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588' 일대 분양 아파트, 정말 로또 맞아?

조회수 2019. 4. 25. 11: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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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아파트] 청량리역 분양 아파트의 치명적 약점 3가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에서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줄줄이 분양한다. 지난 3일 서울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40층)’를 시작으로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65층)’와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59층)’등 3개 단지가 이달 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신규 분양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현장이고, 청약에 당첨되면 ‘로또’라고도 한다.

이달 중 서울 청량리역 역세권에 분양할 주상복합 아파트 3곳.

청량리역 일대는 서울 동북부 철도 교통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이다. 1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과 분당선 등 4개 노선이 이미 지나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예비타당성 조사 중)와 C(2021년 착공 예정) 노선이 추가로 개통할 예정이다. 분양 업체들은 청량리역 일대 재개발이 끝나면 고층 주상복합 밀집지로 탈바꿈하는만큼 강북의 신흥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선, 3개 아파트 모두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로 짓지만, 브랜드파워 떨어진다. 현재 주택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빅 3’대 건설사인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이 짓는 아파트는 없다. 통상 강남권에서 랜드마크 아파트를 지을 때는 3개 대형사가 출혈 경쟁을 해서라도 시공권을 따내 브랜드 간판을 내거는 경우가 많다. 청량리가 교통이 좋다고는 하지만, 강북의 외진 동네여서 빅3 건설사의 브랜드는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출처: /효성 제공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조감도.

청량리 분양단지들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학군이다. 주변에 선호하는 중·고등학교 학군이나 학원가가 없다. 초등학교도 걸어서 통학하기에는 거리가 멀다.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를 기준으로 신답초 12분, 전농초는 약 18분이 걸린다.

출처: /네이버 항공뷰
2009년 촬영한 청량리역 일대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청량리 재개발 단지들은 ‘청량리 588’이라 불리던 집창촌을 철거하고 그 주변에 짓는다. 집창촌은 폐쇄됐지만, 주변 환경은 아직 열악한 편이다. 주변에 지상철도와 전통 시장을 중심으로 유흥가가 형성돼 있다. 교육 환경에 민감한 학부모들은 꺼릴 수밖에 없는 입지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공사가 완료되면 당연히 환경이 개선되겠지만 아직은 슬럼가 이미지가 남아있어 학원가를 비롯한 학군이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취약한 교육 환경은 특히 전용 84㎡ 주택형 아파트의 주 소비자 층인 30~40대 연령층 수요자가 보는 단점이 될 수 있다.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의 경우 전용59㎡가 22가구, 전용 84㎡가179가구로 전용 84㎡가 주력이다.

기차역 바로 앞 주상복합이라는 조건은 출퇴근 시간을 중시하는 젊은 직장인이나 경춘선·GTX 등의 노선을 자주 이용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처음 등장한 2000년대 초반까지는 일반 아파트보다 인기가 더 좋았다. 일반 아파트 단지보다 교통·편의 시설 접근성이 뛰어나 생활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이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현재 아파트 주 수요층은 도로와 상가로 둘러싸인 주상복합 아파트보다 외부의 번잡함과 단절된 조용한 아파트 단지를 주거 공간으로서 선호한다.

출처: /효성 제공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의 세대 배치도와 전용 84㎡ 주택형 평면도(오른쪽 아래).

주상복합이라는 한계 때문에 가구 평면과 동 배치도 약점으로 꼽힌다.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를 배치도를 보면 판상형보다 인기가 떨어지는 타워형 구조로 되어 있으며 A·B 2개 동의 1~4호 라인이 전부, 거실이 동(東)향 혹은 서향이다. 특히 1·2호 라인은 침실 1·2가 북쪽을 향하고 있어 특히 채광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의 주택형, 층별, 라인별 분양가.

청약할 때 동이나 라인 등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향(向)의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청약해야 한다. 분양가는 1·2호라인이 3·4호 라인보다 최대 3500만원 저렴하다. 또한 전체 가구수가 작은 주상복합이기 때문에 일반 아파트보다 관리비가 더 나올 수 있다. 최근에는 주상복합 아파트의 관리비가 낮아지긴 했지만, 국토부에 따르면 통상 일반 아파트에 비해 주상복합은 공용 관리비가 60% 정도 더 비싸다.


청량리역으로 들어가는 주변의 지상철도 때문에 기차 소음도 우려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창문을 닫으면 집 안에서 기차 소음은 들리지 않겠지만 문을 열어놓았을 때는 철도 소음이 당연히 들릴 것이고, 예민한 사람은 신경이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의 전용 84㎡ 분양가는 8억2000만~8억7800만원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중 드물게 전 주택형이 분양가 9억원 미만이어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주변 분양가 대비 2억원 이상 저렴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청량리역으로부터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전농동 ‘래미안 크레시티’ 전용 84㎡는 작년 실거래가 최고가가 11억원이었고 올해 3월에는 1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작년 8월에 9억원(8층)에 거래된 매물도 있어 이와 비교하면 가격 격차가 크지 않다. ‘래미안 크레시티’는 2014년 입주한 대단지(2397) 일반아파트로 청량리역을 이용하기 편리하면서도 주상복합보다 대체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거기다 서울 전체적인 아파트 시장 분위기는 작년 하반기 상승분을 반납했고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태이다.

출처: /한양 제공
'청량리역 한양 수자인' 조감도.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와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각각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보다 비싼 3.3㎡당 2600만원대와 2570만원의 평균 분양가를 책정할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게 되면 저층을 제외하고는 전용 84㎡ 분양가의 경우 9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건설사가 자체적으로 연대보증 등의 방법으로 대출을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분양가의 60~70%의 달하는 계약금·중도금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청약하기 전 건설사에 대출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자금이 부족하다면 청약하지 않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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