고, 핵심만 담은 MVP(최소기능제품) 선에서 신제품을 공개한다. 13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인테이크몰과 와디즈 같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활용한다. 그러면 팬들이 제품을 구입해 먹어본 뒤 개선할 점을 남기고, 이를 반영해 최종 제품을 내놓는다. “고객과 소통을 통해 점진적으로 제품을 개선하면서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현재는 ‘마시는 액상 링거’를 크라우드펀딩 시이트(http://bit.ly/2pP36hi)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맞는데 오래 걸리고 비싼 수액 주사를 마시는 제품으로 대체한 건데요. 문의가 많아 즐겁습니다.”

이후 창업동아리에 들어가 만든 게 인테이크다. 회사명은 음식 섭취가 ‘이트(EAT)’가 아니라 ‘인테이크’(INTAKE)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담은 것이다. “이트는 단순히 배를 불리거나 맛을 느끼는 것에 머무릅니다. 반면 인테이크는 성분 등을 제대로 인지해서 능동적으로 섭취한다는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건강, 영양, 편의성, 생산성 등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를 고려해서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죠. 식품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선택’이 돼야 합니다. 이름처럼 진정한 가치가 있는 식품 기업이 되겠습니다.”

"보일러 사업 실패하고 중고업계 '배민' 성공"

 ‘땡큐마켓’(https://thankqmarket.co.kr/)은 필요없는 중고물품을 모아서 일괄 처리해주는 스타트업이다. 고가의 물건은 일반 중고 사이트에서 파는 게 쉽지만, 싼 물건은 기존 중고 사이트에서 팔기 어렵다. 자칫 배송료가 더 나올 수 있다. 땡큐마켓은 이런 저가의 물건도 처리해준다. 고객이 요청하면 집으로 찾아가, 고가와 저가 물건을 한번에 가져오는 시스템 때문에 가능하다. 수십, 수백만원 짜리 고가 물건부터 단돈 1000원짜리 저가 물건까지 모두 처리해 준다.

고객 별로 평균 18~20개 정도 물건을 의뢰한다. 안쓰는 육아용품이나 장난감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고객에게서 구입한 물건이 들어오면, 물류센터 직원이 세척과 개보수를 한다. 흠집이 사라지고, 새 제품 처럼 복원된다. 이후 몰을 통해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들어온 물건의 82%가 한 달 내 팔린다고 한다.

 

땡큐마켓의 한창우 대표는 대학에서 멀터미디어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전공과는 상관없는 보일러 사업에 도전했다. 보일러를 돌릴 때 버려지는 온수가 있는데, 이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보일러였다. “기술 개발 마치고 시제품도 만들었어요. 그런데 기존 제품보다 효율이 약간 올라가는 정도로는 시장에서 승부하기 어렵더라구요. 1년 반을 매달렸는데 접기로 했습니다.”

보일러 사업을 접던 시점에 땡큐마켓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중고 유모차를 구매했다가 거의 사기를 당한 게 계기가 됐다. 'A급'이라 해서 샀는데 막상 받아보니 바퀴는 제대로 돌지 않고, 시트는 먼지와 음식물흔적으로 가득했다. 깊은 곳에서 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어디 믿을 만한 중고몰이 없을까.'

그러다 ‘차라리 내가 만들어 보자’해서 만든 게 땡큐마켓이다. 요청만 하면 가만히 집에서 중고물품을 처리할 수 있다는 간편함을 무기로 급성장하고 있다. 한 달 평균 300~400건 방문 픽업이 발생하고 있다. “고객분들이 중고 거래의 '배달의 민족'같다고들 말씀해 주십니다. 싼 제품까지 수거해서 판매한다는 점에선 중고 거래의 ‘다이소’를 연상시킨다고 해주시고요. 회사가 중간에서 물건을 보증하니 믿고 거래하신다는 분이 많습니다. 중고 시장 규모가 20조원 정도 됩니다. 이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업체가 되고 싶습니다.

"호떡 만들다 대학 가서 영어 학원 창업 성공"

‘와사비’는 ‘라스트 마일’ 배송 업체다. 택배 트럭이 아파트 정문에 물건을 내려 놓으면, 와사비 근무자가 전달 받아 각 세대로 전달한다. 와사비는 근무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중개만 한다. "대리운전앱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선 택배회사들이 ‘언제 어떤 아파트 입구에 몇 개 물량을 갖다 놓겠다’는 주문을 올립니다. 그러면 근무자가 수락해 일감을 가져가는 방식이죠. 저희는 중개만 하기 때문에 근무자 인력과 사무실 운영 부담이 없습니다." 주부들이 남는 시간을 활용해 본인이 사는 아파트에서 근무자로 많이 활동한다. 

와사비를 만든 이이삭 대표는 전자공학과를 나와 노점 호떡 장사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사업을 위한 밑천 마련을 위해서였다. 이후 농수산물 시장에서 수년을 일하고, 영어학원을 함께 하자는 아내 제안에 따라 하던 일을 접고, 집 근처 대학의 영어영문학과를 나와 영어학원으로 성공했다. 그러다 ‘진짜’ 스타트업을 하기 위해 ‘와사비’를 만들었다. 

