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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한옥] ①두 마리 호랑이가 사는 청인당(靑寅堂) 

[땅집고]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2층 한옥 ‘청인당(靑寅堂)’이 최근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올해의 한옥상’ 준공부문을 수상했다. 작은 마당을 품은 전통 한옥 배치의 아름다움과 간접조명, 창호지 덧창 등을 활용한 한옥의 공간감을 잘 표현했다는 평이다.

청인당의 외부 구조는 다채로운 4개의 작은 마당과 동쪽으로 마주보는 북한산 등 주변 경관을 적극적으로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방향 배치가 특징이다. 내부 구조에서는 전통 한옥의 단점인 단열 기능을 강화하고 현대인의 주거 생활을 배려해 지하층과 복층(復層)를 적용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젊은 호랑이가 사는 집’이란 뜻의 청인당은 이 집에 사는 주인 2명이 호랑이띠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 건축개요

건축가 : 전재영 모노그래프건축사사무소 소장

위치 : 서울시 은평구 진관길(은평한옥마을 3-2-2/3 블록)

대지면적 : 418.5㎡

건축면적 : 94.14㎡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높이: 9.2m

용도: 단독주택

준공: 2016년

■ 전통적인 한옥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외부

한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마당이다. 청인당에는 4개의 마당이 있는데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안마당에서는 북한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에 둘러싸여 마당을 걸으면 마치 자연 속을 걷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청인당은 이처럼 주변 경관을 주택 내부로 끌어들이기 위해 두 개의 필지를 연결해 좌측에 건물을 짓고 북한산이 위치한 우측 방향에 가장 큰 안마당을 배치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집의 첫 인상인 진입 마당이 있고 옆에는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인 주차 공간(2대 수용)을 확보했다. 앞마당 옆에는 대나무를 심어 운치있게 꾸몄고 뒷마당에서는 청인당 뒤편 저수지를 조망할 수 있다.

■ 현대적 주거 행태를 배려한 내부 

한옥은 나무를 짜 맞추는 전통 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온도 변화에 따라 목재가 수축·팽창하면서 틈이 생긴다. 이 틈으로 찬바람이 들어와 단열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한옥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청인당은 전통 한옥에 주로 쓰이는 ‘육송’ 대신 뒤틀림이 적은 ‘올드 더글라스’를 주요 구조재로 사용하고, 기둥과 수장재 사이를 팽창형 기밀테이프로 마감해 벌어지는 틈을 최소화했다.

청인당은 현대 주거공간에 맞는 집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한옥구조인 복도와 대청마루를 포기하고 넓은 거실 공간을 꾸몄다. 덕분에 청인당 지상층은 거실을 중심으로 침실과 식당, 주방이 별도의 복도를 거치지 않고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한옥 구조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다용도실과 부족한 수납공간을 위해 지하실도 지었다. 지하층은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꾸몄다. 홈 씨어터를 설치해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환기와 채광이 부족한 지하층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충분한 D.A(Dry Area: 지하층의 환기 및 배기를 위해 설치하는 빈 공간)를 만들었다. 청인당 서쪽 외벽 바깥으로 땅을 파내고 옹벽을 설치해 만들었다. 이곳을 통해 지하층으로도 조금이나 햇빛이 들어오고 환기 능력이 배가된다.

2층은 1층 거실과 침실 상부 일부만을 활용해 건축했다. 2층 벽면을 유리로 만들어 주변 한옥마을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글= 최준석 땅집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