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하락 기대 말고, 지금 사는 게 이득"

조회수 2019. 4. 1.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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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숑 "서울주택시장 조정기 접어들어..실수요자, 눈여겨봤던 곳 사라"

"서울 주택 시장은 상승기가 아니라 조정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 지역 집값은 떨어진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수요자라면 집값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눈 여겨봤던 아파트가 내가 사려고 하는 ‘기준’에 맞는다면 지금이라도 사는 게 이득입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최근 열린 ‘부동산 슈퍼콘서트’에서 “조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집값 떨어질 걱정부터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서울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그는 서울 집값이 1평(3.3㎡)에 10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오르는 데는 5년 걸렸지만,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뛰는 데는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김 소장은 “앞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더 비싸질 것이며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으로 약 15년간 근무한 통계 전문가다. 2015년부터 ‘빠숑’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집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투자자와 내집 마련을 앞둔 소비자는 김 소장의 말에 주목하고 열광한다. 반면, 집값이 계속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를 미워하고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친정부 성향의 공중파 방송에선 “광주 아파트값이 폭등한 건 빠숑 때문”이라는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지금 하락장이라고 망설이지 말고, 눈여겨봤던 아파트 사라

출처: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같은 지역이라도 기간을 어느 정도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집값 변동률이 다르게 나타난다. 그림에서 빨간색은 집값 상승, 파란색은 집값 하락을 나타낸다.

김 소장은 이날 강연에서 실수요자라면 아직도 서울 집에 집을 사야할 이유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집값 흐름은 단기(3년 미만)·중기(3~5년)·장기(5~10년)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중에선 당장 눈앞에 보이는 가격 흐름, 즉 단기적 관점만을 갖고 집을 살지 말지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김학렬 소장은 “요즘이 말하는 집값 하락기, 상승기는 3년 미만의 단기 흐름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실수요자들은 여기에 휘둘리지 말고 중·장기적 관점을 갖고 시장을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점점 더 빠르게 오르고 있는 서울 집값.

■입지·상품·가격 골고루 따져서 아파트 결정해야…서울에선 혐오시설 제거도 충분한 상승 요인

출처: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3가지 기준(입지, 상품, 가격)에 따라 아파트를 매수해야 한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아파트를 매입할 때 고려해야 하는 기준으로 입지·상품·가격이라는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입지 조건을 분석할 때는 주변에 일자리가 많은지, 교통이 편리한지, 신축 아파트 단지가 3곳 이상 있는 동네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 아파트 자체의 상품성을 봐야 한다. 5년 이내 지어진 신축 단지라면 집 구조나 커뮤니티 시설을 따져보고, 오래된 아파트라면 재건축 가능성을 보면 된다. 세 번째, 가격은 아파트 시세가 실거주 수요층이 활발히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정도로 형성되어 있는 지를 고려한 것이다.

출처: /이지은 기자
그동안 주거 선호도가 높지 않았던 지역인 서울 신길뉴타운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집값이 1년만에 3억원 안팎 뛰었다.

김 소장은 예시로 2~3년전 신길뉴타운이 이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말했다. 중국인·조선족이 많이 사는 대림동과 가까워 집값도 싸고, 인기도 없었지만 새 아파트가 들어서고 신림선·신안산선 연장 호재에 따라 집값이 크게 올랐다.

출처: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서울에서 혐오시설이 사라지는 곳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정기 끝나면 집값 오를 10곳, 수색·장위뉴타운·덕양구…


김학렬 소장은 그가 앞서 말한 세 가지 기준들에 근거해 조정기 이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수도권 지역 10곳을 꼽았다.

출처: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조정기 이후 서울에서 집값 상승이 예상되는 10곳.

우선 지금도 입지가 우수해 집값이 높은 편인 곳들 중에서는 압구정, 한남뉴타운, 여의도, 목동 4곳을 꼽았다. 모두 재건축 사업을 앞두고 있거나 현재 사업을 진행 중인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 당장은 주거 환경이 우수한 편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거환경이 크게 바뀔 지역으로는 상계뉴타운, 수색증산뉴타운, 동대문구 청량리, 장위뉴타운 4곳을 꼽았다.


상계뉴타운은 GTX-C노선 창동역 착공(2020년 예정)·동북선 경전철(상계역~왕십리역, 2024년 완공 예정) 등 서울 동북권역에서 가장 많은 호재가 몰려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아직 1평(3.3㎡)당 1000만원대인 신축 아파트를 찾아볼 수 있어 앞으로 집값이 오를 확률이 높다.


수색증산뉴타운은 상암업무지구를 끼고 있는데도 아직 평당 아파트 가격이 2000만원 선이라 가격 경쟁력이 있다. 장위뉴타운은 평지를 개발해서 새 아파트를 짓는 곳으로 더 이상 호재가 없는 길음뉴타운을 제치고 성북구의 대표 주거지역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평이다. 집창촌이 몰려 있었던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는 올해 롯데캐슬(65층)이나 한양수자인(59층) 등 초고층 아파트 분양을 끼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 가치가 높다.

출처: /이지은 기자
경기 고양 지축지구의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경기도에서 유망한 지역으로 꼽은 지역은 광명시와 고양시 덕양구 2곳이다. 김 소장은 광명시는 전체적으로 택지개발사업과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주거 환경이 크게 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양시 덕양구에는 삼송지구·원흥지구·지축지구 등 택지개발지구가 많다. 서울까지 지하철로 20~30분 정도면 도착할 정도로 입지가 좋은데 비해 분양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들이 평당 1000만원대라 비교적 저렴한 축에 속한다.


김학렬 소장은 “지난 2년 동안은 서울 전역 아파트 값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앞으로는 서울 내에서도 입지·상품 경쟁력에 따라 큰 차이가 날 것”이라며 “지금 같은 장세에서 집을 사려며 예전보다 발품도 많이 팔아야 하고, 전략도 꼼꼼하게 짜야 한다”고 말했다.



글=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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