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핵인싸' 된 이 라면

조회수 2018. 12. 24. 10: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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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시장 장악한 '매운맛'

한국의 매운 라면 전성시대의 포문을 연 '국제적인 라면'이 있습니다.


출시 이래로 국내에선 무려 300억 개 이상을 판매한 '괴물 라면'이에요. 바로 한국인이 사랑한 매운맛 '신라면'.


그런데 이 라면이 한국에서만 사랑받는 건 아니더라고요.

출처: 농심

날개 돋친 신라면의 판매에 올해 해외 매출에서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농심에 따르면 올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8% 성장한 7억 6천만 달러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에서 최고 실적을 냈고, 사드 여파로 주춤했던 중국사업도 23% 가량 성장하면서 신기록 달성을 기록했습니다.


신라면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을 특히나 주목할 만합니다. 

출처: 농심

농심이 미국 라면 시장에 첫 발을 디딘 것은 1971년이에요. 이후 1994년 미국에 최초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해외사업에 들어갔죠.  


특히 신라면은 미국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폈습니다.


2017년 업계 최초로 미국 전역 월마트 4000여 전 점포에 신라면을 공급하고 코스트코(Costco), 크로거(Kroger) 등 현지 대형마켓으로 판매를 확대했습니다. 한국 라면 최초로 아마존고에 입점하기도 했고요.   

 

출처: 리얼푸드

그 결과 !!


미국 내 주류시장이라 불리는 메인스트림(mainstream, 아시안 등 소수계를 제외한 현지 백인, 흑인 중심의 주류(主流)시장)) 매출이 34% 급증했어요. 


덕분에 올해 농심의 미국 메인스트림 매출이 아시안 매출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습니다. 메인스트림 마켓과 아시안 마켓의 매출비중이 지난해까지 5:5였다면 올해는 6:4 정도다. 올해 농심의 미국사업 실적은 12% 성장한 2억 25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출처: 농심

성공요인은 다양하게 분석되고 있습니다.  


농심이 그동안 현지 대형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로드쇼(road show)’라는 특설 매대를 운영하고 다양한 시식행사를 펼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한 것도 주효했습니다. 농심은 주류시장 선점에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인근 지역까지 제품판매가 확대된다는 점도 전략으로 내세웠습니다.

출처: 리얼푸드
세계 최고 유통 기업이 선택했다는 점은 신라면의 가장 큰 경쟁력이었습니다. 실제로 신라면은 미 국방부와 국회의사당 등 주요 정부기관 매점에 라면 최초로 입점됐으며, 신라면블랙은 미국 시애틀 아마존고 매장에서 봉지라면으론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출처: 리얼푸드 - 미국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신라면
농심 관계자는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고 10여년 간 서부 및 교포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혀왔다면, 지금은 동부 대도시를 비롯해 북부 알래스카, 태평양 하와이까지 미국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했다”며, “신라면은 이제 한인 사회를 넘어 미국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사가는 글로벌 제품 대열에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독특한 매운맛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신라면의 매콤한 매운맛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소고기장국 맛을 구현한 것인데요.


신라면을 맛본 해외 소비자들은 한번 먹으면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매운맛이 인상적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농심이 올해 미국 월마트 1,300여 매장에서 진행한 소비자 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비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다른 제품에서 맛볼 수 없는 깊은 맛”

 “한 끼 식사로 손색없는 품질”이라는 거죠.


여기에 방탄소년단, 엑소, 샤이니 등 K-POP 스타들의 문화한류가 겹치며 신라면도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에서는 사드 이슈를 극복하고 전자상거래와 대도시 중심의 판매를 늘려 전년 대비 23% 성장한 2억 8000만 달러 실적을 올렸습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판매를 강화하고 신라면 데이, 신라면 키친카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혐한기류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고요. 호주에서도 교민시장과 현지시장을 두루 공략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필리핀과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 국가에서도 현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매출이 급증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의 인기는 농심의 입장에서도 한시름 놓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지난 수십년간 지켜온 국내 라면 시장의 절대 강자 자리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죠. 무려 30여년 라면 시장 부동의 1위를 지켰던 신라면은 최근 오뚜기의 진라면의 급부상에 자리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2009년만 해도 봉지 라면 기준으로 농심 신라면의 점유율은 25.6%였죠. 2인자 오뚜기 진라면은 5.3%였고요.


하지만 올 상반기 신라면 16.9%, 진라면 13.9%로 3% 포인트 차로 좁혀졌습니다. 엄청난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오뚜기

라면 시장 점유율도 마찬가지입니다. 올 상반기 농심의 라면 시장점유율은 53.2%로, 2012년 65.4%에서 12.2%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오뚜기는 25.7%로 15%대에서 10% 이상 꾸준히 성장 중입니다.


국내 라면 시장이 정체기를 맞는 데다 1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은 엄청난 기회인 셈입니다.


출처: 리얼푸드

여러 시장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의 인기는 상징적이랄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 달라졌다지만, 과거엔 한식 불모지였고요. 게다가 일본 라면 회사의 텃밭이었던 곳이기 때문이죠. 


현재도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위입니다. 일본 토요스이산(46%)과 닛신(30%)에 이어 15%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죠. 10년 전 2%를 기록했던 것에 비한다면 상당한 성장세입니다.


연간 12억 달러의 미국 라면 시장을 향한 신라면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인데요.

농심은 일본 라면회사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에요. 


저가정책을 펴는 일본 라면 브랜드와 달리 신라면은 맛과 품질 위주의 프리미엄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일본 브랜드들은 주공략 대상이 저소득층인데다, 공장을 미국 현지에 두고서도 외부에서 면과 스프를 공급받아 믹스해서 저가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반면 신라면은 미국 중산층에게 파고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시장도 선점하려는 '화끈한 매운맛' 신라면의 도전이 기대됩니다.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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