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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은 잊어라...이젠 '와비사비' 시대

스웨덴 라곰, 덴마크 휘게와 비슷한 소박한 삶 추구...흠집난 물건, 손때묻은 낡은 가구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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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비사비(わびさび)’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을 귀하게 여기는 삶의 방식이다. 미완성, 단순함을 가리키는 일본어 와비(わび)와 오래됨, 낡은 것이란 의미의 사비(さび)가 합쳐져 ‘미완성의 아름다움’이란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교토 겐닌지 (建仁寺)에 있는 다실 도요보(東陽坊).

출처가온건축

참선을 접목한 다도법을 확립시킨 일본 전국시대 다인(茶人) 센노리큐의 와비차(わび茶) 사상에서 비롯됐다. 임형남 가온건축 대표는 “어딘가 쓸쓸한 감성과 조금 모자란 듯한 느낌을 주는 미학인데, 일본 교토의 오래된 정원이나 다실 등에서 와비사비 철학이 담긴 작고 소박한 공간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적당한 삶을 가리키는 스웨덴의 라곰(Lagom), 나와 친밀한 이들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소박하고 느긋한 삶을 추구하는 덴마크 휘게(Hygge), 미국의 킨포크(Kinfolk)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며 최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떠올랐다.

'친족, 가까운 사람'이라는 뜻의 영어 킨포크(Kinfolk)는 포틀랜드 지역 주민 네이선 윌리엄스가 그의 아내와 자신의 동네, 일상을 수록하는 잡지를 발간하면서 시작했다. 친환경 밥상을 차리고, 이웃과 함께하며, 느리고 여유롭게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지향한다. 이를 통칭해 '킨포크 족(族)'이라고도 한다.

출처unsplash

오랜 쓴 가구, 무심코 사용하는 물건이지만 내손에 꼭 맞는 편안한 물건, 자연스러운 불규칙함을 아름답게 느낄 수 있는 마음가짐을 지향한다. 겉모습보다 속이 알찬 삶을 추구한다. 미니멀리즘과 유사하지만 ‘소유’에 대한 태도에서 차이가 있다. 미니멀리즘은 이미 소유한 물건들을 버리는 데서 오는 해방감이 포인트다. 와비사비는 부족한대로 그 자체를 즐기며 사는 소박하고 느긋한 마음이 핵심이다.

마른 꽃입과 양초, 오래된 주전자와 같이 오래됐지만 내 손에 익숙한 물건들.

출처unplash

그렇다면 와비사비 라이프를 보여주는 인테리어는 어떤 모습일까. 땅집고는 와비사비 인테리어 방법들을 살펴봤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물건들

와비사비 인테리어는 자연스러움과 친근함을 소중히 여긴다. 때로는 볼품없어 보일 수 있다. 내 곁에 머무르는 동안 유행이 지나거나 낡기 때문이다. 자연 소재로 된 가구나 자재는 마모나 변형이 심할 때도 있다. 하지만 와비사비 인테리어에서는 그런 ‘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아름답게 여긴다.

편안한 1인용 안락의자와 옹이가 새겨진 나무테이블 의자들, 벽돌로 마감한 벽이 자연스럽고 편안한 인상을 준다.

출처unsplash

전문가들은 물건을 정리할 때 가장 오랫동안 내 곁을 지킨 것들을 다시한번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비틀어지고 흡집이 났지만 오랫동안 애정을 가지고 쓴 물건이라면 손과 눈, 피부에 모두 익숙해 내 몸에 꼭 맞을 확률이 높다.

손에 익은 도자기와 패브릭들.

출처unsplash

사용할 사람을 생각하면서 정성스럽게 만든 수제품도 와비사비 인테리어를 완성시킨다. 수제품은 정교하고 완벽한 모양을 갖추지 않았지만 이 세상에 하나뿐인 물건이란 점에서 소중하다.

물레로 빚은 도자기 그릇은 공장에서 찍어낸 것과 다르게 모양이 각각 다른 것이 매력이다.

출처unsplash

■ 와비사비와 어울리는 컬러

낡고 오래됐지만 본연의 기능적인 요소를 잘 갖춘 가구는 처음 빛깔은 잃었어도 주인의 손떼가 묻으며 독특한 컬러로 변하기도 한다. 요즘은 일부러 이런 느낌을 내는 다양한 빈티지 컬러들이 생산된다. 빈티지 신제품이 늘어나도 자연스럽게 시간을 머금은 컬러를 따라가기 어렵다.

오래 사용해 빚이 바랜 빈티지 가구들로 채운방.

출처unsplash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어떤 특정한 디자인을 따르기보다 사는 사람의 개성이 한껏 묻어나는 스타일의 집이 가장 좋은 홈스타일링이라고 입을 모은다.

출처unsplash

와비사비 스타일에서는 시야를 사로잡는 알록달록한 컬러, 눈이 부시거나 자극적인 색은 거리가 있다. 톤이 낮고 부드러운 색을 가졌다. 삼화페인트의 한 관계자는 다소 둔탁해 보이지만 어떤 컬러와도 잘 매치되는 미드톤이나 모노톤 색상을 추천했다. 다른 인테리어 아이템이나 요소를 더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런 컬러를 띠는 공간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눈이 피곤하지 않다.

무채색 컬러와 미드톤 담요, 그리고 자연스러운 소품들이 잘 어우러진 거실.

출처sutterstock

■ 시든 꽃도 아름답다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킨포크(KINFOLK)의 총괄프로듀서인 줄리포인터 애덤스는 “와비사비는 죽음을 소멸이 아닌 아름다움이 무르익는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색이 변한 장미.

출처unsplash

보통 인테리어를 할 때 시든 꽃으로 장식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와비사비 인테리어는 잎이 마르거나 색이 변한 식물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장식으로 담아낼 방법을 찾는다. 일본의 전통 꽃꽂이 양식인 이케바나(生け花, livig flowers)는 시들고 마른 꽃이나 줄기도 활용해 꽃꽂이를 한다. 마치 사람들이 멋지게 나이드는 것을 고민하는 것과 같다. 

덴마크의 유명 디자인 가구 브랜드에서는 이케바나 정신을 담은 꽃병을 출시하기도 했다. 마른 가지와 꽃들이 꽂혀있다.

출처프리츠한센ⓒJens Bongsbo

꽃다발에 몇 개의 꽃이 시들었을 때는 그대로 말려 드라이플라워로 장식해보자. 또 떨어진 꽃잎을 테이블 주변에 늘어놓아도 아름답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바래고 고개를 숙이는 장미꽃.

출처unsplash

■ 향과 음악, 맛있는 음식으로 완성 


맛있는 음식으로 완성하는 와비사비.

출처shutterstock

집안에서 풍기는 고유한 냄새들,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 모두의 흥을 돋우는 음악도 인테리어 요소가 될 수 있다.


어린 시절 친구 집에 놀러가면 그 가족의 독특한 냄새를 맡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집은 사는 사람의 향을 머금고 있다. 종교가 불교인 가정에서는 향 냄새가 나기도 하고, 농장에서 소를 키우는 집은 풀냄새가 날 것이다.   


특별한 향이 없다면 온 가족이 좋아하는 향으로 공간을 채워보자. 자스민이나 라벤더, 숙면을 돕는 허브향도 좋다.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할 때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아름다운 불빛 아래 음악을 틀어놓거나 악기를 연주하면 분위기가 훨씬 풍성해진다. 재즈나 샹송, 파두 등 이국적인 음악으로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낼 수도 있다. 


글=김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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