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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될 건물 77억 주고 산 빅뱅 태양, 이유가..

조회수 2018. 9. 18. 16: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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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빌딩] 헐릴지도 모르는데…빅뱅 태양의 베팅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메인 보컬인 태양(본명 동영배·30)씨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중 한 명입니다. 2008년 솔로앨범 ‘나만 바라봐’로 음원차트 3주 연속 1위, 2014년엔 ‘눈, 코, 입’으로 올해의 노래상을 휩쓸기도 했죠.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빠지는게 없는 태양씨는 올 2월 여배우 민효린씨와 결혼하며 ‘품절남’ 반열에 올랐습니다. 지금은 군에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그룹 빅뱅의 메인 보컬인 태양(본명 동영배·30)씨.

태양씨는 건물 투자에서도 소위 ‘빅뱅’을 일으킵니다. 서울에서 가장 잘 핫한 동네 중 한 곳인 한남동의 건물주가 된 것이죠. 한남동은 가격도 가격이니와 부자들이 선호하는 장소로 수요가 많아 빌딩 매물 자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곳인데요. 


그는 한남동 중에서도 핵심 상권인 한남오거리에 빌딩을 구했습니다. 게다가 그의 빌딩에는 다른 빌딩에선 흔히 보기 어려운 ‘숨은 기회’도 있었죠.

서울 용산구 한남동 태양씨 소유 건물. 이태원 상권과 한남뉴타운의 배후인 한남오거리에 있다. /땅집고

태양씨는 2016년 5월 한남오거리에 있는 대지면적 350㎡, 연면적 1535.36㎡, 지하 1층~지상 7층 빌딩을 77억5000만원에 매입합니다. 3.3㎡(1평)당 약 7300만원이죠. 2008년 지어진 이 건물은 지하 1층~지상 2층은 근린생활시설, 지상 3~7층은 사무실로 쓰고 있습니다. 10년된 건물 치고는 관리 상태도 좋은 편입니다.


건물 전체에서 보증금 4억7000만원, 월 3000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습니다. 매입 당시 대출 20억원을 받아 연 3% 기준으로 월 500만원 정도 이자를 내도 월 2500만원, 연 5.68% 수익이 나는 고수익 빌딩입니다.


이태원 상권과 강남 상권이 각각 차로 10~15분 거리에 있고, 태양씨가 살았던 유엔빌리지도 가까웠습니다. 한남뉴타운 중 가장 크고 진행 속도가 빠른 한남3구역도 인근이어서 개발이 완료되면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입지이기도 합니다.

태양씨가 소유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빌딩. /빌사남 제공

사실 이런 매물은 희소성이 아주 높습니다. 심지어 강남 빌딩을 사려던 투자자조차 마음을 돌려먹는 빌딩인데요. 그는 남들이 쉽게 알기 어려운 이 빌딩의 비밀을 하나 더 알고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이 빌딩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계획대로 개발하면 이 빌딩은 도로와 공원으로 바뀌어야 하는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리스크가 있다면서 무슨 기회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 기껏 사놓은 건물이 나중에 도로와 공원이 되면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매입을 꺼릴 수 있는 것이죠.

태양씨 건물 필지(빨간색)는 한남 제1종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에 따라 재개발이 완료되면 도로(회색)와 공원(녹색)이 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빌사남 제공

하지만 리스크는 기회입니다. 서울시에서 이 건물을 계획대로 개발하지 않고 보상비가 너무 비싸다는 등의 이유로 건물은 남겨둔 채 뉴타운 개발을 진행하면 건물 가치는 오히려 더 치솟게 될 것입니다. 고급 주택가로 재개발을 추진 중인 한남 3구역이 바로 뒤편에 있기 때문이죠.

재개발이 추진 중인 한남뉴타운.

설사 계획대로 공원이나 도로로 개발돼도 서울시에서 감정가를 주고 매입해야 하는데, 공시지가는 매년 오르는 추세여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태양씨가 손해볼 일은 크게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세 수입까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겠죠.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한 대기업 계열사도 인근 한남근린공원을 비슷한 방식으로 사들였다고 합니다. 공원으로 편입된 땅을 싸게 사서 보상을 받든, 운이 좋아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돼 개발을 하든 무조건 이득인 점을 겨냥한 것이죠.

대기업 계열사가 매입한 한남근린공원. 북쪽으로 나인원한남 부지와 붙어있다.

사실 해당 지역의 개발 계획을 담은 지구단위계획은 구청 등 관공서에 가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어 비밀이라고 하긴 조금 거창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나중에 건물이 사라질 수도 있는 리스크라고 생각해 투자를 꺼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뒷배경까지 알고 투자한 태양씨는 굉장한 안목을 지닌 투자를 감행했다고 봐야 합니다.


태양씨가 건물을 샀던 2016년 당시 인근 빌딩 시세는 3.3㎡당 5500만원선이었는데, 그는 3.3㎡당 약 7300만원을 주고 이 건물을 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양씨는 올 3월 강원도 철원군 6사단 청성부대 신병교육대에 입소해 현재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조선DB

인근 건물들의 매각 사례를 감안하면 매입 후 2년이 지난 지금, 태양씨 건물의 시세는 90억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태양씨의 필승카드가 어떻게 먹혀들지 주목됩니다.


글=고차원 빌사남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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