‘어떻게 확산시켜야 하나’ 고민할 때, 다산 신도시 택배 대란이 터졌다. “당장 달려갔습니다. 택배회사 지역 영업소와 입주민 상대로 설명했죠.” 영업소들은 환영했고, 근무 희망자도 나왔다. “곧 잠잠해졌습니다. 우리를 알리는 데 좋은 기회가 됐죠.” 이후 사업은 본격적으로 날개를 달고 있다.

"한양대 재학시절 카페 망하고 그림 스타트업"

핀즐(Pinzle)은 독일어로 화풍이란 뜻이다. 한 달 1만9800원을(연간 정기구독 기준) 내면, 매달 한 장 씩 새 그림을 보내준다. 첫달 보내준 액자에 그림을 교체해 걸고, 지난 그림은 보관하면 된다. 1년이면 12장이다. 작가를 인터뷰한 매거진도 함께 온다. 어떤 작가가 어떤 생각에서 그렸는지 알고 즐길 수 있다.

 

한국 시장에 관심이 있는 외국 작가의 그림을 무료로 가져다 공급한다. 그림을 즐기는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진준화 대표는 어려서부터 창업을 꿈꿨다. “아버지와 형이 모두 오너쉐프세요. 개인사업 하는 과정을 쭉 보고 자랐습니다. 어릴 때 장래희망이 모두 사업가였어요.” 자연스레 대학 때 첫 창업에 도전했다. 다니던 한양대 경영학과를 잠시 쉬고,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 2500만원을 들여 카페를 차쳤다. 인근에 여고가 3곳 있는 나름 명당이었다. 자신 있었다. 하지만 경험 부족으로 1년만에 폐업했다. 

이후 학교를 졸업하고 스포츠마케팅 회사에 다니던 진 대표는 2015년 결혼하면서 핀즐 아이디어를 냈다. “새 집에 그림을 걸고 싶은데 마땅한 게 없는 거에요. 싼건 별로고, 좋은건 엄청 비쌌죠. 그때 ‘누군가 좋은 그림을 계속 바꿔 주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이 드는 거에요.” 그 길로 뜻이 맞는 직장 동료에 대학 후배, 사촌형까지 모아 핀즐을 차렸다. 한국은 물론 외국에도 없는 서비스라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밀어붙여 성공궤도를 달리고 있다.

"바둑 기사 하다가 삼성 나와 AR지도앱 만들어"

‘와간다’는 증강현실을 활용해 손쉽게 길을 찾아주고, 맛집 같은 주변 정보도 알려주는 길찾기 지도를 서비스한다. 와간다 앱을 켜면 지금 내 앞의 풍경이 그대로 화면에 나타난다. 어디서 많이 보던 모습. ‘포켓몬고’로 익숙한 AR(증강현실) 화면이다. 화면 하단에는 지금 내 위치를 중심으로 하는 지도가 표시된다. AR 화면에 뜨는 화살표를 따라 가면, 원하는 길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길을 알려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AR화면과 지도에는 관광지, 맛집, 숙박업소 등 주변 정보가 표시된다. 포켓몬고 게임 화면에 캐릭터가 나타나는 것처럼, ‘와간다’ 화면에는 관광지, 맛집, 숙박업소 등 정보가 떠다닌다. 원하는 곳을 클릭해 길찾기를 선택하면, AR화면 상으로 화살표가 표시되고 그대로 따라가면 어느새 도착해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외국도 서비스한다. 해외여행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와간다 박경규 대표는 바둑 기사 출신이다. 어려서 바둑을 해 공인 5단까지 올랐다. 그러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프로가 되는 데 실패했다. 이후 프로기사 꿈을 접고 공부를 시작해,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정보통신전자학을 전공했다. 군대를 장교로 마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4년 간 반도체 소프트웨어 개발 부서에서 일했다. 삼성 스마트폰 노트 시리즈에 들어가는 반도체 개발에 참여했다. 하지만 회사 일로는 ‘행복이 느껴지지 않아’ 창업했고, 성과를 늘려 나가고 있다.

"기자 그만두고 예능인 위한 구인구직 플랫폼 개발"

예능인 등 프리랜서를 위한 소셜 구인구직 플랫폼 ‘어라운드어스’를 만든 김성진 대표는 기자 출신이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영자지 코리아타임즈에서 5년 간 기자 생활을 했다. 기자는 남 얘기 듣고 쓰는 일. 내 일이 하고 싶어져 창업한 게 어라운드어스다.

어라운드어스는 개인 소개 프로필, 소셜네트워크, 구인구직 플랫폼을 하나로 융합한 사이트다. 구직자는 프로필을 등록하고 관리할 수 있고, 구인 기업은 구인공고를 하거나 구직자 프로필을 검색해 사람을 뽑을 수 있다. 사이트에 등록한 구직자와 구인 기업들은 서로 친구를 맺어 인맥을 관리할 수 있다. 유튜브, 사람인, 페이스북을 하나로 합친 셈이다. 특히 연기나 노래하는 모습 등을 동영상 프로필로 올릴 수 있어 연기자나 가수 모집에 유용하다. 여러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1차 오디션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글=큐텐츠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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