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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 집값, 아랫동네가 윗동네보다 1억 비싼 이유

조회수 2017. 9. 22. 1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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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 리포트-동작구 흑석동] ①경사 따라 희비 엇갈리는 집값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은 가파른 언덕길을 따라 판잣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던 대표적 달동네 중 하나였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새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비탈만큼은 여전하다. 남쪽에 있는 서달산 초입과 가까워질수록 경사(傾斜)는 더욱 가팔라진다.
흑석동 일대

지난 21일 땅집고 취재팀이 찾은 흑석동은 윗동네와 아랫동네로 나뉘어 있엇다. 첫째 이유는 지형 문제였고, 생활편의시설 접근성이 둘째 이유였다. 아랫동네는 저지대에 평지여서 마트·병원 등 상권이 잘 형성돼 있고 지하철 이용도 편리했다. 반면 윗동네는 지형 기울기가 심하고 상가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런 차이는 결국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흑석동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학교나 병원, 교통 시설이 저지대 쪽에 있다보니 윗동네와 아랫동네 아파트 가격은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1억원까지 차이난다"고 했다. 

출처: 이윤정 기자
흑석동 남쪽에서 내려다본 동네 전경. 흑석동 전체가 한눈에 보일 정도로 지대가 높다.

비탈길이 만든 동네 희비

지하철 9호선 흑석역 3번출구로 나와 2~3분 정도 남쪽으로 걷다보면 중앙대학교병원이 나온다. 흑석동 상권은 흑석역과 중앙대병원 사잇길에 집중적으로 형성돼 있다. 마트부터 은행, 의료시설, 식당 등이 모두 몰려 있다. 흑석동에서 15년을 살았다는 주민 박모씨는 "집 앞에서 대부분 업무를 해결할 수 있어 멀리까지 나갈 필요가 없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다만 상가들 대부분이 지은 지 오래돼 재래시장 느낌이 강하다. 대로변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도 도로가 2차로로 좁아져 교통 흐름이 항상 좋지 않다. 중앙대병원 앞 횡단보도는 신호등이 없어 차가 지나지 않을 때 재빨리 건너야 한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흑석동 주민 송모씨는 "상가 건물들이 많이 낡았고 도로는 완전 무법지대"라며 "사람들이 많이 다니긴 하지만 아이들 안전이 걱정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했다. 

출처: 이윤정 기자
흑석동 상권은 중앙대병원 앞과 지하철 9호선 흑석역 사잇길에 집중적으로 형성돼 있다.

중앙대병원을 지나면 나오는 중앙사대부속중학교는 흑석동의 윗동네와 아랫동네를 나누는 분기점이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비탈길이 시작되는 탓이다.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동네 전체가 적막감이 돌 정도다. 유동인구가 적어 상권도 형성되기 힘든 지형이다.


흑석동의 유앤미 아파트 주민 김모씨는 "지하철 9호선 흑석역까지 직선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경사가 워낙 심해 걸어다니기엔 무리"라며 "출퇴근할때는 역까지 마을버스를 이용하는데 기다렸다가 타고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출처: 이윤정 기자
중앙대사대부속중학교를 지나면서부터 경사가 가팔라진다. 상권 역시 급격하게 위축된다.

“윗동네 집값 5000만원 더 낮아”

윗동네와 아랫동네는 결정적으로 아파트 시세를 가르고 있다. 흑석한강센트레빌1차(655가구)와 2차(963가구)가 대표적이다. 1차는 흑석역까지 도보 4분 걸리는 역세권 아파트다. 2차는 윗동네여서 흑석역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1차의 전용 84㎡는 지난달 8억9300만원(10층)에 거래됐지만, 2차의 84㎡는 같은 기간 8억3500만원(8층)에 팔렸다. 1차보다 5000만원 낮다.


1,2차는 2011년과 2012년에 잇따라 입주했다. 2차가 1년 늦게 입주한데다 단지 규모도 더 크지만 가격은 뒤집어졌다.

출처: 이윤정 기자
흑석한강센트레빌1차
출처: 이윤정 기자
흑석한강센트레빌2차

대체로 아랫동네 아파트가 강세다. 84㎡ 기준으로 해가든(154가구)은 6억7000만원(5층), 명수대한양 (91가구)은 6억2000만원(2층)에 각각 팔렸다. 


윗동네에선 84㎡ 기준 흑석동양아(423가구)이 5억1000만원(1층)~5억85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해가든에 비해 최대 1억6000만원이나 낮은 가격이다.


글=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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