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이용해 사생활 걱정 없앤 5층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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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건축 개요
건축가: 보 쫑 응야 건축사무소(Vo Trong Nghia Architects)
위치: 베트남 호치민
대지면적: 60.72㎡
연면적: 217㎡
사진: 히로유키 오키(Hiroyuki Oki)
도로에 인접한 이 집은 그 자체로 거리의 나무와 같은 역할을 한다. 좁은 골목에 들어섰지만, 층마다 대나무 화분을 둬 사생활을 보호함과 동시에 집 안에서 녹음을 즐길 수 있다. 베트남의 일반적인 주택처럼 대지가 좁아 수직적으로 배치해 공간을 확보했다.
지상 1층부터 5층까지 올라갈수록 사생활 보호가 강한 공간으로 이동한다. 1층에는 현관과 손님방, 2층에는 거실과 응접실, 3층은 아이들 방, 4층은 안방으로 구성돼 있다. 5층에는 작은 수영장과 서재가 있다. 이 집은 좁은 대지에서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여러 성격의 공간을 구성하고 개인 수영장까지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급속한 도시화로 베트남 도시들은 열대성 녹지 공간을 잃게 됐다. 새로 성장한 도시는 자연과의 관계성을 잃고 있다. 이 집은 호치민 시내에 있는 좁은 골목길의 소규모 주택이다. 이 프로젝트는 ‘나무를 위한 집’으로 고밀도 구역 내 녹지 공간을 목표로 디자인한 주택이다. 베트남 도시에는 좁은 골목길이 수없이 많다. 길 너비는 2~3m에 비슷비슷하고 좁고 긴 빌딩이 협곡처럼 양쪽으로 늘어서 있다.
협소한 골목길에 있는 이 집은 편안한 주거 공간을 위해 설계됐다. 특히 대나무에 대한 건축주의 애정을 그대로 담았다. 아시아의 환경적 특징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대나무 화분은 자연 환기와 자연광을 방해하지 않도록 배치했다. 게다가 이웃들과 편안한 거리감을 형성한다. 이는 개방된 화장실과 계단 가까운 침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화분을 집 전면에 배치해 깊은 처마를 만들었는데 이는 우기에도 창문을 열 수 있도록 해준다. 집 뒤편에는 덩굴 식물에 싸인 준개방형 계단이 있다. 줄기와 잎이 완충재로 작용해 직사광선을 차단한다. 녹색 식물로 둘러싸여 시원한 바람이 집안으로 통한다.
그 결과 집 에어컨 사용률이 상당히 줄었다. 대나무는 콘크리트의 강렬하고 무거운 외관을 완화하고 주택의 전반적인 미적 수준을 높였다. 이 프로젝트는 녹지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편안하고 개방된 주거 공간으로 밀도 높은 작은 대지에 대한 해결책이 된다. 기능적이고 미적인 요구를 충족할 뿐만 아니라 이웃이나 자연과 연결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