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지리산에서 제2의 삶..풍경 품은 단독주택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내가 꿈꾸는 집] 산꼭대기에서 음악과 문학을 즐길 수 있는 단독주택
지난해 준공한 이 집은 경남 함양의 지리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마을 꼭대기에 있다. 지리산 둘레길과 이어진 곳이어서 산을 좋아하는 이들이 자주 찾는다. 50여 가구가 모여 있는 마을을 통과해 2㎞ 쯤 올라가면 나지막한 산중턱에 단순한 박공 지붕의 외관을 가진 이 집이 보인다.
음악과 책을 좋아하는 건축주 부부는 이 집을 ‘함양 카메라타’라고 이름 붙였다. 이탈리아에서 유래된 ‘카메라타(Camerata)’는 오늘날로 말하면 ‘음악 클럽’과 같은 의미다. 건축주는 은퇴 후 지인들과 함께 음악과 문학을 이야기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집을 그런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건축 개요
건축가: 최재철
위치: 경남 함양
규모: 지상 2층
대지면적 : 659㎡
연면적 166.75㎡
준공년도: 2018년
사진: 함영인 작가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은퇴를 앞둔 건축주는 남은 여생을 보내게 될 집을 짓기 위해 적당한 터를 수년 간 찾아 헤맸다. 그러다 발견한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집이 완성되기 전 1년 간 부부는 매주 이곳에 내려와 근처에 작은 소형주택을 빌려 지내면서 집터와 친해지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 집은 외관 디자인을 철저하게 단순화했다. 시공할 때 하자 요인을 줄여 공사비를 낮추고, 입주 후에도 유지·관리가 어렵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많은 이들이 함께 모여 음악을 듣고 대화할 수 있도록 안락하고 분위기 있는 내부 공간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건축주 부부는 외부 디자인도 화려하기를 바랐지만 보다 친환경적인 재료로 건강하고 아늑한 실내 공간을 만들어보겠다고 설득했다. 건축주는 흔쾌히 동의했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 지리산 사계(四季)를 감상할 수 있는 창
건축주 부부는 입주 후 한동안 매주 손님을 치렀는데, 마당에서는 별 반응이 없다가도 손님들이 현관문을 열고 중문(中門)을 지나면 감탄을 연발했다는 후문이다. 외관은 평범했지만 실내로 들어오면 전혀 다른 분위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부부의 취미 생활을 위해 작은 방 2개를 층고가 낮은 2층에 배치하고 1층은 거실, 주방과 같은 공용 공간으로 설계해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구분했다.
사계절 달라지는 지리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남측으로 거실을 가운데 두고 좌우측으로 안방과 게스트룸을 배치했다. 전망과 채광을 위해 다양한 크기의 창으로 자연을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 친환경 재료로 다채롭게 꾸민 내부
외관을 단순화해 절약한 돈으로 내부 인테리어에 친환경 재료를 사용할 수 있었다. 바닥에는 오크 원목마루, 벽에는 친환경 종이 벽지, 거실과 주방 천장에는 소나무 루바, 화장실 천장에는 히노끼 루바, 침실 문에는 홍송도어를 각각 사용했다.
1층에는 개방형 거실과 주방이 있다. 이 공간은 2층을 감싸고 있는 지붕에 창을 달아 열린 공간으로 계획했다.
거실 코너에는 장작 벽난로와 건축주의 로망 중 하나였던 책꽂이를 놓아 계단에 앉아 책을 볼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