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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가 꿈인가요? 만원이면 될 수 있습니다"

조회수 2018. 12. 23. 06: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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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대한 애착이 유독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 요즘 ‘건물주’를 가장 부러워 한다죠. 몇 년 전만 해도 부동산 투자는 부자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져 종잣돈이 부족한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먼 얘기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리츠(REITs)’를 통해 커피 한 잔 값만 있어도 대형 빌딩에 투자할 수 있게 됐습니다.”

리츠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은퇴 자금 운용이나 일반 직장인의 일상적인 자금운용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한 투자상품이다. 리츠는 개인이 소액으로도 대형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게 만든 금융 상품이다. 보통 빌딩을 한 채 사려면 아무리 작아도 최소 10억원 이상, 대형 오피스는 수천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하다. 일반 투자자는 엄두도 못 낸다. 하지만, 리츠를 활용하면 이론적으로는 몇천원으로도 빌딩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   

리츠운용회사가 투자자들에게 모은 자금으로 빌딩을 산 뒤, 임대·관리해서 발생한 수익을 다시 투자자들에게 배분(배당)하는 식으로 운영한다.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금융투자 상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리츠로 투자할 수 있는 빌딩으로는 판교알파돔시티6-4오피스와 용산더프라임타워 등이 있다.

최근 열린 ‘2019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만원으로 건물주 되기’라는 주제로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대표이사가 강연했다. 그는 올해 부동산금융업계에서 최고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신한알파리츠’를 공모를 이끌어 투자자 5000여명에게 총 4927억원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남 대표 이사는 강의에서 “앞으로는 주식을 비롯한 고위험 금융상품대신, 고령화사회에 발맞춰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보장하는 리츠 투자가 대세로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리츠 평균 수익률 7.6%...임대 관리 신경쓸 필요 없어

남 대표는 먼저 리츠에 투자하는 것이 직접 건물주가 되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을 직접 소유하면 배관·전기·난방 등 시설 관리, 세금 계산, 공실 관리, 세입자 관리 등을 하느라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리츠에 투자하면 자산관리회사가 모든 임대 관리를 대신해 주기 때문에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수익률도 7.6% 선으로 높은 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리츠의 연 평균 배당률은 7.59%(임대주택 리츠 제외), 최근 3년간 평균 수익률은 8.57%이었다. 남 대표는 “현재 1년 정기예금이율이 2% 안팎, 국채 수익률이 3~4%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시중의 투자상품으로는 아주 높은 수익률”이라며 “특히 요즘처럼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리츠가 일정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현재 상장되어있는 리츠 상품 201개 중 일반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모 리츠는 단 6개 뿐이라는 것. 그마저도 이 중 2개는 올해 상반기에 등장했다. 현재 37조원 규모의 리츠시장 중 공모 리츠는 전체의 1% 정도인 4600억여원에 그친다.

남 대표이사는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정책을 펼치는 대신, 간접 투자 상품인 리츠에 대해서는 배당금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공모 리츠 시장 규모는 훨씬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가 하락과 금리 인상 영향 덜 받아

리츠의 안정성은 어떨까. 남궁훈 대표이사는 “주가가 떨어지거나 금리가 올라도 리츠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각국 연기금들도 리츠의 안정성을 믿고 점점 투자액을 늘려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남 대표에 따르면 전세계 리츠 시장을 분석한 결과, 부동산 가격과 리츠 주가는 정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부동산 가격에 따라 리츠 주가도 결국 상승세를 탄다는 뜻이다.

아시아에서 리츠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일본과 싱가포르를 보면 리츠 주가를 건물의 가치(순자산 가치)로 나눈 값은 ‘1’이거나, 그 이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정 건물의 가격이 오를 때 이 건물을 대상으로 만든 리츠의 주가도 같이 상승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성화된 공모 리츠 상품으로 꼽히는 ‘신한알파리츠’ 역시 상장 이후 이 값이 1을 웃도는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주가 5570원, 순자산가치 5371원 기준). 

남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서 악재로 꼽히는 금리 인상기에도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리츠가 투자하는 대형 오피스의 경우 임대 계약을 할 때 매년 2~3% 정도의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장기 임대(5~10년)와 고정금리(5~7년)를 조건으로 내걸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고 말했다.

리츠는 계약상으로 금리를 고정해둔 상황에서 우량 임차인을 계속 보유하는 구조여서, 부동산 매입가격 대비 임대소득도 일정 수준으로 유지된다. 이런 구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도 리츠 수익률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는 경향이 강하다.

리츠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 아닌 만큼 공격적인 ‘단타’ 투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답답한 상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남 대표는 “그동안 대형 부동산에 투자하기 원했지만 목돈 마련이 힘들었거나, 임대 관리에 부담을 느낀 경우에는 리츠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노후에 넉넉한 생활비를 마련하는 정도의 수익을 원하는 일반 투자자는 리츠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글=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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