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뼈 굵은 연출 전문가가 만든 아주 특별한 공간

조회수 2019. 4. 29. 15: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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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역사와 정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덕수궁 옆 성공회빌딩 2층. 지하철 2호선 시청역과 5호선 광화문역을 잇는 이곳에 신개념 모임 공간 ‘상연재(相緣齋)’가 최근 문을 열었다. 모임 공간이라면 강남이나 종로를 떠올리기 쉽지만 그만큼 차별화한 입지와 콘셉트로 수요자들에게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박명희 상연재 대표. /심기환 기자

고즈넉한 덕수궁 돌담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상연재에서 박명희 대표를 만났다. 17대 대통령 취임식부터 마사회 IMC 총괄, 2018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제작 총괄까지 17년 넘게 전시 기획과 행사 연출 전문가로 잔뼈가 굵었던 박 대표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몸소 느낀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상연재는 어떤 공간인가.


“회의나 세미나, 강연, 고객 상담 등에 필요한 공간을 제공한다.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강연이 이루어지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또 다른 지식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일들을 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름 역시 서로 상(相), 인연 연(緣) 자를 써서 서로 인연을 만들어가는 집이라는 뜻을 담았다.”

덕수궁 돌담길 옆 성공회빌딩 본관 2층에 자리잡은 상연재. 소극장의 상징인 세실극장과 붙어있다. /상연재

- 지금의 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보다 시청역에서 걸어서 2분 거리인만큼 접근성이 좋다. 특히 역사적, 문화적으로 의미가 깊은 곳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남쪽으로 덕수궁 돌담길, 북쪽으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 둘러싸여 있다. 건물 앞쪽엔 올 4월 새롭게 문을 연 서울마루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보인다.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에서 옛 국세청 별관으로 사용하다가 철거하고,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됐다. 이런 공간들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더 큰 가치를 만들어 간다는 상연재의 철학과도 잘 어울렸다.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고풍스러운 콘셉트의 대형 컨퍼런스룸. /상연재

세미나룸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운궁 양이재는 1906~1910년 대한제국 시대 당시 궁 안의 황족과 귀족 자재를 교육하기 위해 설치한 근대식 교육기관인 수학원(修學院)으로 쓰인 곳이다. 모두를 위해 열려 있다는 점만 빼면 상연재가 그 역사를 이어가는 공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 건물 자체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들었다.


“상연재와 붙어 있는 세실극장은 1976년에 개관해 42년 동안 우리나라 소극장 연극의 중심이 되었던 곳이다. ‘올림픽 평화의 문’을 설계한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해 건축잡지 ‘공간’이 꼽는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20선(選)에 들기도 했을 만큼 건축적인 가치가 있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이 좀 더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그런 곳이 되길 바란다.”


상연재에서는 덕수궁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경운궁 양이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상연재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의미 없이 잠시 머물다 스쳐가는 공간이 되지 않도록 상연재를 채워 나갈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이다. 지속적으로 지식을 나누고 싶어하는 강연자들과 이러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학생, 주부, 직장인 분들을 서로 매칭할 수 있는 다양한 커리큘럼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글= 최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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