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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매물인데 '유치권' 있어 포기?…"그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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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석의 경매시크릿] 악명 높은 '유치권' 붙어있는 건물인데…경매 참여해도 될까

내집 마련을 꿈꿔왔지만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고민이던 회사원 K씨(34). 경매에서 다음달 3차 매각기일을 앞두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태솔아파트1차(서울북부지방법원 사건번호 2017-7385[2])’를 발견하고 눈이 번쩍 뜨였다. 이 아파트 최저매각가가 1억9712만원으로 최초감정가 3억800만원 대비 36%(1억1088만원)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만약 최저매각가 수준으로 낙찰받는다면 시세보다 5000만원 이상 싸게 매입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지금까지 모아둔 목돈으로 충분히 매입할 수 있는 정도이고, 몇 년 뒤 결혼하면 신혼집으로도 손색이 없는 아파트라 경매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곧바로 등기부를 확인해보니 1순위 근저당권, 2순위 근저당권, 3순위 가압류, 4순위 경매개시결정(임의경매) 순이었다. 등기부에 공시되는 모든 권리는 경매로 소멸한다. 그런데 매각물건명세서의 부동산 표시에 ‘2018년 4월 13일 김으로부터 공사대금 7000만원의 유치권 신고서가 제출되었으나, 그 성립 여부는 불분명하다’는 내용이 있었다. K씨는 경매 공부를 통해 유치권의 고약함에 대해 똑똑히 배운 적이 있다. 유치권이 성립하는 경우에는 매수인이 이 유치권을 인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K씨는 이 ‘태솔아파트1차’에도 유치권이 성립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우선 유치권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채권자가 채무자의 건물로 인해 발생한 채권을 갖게 되는 경우, 이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건물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를 유치권이라고 한다. K씨가 배운 대로 등기부에 적혀있는 모든 권리가 소멸한다고 해도 유치권이 성립한다면 매수인은 이를 인수해야만 한다.


그런데 유치권은 기본적으로 유치권자들이 건물을 점유하고 있어야 성립하는 권리다. 여기서 점유는 ‘건물이 사회통념상 유치권자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여지는 객관적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한다. 개념이 모호하긴 하지만, 점유는 건물과 사람간 시간·공간적 관계와 본권관계, 타인지배의 배제가능성 등을 고려해 사회관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대법원 95다8713 참조)하는 것이 원칙이다. 건물에 24시간 상주하는 식의 직접점유만 점유로 인정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건물 출입문을 폐쇄·통제하거나 주변에 펜스를 설치하고, 유치권 행사 내용을 팻말·현수막에 적어 게시하는 등 간접점유하거나 제 3자(점유보조자)를 통해 건물을 지배·관리하는 것도 유치권 행사의 일환으로 간주한다. 

그런데 점유의 시작은 경매개시결정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 경매개시결정 이후에는 유치권자들이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유치권자들이 유치권을 내세워 매수인에게 대항한다면 경매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05다22688 참조).

‘태솔아파트1차’의 경우 부동산 현황조사서에 ‘현황 조사를 위하여 현장을 방문했지만, 폐문부재로 소유자 및 점유자를 만나지 못하여 안내문을 투입하였으나 아무 연락이 없어 점유자 확인 불능’이라는 내용만 적혀 있다. 채권자들이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내용도 없다. 따라서 유치권자들이 이 아파트를 점유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유치권은 성립하기 어렵다. 따라서 K씨는 마음 놓고 ‘태솔아파트1차’ 경매에 참여해 내집 마련의 기회를 잡아봐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글=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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