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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질 때 경매로 집 사면 안돼" 정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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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석의 경매시크릿] 집값 하락기에 경매로 아파트 사면 손해라는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미성아파트'.

출처다음 로드뷰

B씨(47)는 자영업자다. 영업장소는 서울 여의도인데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출퇴근이 불편할 정도로 멀어 아예 여의도로 이사할 생각이다. B씨는 경매에서 이달 20일 1차 매각기일을 앞두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미성아파트(서울남부지방법원 2018-8290)’ 전용 92.56㎡ 주택을 발견했다. 최초감정가는 11억3800만원으로, 시세보다 2억5000만원 이상 저렴했다. 게다가 영업장소와 가까운 곳에 있는 아파트여서 마음에 쏙 들었다. 

등기부상 별 문제 없어보이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미성아파트.

출처신한옥션SA

경매에 참여하려고 등기부를 확인해보니 1순위 근저당권, 2순위 근저당권, 3순위 근저당권, 4순위 경매개시결정(임의경매) 순이었다. 등기부에 공시되는 모든 권리는 경매로 소멸한다. 매각물건명세서의 부동산 표시에는 ‘전입세대 열람내역서상 소유자 세대주 이OO의 주민등록등본이 발급되므로 소유자 점유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있고,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없어 깔끔한 상태였다.

그런데 B씨의 얘기를 들은 친구 한 명이 미성아파트 경매 참여를 한사코 말리며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요즘처럼 집값이 떨어지는 시기에 경매로 아파트를 매수하면 결코 저렴하게 사는 게 아니다”라는 것이다. 

출처/이지은 기자

B씨 친구 말이 어느 정도는 맞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 경매로 사면 매수자에게 불리해서다. 반면 집값 상승기에는 경매가 유리하다. 경매 물건의 최초감정가가 정해지는 시점과 매각기일 사이에 시간 차이가 있어서다. 만약 매각기일에 유찰된다면 시간 격차는 더 벌어지고, 그만큼 집값 상승·하락 흐름이 최종 낙찰가격에 더 많이 반영되는 것. 

예를 들어 경매에 A아파트가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이 아파트의 최초감정가는 1억원. 하지만 집값 하락기라면 매각기일에 아파트 시세가 8000만원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일이다. 이 경우 최초감정가(1억원)에 낙찰받아도 시세보다 2000만원 비싸게 매수하게 되는 것. 반면 집값 상승기여서 시세가 2000만원 상승한 채로 경매가 종료됐다면 시세보다 2000만원 저렴하게 내집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모든 부동산의 가격은 천편일률(千篇一律)적으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상승기라고 해서 모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거나 하락기라고 해서 모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아파트만 봐도 서울·수도권·지방의 아파트 가격은 각각 다르게 움직인다. 특히 서울 아파트는 입지(강남·강북)나 종류(신축·재건축)에 따라 가격 변동이 천차만별이다. 경매에 나온 아파트가 선입선출법으로 매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같은 날짜에 경매에 붙여졌어도 매각되는 시점은 각각 다르며 최종 낙찰가 또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부동산 가격 추이와 경매 물건 매각 시점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부동산 하락기라고 해서 경매로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이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어떠한 ‘시점’이 경매의 유불리를 결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이 경매에 참여하는 시점에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매수한 후에도 미래 자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확실한 상태라면 부동산 주기설과 상관없이 우선 경매에 참여해 낙찰을 받아보는 것이 유리하다.


2018타경8290 매각물건명세서.

출처신한옥션SA

B씨가 관심을 가진 미성아파트 시세는 13억9000만원이다(2019년 3월 8일 기준, KB국민은행). 지난해 9월 21일 최초감정가(11억3800만원)가 정해질 때보다 오히려 시세가 2억5200만원 오른 상태다. 게다가 여의도에 위치한 아파트인 점을 고려하면 미래 가치도 양호한 편. B씨가 최초감정가 수준으로 낙찰받아도 최소 2억원 정도의 자본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다.

글=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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