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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더듬어 보니 어릴 때의 고래밥과 같은 박스 포장이에요. 패키지 색상은 달라졌네요. 지금은 상큼한 연두!

다른 편의점에도 가보았어요.

여기는 봉지로도 팔더라고요 ! 오호 왕고래밥이에요.

그런데 이 고래밥은 중국에서 정말 그렇게 인기일까요?

어느 정도냐면요. 오리온의 고래밥은 중국에서만 연간 1000억 원의 매출을 넘기고 있어요. 이미 2013년 중국 비스킷류 시장에서 단일 품목 매출로 1위에 오르기도 했고요.

현지 온라인 쇼핑몰을 찾아봤습니다 !

호오 고래밥은 품절 !
인기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

철저한 현지화 덕분이었습니다.

오리온은 중국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 현지 조사를 완벽히 마치고 중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맛을 선보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토마토 맛이에요.

토마토 맛 고래밥. 상상이 가시나요? 한국인들은 선뜻 먹기 힘들겠지만 강한 맛을 선호하는 중국인들 사이에선 고래밥의 토마토 맛이 한 때 고래밥의 인기를 견인했습니다.

최근엔 중국인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며 원물 스낵에 대한 소비가 높아진 것에 착안해 출시한 ‘고래밥 자색고구마’를 출시했습니다.

요즘 중국인들이 얼마나 원물 스낵에 관심이 많냐면요.

지난 5월 열린 2018 상하이 국제식품박람회(SIAL CHINA)에선 특히나 원물 간식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선 발효현미, 고구마, 유자, 복분자 등으로 만든 원물 간식을 '미래 유망 식품'으로 선정해 선보였습니다. 사실 중국에서 원물 간식은 넘쳐나도록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선보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알 차이나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죠.

그래서 고래밥 자색고구마도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고래밥이 말이죠. 중국에서만 인기를 모은 건 아니에요.

베트남에서도 고래밥이 인기랍니다.

오리온에 따르면 고래밥은 베트남에서 1~7월 누적 매출액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4% 성장하며 사상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베트남에선 특히 고래와 상어의 캐릭터 대결 구도를 그린 스토리텔링이 인기랍니다. 한국에서도 상어밥이 등장해 고래와 대결을 펼치고 있죠. 제가 어릴 때에도 이런 대결 구도가 그려졌다면 더 좋아했을 것 같아요. 그땐 상어밥은 없었거든요.

(아.. 옛날 사람)

재밌는 스토리텔링으로 인한 인지도가 높아지며 베트남에선 고래밥이 집중력과 창의력을 향상할 수 있는 학습놀이 문화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 과자의 인기 비결이었죠.

베트남에선 특히 ‘고래밥 BBQ맛’이 출시 초기부터 뜨거운 인기라고 합니다.

고래밥은 1984년 출시된 장수 브랜드예요. 30년 넘게 치열한 과자 시장에서 살아남아 중국 베트남까지 인기를 모으고 있다니 대단합니다.

과자업계의 '한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