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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서두르다 날벼락…벼랑 끝에 몰린 반포주공1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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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

출처/조선DB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현장. 최고 5층인 기존 2120가구를 최고 35층, 5338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가 10조원에 달한다. 2017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아슬아슬하게 피한 덕분에 사업이 지지부진한 다른 강남 재건축 단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장 위치.

출처/연합뉴스

조합 측은 내년 하반기 철거와 착공을 위해 오는 10월 이주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주를 코앞에 두고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16일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관리처분계획 무효 판결이 난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단지 내 국공유지 소유권과 관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소송도 진행 중이다.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이주를 위해 미리 전셋집을 구했던 조합원들의 전세계약금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 관리처분 무효 판결…운좋게 피한 ‘재초환’ 다시 적용되나

조합원 분양 신청 접수를 알리는 현수막.

출처/아크로중원부동산

현재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의 가장 큰 위협은 관리처분계획 무효 판결이다. 지난해 1월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원 267명은 조합 상대로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이들은 조합의 ‘1+1분양’ 절차와 가구별 평형 배정을 문제 삼았다. 1+1분양 기존 중대형 주택 1채를 소유한 조합원에게 중대형 1채 대신 중소형 2채를 분양받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조합 측이 전용 107㎡ 주택을 소유한 조합원에게 재건축 이후 59㎡와 115㎡ 두 채를 조합원 물량으로 배정받아야 한다고 안내했는데, 일부 가구에게는 더 좋은 조건인 59㎡와 135㎡를 분양받도록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1+1분양 신청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 조합원들이 소송을 냈고, 지난달 1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관리처분계획이 취소됐다. 조합은 법원에 항소하고, 항소심 결과가 난 후 이주 계획을 다시 세우기로 했다. 업계에선 사실상 사업 자체가 무기한 연기됐다고 본다. 조합이 항소심마저 패소한다면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이 경우 운 좋게 피했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지 적용받아야 한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까지 고려하면 ‘더블 규제’를 받는 셈이라 애초 장담했던 사업성이 확 떨어질 수 밖에 없다.



■ “이주한다길래 전셋집 미리 구해뒀는데…”

반포주공1단지 내 설치한 이주상담센터 컨테이너 건물.

출처/SBS CNBC 캡쳐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오는 10월 이주 계획에 맞춰 미리 전세 계약을 마친 조합원들은 날벼락을 맞게 됐다. 관리처분계획이 취소되면 은행에서 받기로 한 이주비 대출이 막혀 잔금을 치를 수 없게 된다. 집주인이 사정을 봐주지 않는 이상 전세계약금을 날릴 상황이다.


당초 결정됐던 이주비 최대 대출액은 84㎡ 10억5840만원, 107㎡ 13억480만원, 196㎡ 16억3880만원 수준이었다. 이 금액이면 반포동 일대나 강남구, 동작구 일대 웬만한 아파트 전세금을 충당할 수 있다. 일부 조합원은 이주비 대출만 믿고 전세금의 10%를 계약금으로 납부했지만 이번 패소로 최소 1억원 넘는 계약금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전세 계약 해지 사태가 발생하면 위약금도 조합측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 LH와 벌이는 단지 내 부지 소유권 소송도 문제


조합이 단지 내 국공유지 소유권을 두고 LH와 벌이고 있는 소송전도 문제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곳곳에 있는 놀이터·노인정·관리사무소 등 2만687㎡의 땅은 조합 소유가 아니다. LH가 소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LH가 보유한 이 땅을 조합이 매입하지 않으면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조합은 2017년 LH에 이 땅을 팔라고 민사소송을 냈다.


반포주공1단지 내 LH가 보유한 국공유지 소유권을 두고 소송전이 벌어졌다.

출처/네이버 부동산

조합은 LH 소유 부지의 매입대금으로 500억여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LH는 “추정감정가격만 7800억원에 달하는 이 땅을 헐값에 넘기라는 것은 황당하다”며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땅을 조합에 넘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대법원 최종 판결때까지 재건축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반포주공1단지가 2년 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을 급하게 추진하면서 대충 넘어갔던 문제들이 이제야 하나 둘 터져나오는 것”이라며 “이 문제들이 재건축 사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고, 해결도 쉽지 않아 사업이 물 건너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글=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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