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떨어진 빌라 사려는데 소액임차인이 있다면?

조회수 2019. 6. 17. 18: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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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석의 경매시크릿] 대항력 갖춘 소액임차인 있는 빌라인데 입찰해도 될까?

출처: 신한옥션SA
경매에 나온 강북구 미아동 다세대주택(서울북부지방법원 사건번호 2018-9661).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내 집 마련에 나선 서울 강북구 수유동 주민 A(30)씨. 이달 17일 3차매각기일을 앞두고 있는 강북구 미아동의 한 다세대주택(서울북부지방법원 사건번호 2018-9661)을 발견했다. 최저입찰가는 9732만원으로 최초감정가(1억5206만원) 대비 36%인 5474만원 떨어진 상태였다. 주변 시세보다 빌라를 싸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 A씨는 경매에 참여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출처: 신한옥션SA
A씨가 관심을 가진 빌라에 대항력을 갖춘 소액임차인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

등기부를 보니 1순위 경매개시결정(강제경매)뿐이었다. 이 권리는 경매로 소멸한다. 그런데 매각물건명세서에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있다고 나왔다. 보증금 8500만원을 낸 소액 임차인이었다. ‘보증금이 전액 변제되지 아니하면 잔액을 매수인이 인수함’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A씨는 대항력을 갖춘 소액임차인과 우선변제권자가 어떤 점에서 다른지 궁금해졌다.


소액임차인과 우선변제권자의 차이를 알아보자. 우선 소액임차인의 최우선변제요건은 첫째, 배당요구의 종기까지 배당요구를 해야 한다. 둘째, 보증금 액수가 소액보증금에 해당해야 한다. 셋째,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대항요건을 갖춰야 한다. 넷째, 배당요구의 종기까지 대항력을 유지해야 한다.(대법원 2005다64002참조) 이 네가지 요건만 갖추면 소액임차인은 최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대항력을 갖춘 우선변제권의 요건은 기준권리(근저당권 등)보다 앞서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함께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대항력을 갖춘 우선변제권자가 배당요구를 하면 매수인은 보증금을 인수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보증금 전액을 배당받지 못한 경우라면 매수인이 잔여 보증금을 인수해야 한다. 이에 비해 소액임차인은 전액 배당받을 수 있다. 즉 매수인이 인수하는 보증금은 없다는 얘기다. 

출처: 이지은 기자
지역별 소액보증금에 따른 최우선변제금액.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금액은 ▲서울특별시 보증금 1억원, 최우선변제금액 3400만원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과밀억제권역(서울시제외) 보증금 8000만원, 최우선변제금액2700만원 ▲광역시·세종특별자치시·안산시·용인시·김포시·광주시 보증금 6000만원, 최우선변제금액 2000만원 ▲그 밖의 지역 보증금 5000만원, 최우선변제금액 1700만원 등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10조. 제11조 참조, 2016.3.31현재). 이처럼 소액임차인의 지위는 지역별 보증금에 따라 다르게 정해져 있다. 참고로 소액임차인의 지위는 미등기 주택에도 적용된다(대법원 2004다26133 참조). 소액임차인은 대지의 매각대금에 대해서도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다(대법원 99다25532 참조).

출처: 신한옥션SA
2018타경9661 매각물건명세서.

A씨가 관심을 가진 미아동 다세대주택의 경우 최저가격인 9732만원으로 낙찰받는다면 매수인이 인수하는 보증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배당 순위는 1순위 임차인이 소액보증금으로 3700만원, 2순위 임차인이 우선변제권으로 나머지 4800만원, 3순위는 서울보증보험이 1000만원 정도를 배당받게 된다. 

A씨가 최저가격 수준으로 낙찰받으면 시세보다 2000만원 정도 싸게 매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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