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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칠도 맘대로 못하는데...집값 더 뛰는 이유

[함현일의 미국& 부동산] 미국 역사보존지구 집값이 일반 주택보다 배 이상 올라...세금 감면 혜택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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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는 한국의 14배로 땅이 넓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 넓은 땅에 볼 것이 많이 없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만큼 관광지가 많지는 않다. 그래도 텍사스의 주요 도시 중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곳이 하나 있다.


바로 연간 1000만명이 방문하는 샌안토니오다. 이곳은 한국 청계천의 모델이 됐다는 ‘리버워크’로도 유명하다. 이곳을 더욱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역사적 건물들이다. 1836년 183명의 텍사스 민병대가 멕시코 군 6000명과 싸운 알라모 요새가 그대로 있다. 그 외에도 1936년에 지어진 우체국, 1869년에 지어진 백화점, 1926년에 지어진 학교 등이 있다. 이런 모든 건물이 외관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샌안토니오의 명소인 리버워크.

규제가 ‘독(毒)’ 아닌 ‘덕’ 됐다

보존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여러 규제로 묶여 있다는 것을 뜻한다. 건물을 허물고 그 땅에 새 건물을 짓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내부 인테리어 변경이나 용도 변경도 역사보전위원회의 까다로운 승인을 받아야 한다. 페인트 하나도 집주인 맘대로 칠하지 못한다. 


샌안토니오에만 29개의 역사지구가 있다. 이 안에 약 1만개의 역사적 건물이 지정되어 있다. 샌안토니오시에 따르면 디자인위원회에서 연간 약 2400건의 역사지구 내 건물 변경 신청을 검토한다. 이곳에 건물이나 집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숨이 막힌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역사보전지구인 알라모 요새.

부동산 가치와 개발 입장에서 보면 규제는 ‘독’으로 여겨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독이 부동산 가치도 갉아먹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만큼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역사보존지구가 부동산 가치도 높이고 있다.

부동산 세금 감면 혜택까지

이건 정말 의외의 결과다. 역사지구 내 부동산 기치가 도시 내 다른 지역에 비해 더 크게 오른다는 사실이다. 맘대로 페인트 하나 못 칠하는 부동산 가격이 더 비싸다는 것이다.


샌안토니오시가 2015년 발표한 역사보전지구 내 부동산 연구 리포트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역사지구 외 지역의 제곱피트(ft²)당 단독주택 가격은 지난 15년간 68% 올랐다. 하지만 역사지구의 주택 가격은 두 배가 넘는 139% 증가했다. 이는 샌안토니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표적인 역사지구에서 공동적으로 경험하는 현상이다.

미국 뉴욕의 역사보전지구인 미트패킹 거리. /조선DB

사실 미국의 주택 소유주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집의 가치가 오르는 것을 크게 반기지 않는다. 특히 오랜 기간 역사적 건물 지켜온 집주인의 경우 재산세를 감당하지 못해 주택을 내놓고 이주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 역사지구의 장점이 있다. 규제가 심한 만큼 부동산 소유주들에게 세금 혜택을 준다. 캘리포니아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의 지역에서는 커뮤니티 비영리 트러스트를 만들어 역사지구의 부동산에 세금 공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샌안토니오도 역사적 건물에 세금 헤택을 준다.

은행 압류 비율도 월등히 낮아

은행 모기지(mortgage) 대출을 못 갚아 발생하는 부동산 압류 비율도 낮다. 샌안토니오의 경우 역사지구의 부동산 압류 비율이 타 지역에 비해 절반 가량 낮았다. 안정적으로 주택 등의 부동산을 소유하는 비중이 큰 것이다.

환하게 불을 밝힌 피츠버그 시내.

역사지구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관광이다. 보통 역사적 유적지가 많은 곳은 관광객들이 머무는 시간도 길다. 그만큼 소비도 많이 한다. 피츠버그시가 내놓은 2015년 역사 보존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역사나 문화 관련 관광객들은 타 관광객들과 비교해 더 많은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피츠버그 역사지구 내에서만 연간 6400만 달러를 소비한다. 


역사지구는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건물을 보호해야 할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규 건설에는 자재 등이 주요 비용이지만, 역사 지구 내 건물 보전을 위해서는 숙련된 인력이 더 필요하다. 인건비가 자재비보다 더 크다.


역사를 보전하는 것은 사회적 공감대와 비용이 필요하다. 그래서 부동산 분야에서는 쉽게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역사는 지키고 보전할 때 여러 가지 경제적 편익까지 가져다 준다.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리더라도 말이다. 

인물소개
  • by. 함현일 애널리스트
    전 건설경제 기자이며 현재 미국 시비타스그룹 애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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