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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서울'이라더니…곳곳이 파리 날리는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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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상권] 공무원만 바라봤는데…과잉 공급에 텅텅 빈 세종시 상가


"월세요? 원하시는 금액에 무조건 맞춰 드릴 수 있어요." (세종시 나성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세종시 중심상업지역인 나성동 일대에 지어진 대형 상가 '어반 아트리움'.

출처이지은 기자

'어반 아트리움' 1층 상가마다 임대 전단이 붙어 있다.

출처이지은 기자

지난 16일 오후 세종시 나성동 ‘어반 아트리움’. 세종시 내 중심상업지역 5개 블록(P1~P5)을 연이어 개발하는 대형 쇼핑몰이다. 큼지막한 상가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다. 길이만 1.4㎞에 달한다. 이 중 2016년 12월 분양해 가장 먼저 완공한 ‘더센트럴(P2블록·총 302실)’ 건물에 들어가봤다. 상가의 얼굴격인 1층 점포 유리창과 입구에는 ‘임대·분양’ 현수막과 전단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어반 아트리움 파인앤유퍼스트원' 상가 건물은 2층이 통째로 비어있다.

출처이지은 기자

'어반 아트리움‘ 2층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는 아예 가동 중지 상태다.

출처이지은 기자

바로 옆 건물인 ‘파인앤유퍼스트원(P1, 5월 준공)’ 2층으로 올라가니 공실이 더 많았다. 일부 동(棟)에는 입점한 점포가 단 한 군데도 없을 정도였다. 2층보다 더 높은 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는 아예 막혀있었다. 

각종 공공기관이 몰려있는 세종시 보람동 상가도 공실이 많다.

출처이지은 기자

세종시청·교육청 등 공공기관이 밀집한 보람동도 돌아봤다. 이곳 상가들 역시 곳곳에 빈 점포가 눈에 띄었다. 공무원 수요를 노리고 들어왔던 임차인들이 생각보다 장사가 잘 되지 않자 줄줄이 빠져나갔다. 시청 바로 옆 ‘리버피크닉2’와 ‘강남프라자’ 1층은 대부분 비어있었다. 보람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원래 ‘리버피크닉2’ 12평짜리 1층 점포 월세가 250만원이었는데, 임대가 하도 안나가니 지금은 점포 두 개를 묶어서 250만원에 ‘1+1’ 임대를 놨다”고 했다.


세종시 상가가 텅텅 비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세종시 상가 공실률은 13.4%로 전국 1위다. 전국 평균(5.3%)의 두 배가 넘는다. 2위인 전북(9.6%)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정부 부처 이전 호재로 ‘제 2의 서울’이라고 불리는 세종시 상가가 텅텅 빈 채로 버려져 있는 이유가 뭘까.


■인구보다 상가 공급 많아…주말엔 세종시 텅 비어


전문가들은 세종시 상가가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로 ‘수급 조절 실패’를 꼽는다. 세종시가 제 2의 수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상가 공급이 인구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종시의 1인당 상가 면적은 8.07㎡로 위례신도시(3.59㎡)나 미사신도시(4.72㎡)의 두 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 오후 세종시와 가까운 KTX 오송역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들.

출처이지은 기자

상가 분양 당시에는 세종시로 내려온 공무원이 상권의 핵심 고객층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세종시 공무원들은 세종시에 정착하기 보다는 매일 출퇴근하거나, 주중에는 세종시에 머물더라도 금요일 오후가 되면 서울로 가고 있다. 상가가 가장 붐벼야 할 시간에 유동인구가 확 줄어들고, 그 결과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역별 대중교통 이용 실적’에서 세종시의 평일 대비 토·일요일 대중교통 이용인구 감소율이 각각 25.1%, 37.7%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국 평균(15.1%, 34.1%)이나 서울(14.2%, 32.4%)에 비해 높다. 주말마다 세종시 인구가 외지로 유출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세종시 정부청사에 근무하는 김모(47)씨는 “20대, 30초반 젊은 공무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녀 학교, 부인 직장 등의 문제가 걸려 있어 아직도 통근 버스를 타고 서울에서 출퇴근 하는 직원이 많다”며 “그러다보니 외식하고, 물건 사는 일도 대부분 서울에서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경매에 줄줄이 나오는 세종시 상가들


임대료가 비싼 것도 세종시 상가 공실률이 높은 원인 중 하나다. 세종시에는 수도권 못지 않은 높은 가격에 분양한 상가가 많다. 세종시 중심상업지역에 지은 ‘어반 아트리움’의 1층 12평 점포 분양가는 12억~13억원대였다. 상가를 구입할 때 50% 정도 대출받는 것을 고려하면 한 달 이자만 180만~190만원 내야 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투자금 회수를 위해 임대료를 높게 책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 

2017~2019년 시도별 평당 상가 임대료 추이.

출처한국감정원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7년 세종시 상가 임대료는 3.3㎡(1평)당 8만3160원 선으로 전국 4위 수준이었다. 하지만 공실이 장기화되자 지난해부터 상가 주인들이 월세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면서 세종시가 임대료 하락률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들어서는 평당 임대료가 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세종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당연히 임대가 잘 될 거라고 믿었는데 막상 세입자 찾기가 어려우니 월세를 대출이자만큼만 받아도 좋겠다는 투자자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세종시 상가들이 줄줄이 경매에 나와있다.

출처신한옥션SA

임차인을 못 구한 상가들은 줄줄이 경매로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감정가가 17억8800만원이었던 고운동 ‘테라스힐빌딩’ 1층 상가 3실이 한꺼번에 경매에 나왔다. 세 차례 유찰되면서 감정가의 34%인 6억1328만원에 경매가 시작됐다. 보람동 ‘세종드림빌딩’ 1층 점포도 경매에 여럿 나와 있다. 대부분이 몇 차례 유찰돼 가격이 반토막났지만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세종시에는 아직 새로 짓는 상가가 있어 공급 과잉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세종시에 여전히 인구가 유입되고 있어 상가 물량과 임대료가 조정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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