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법

조회수 2019. 3. 18. 09: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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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게 라이프의 하나 !

지금도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북유럽의 라이프스타일, '휘게'를 아시나요?

 몇 해 전부터 덴마크의 ‘휘게 라이프’(Hygge Life)가 높은 인기를 모았습니다. 덴마크 작가 토베 디틀레우센(Tove Ditlevsen)은 “휘게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는 상태”라고 설명했죠. 먹고 입고 자는 ‘의식주’는 물론 삶의 방식과 태도, 경험에도 해당하는 말이 바로 '휘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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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드 르느와르(Michael De Renouard) 유럽커피협회 트레이너는 “노르딕 커피 역시 휘게의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여럿이 모여 케이크를 먹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눠요. 그 때 커피를 물처럼 마시곤 해요. 이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죠. 노르딕 스타일의 커피는 커피를 마시는 문화 중 하나의 흐름이에요.”



잠깐 ! 노르딕 커피,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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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는 물론 노르웨이, 스웨덴에선 우리가 아는 것과는 조금 다른 커피를 마십니다. 차가운 북유럽의 날씨를 이겨내는 이들에게 커피는 ‘따뜻한 차’와 같죠.


노르딕 커피는 최근 스페셜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생두를 아주 약하게 볶아 커피 고유의 맛을 살려낸 커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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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로스터들의 ‘스타’인 마이클 드 르느와르 유럽커피협회 트레이너는 리얼푸드와의 인터뷰에서 노르딕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출처: 마이클 드 르느와르 유럽커피협회 트레이너

노르딕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지만, 한국에선 아직 생소합니다.

“마셔보니 어떤가요?”

출처: 리얼푸드
마이클 드 르느와르 씨는 케냐에서 손으로 딴 최상급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 한국으로 가져왔습니다. 다른 바리스타의 손을 빌렸지만, 커피업계의 스타로 꼽히는 전문가의 손맛이 담긴 커피였습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물처럼 마신다기에 아주 연한 커피를 짐작했지만, 의외로 커피맛이 생생했습니다.

반응을 듣자 그는 “커피를 마셔봐도 되겠냐”고 물었다. 한 모금 마시더니 이내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그는 “추출 수율이 내가 기대했던 것이 아니”라며 “커피에서 쓴맛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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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로스팅이 좋아도, 바리스타가 추출을 잘 못하면 커피맛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요. 최상급 로스터는 자신의 커피를 최상급으로 내리는 방식에 대해 알고 있어요. 조금 더 정확한 농도를 맞춰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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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과정은 아니었습니다. ‘스타 로스터’는 자신만의 정확한 비율로 물을 조금 더했죠. 마법이 일어났습니다. 한층 밝아진 커피에선 은은한 산미가 기분 좋게 풍겼고, 끝맛에서 나오던 쓴맛이 사라졌습니다. 


“이게 북유럽 사람들이 마시는 농도예요. 그래서 하루에도 몇 잔씩 많이 마실 수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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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딕 커피는 우리가 흔히 맛보는 프랜차이즈 커피와는 전혀 다릅니다. 로스팅 과정을 통해 커피 원두가 가진 맛을 100% 끌어냅니다. 이를 위해선 커피의 품질이 최우선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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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딕 스타일의 커피는 하이엔드 커피예요. 커피 생산량의 5%밖에 되지 않는 최상급 커피죠.”

그래서 가격도 높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이유는 그만큼 품질이 월등하기 때문이죠. 마이클 드 르느와르 씨는 콜롬비아, 브라질, 에티오피아, 케냐, 코스타리카에서 생두를 구매하는데, 그중에서도 고도가 높은 지역의 커피를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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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대는 기온이 낮아요. 특히 낮에도 기온이 낮아 커피 열매가 천천히 익죠. 그래서 커피를 마시면 여운이 길게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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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딕 커피는 최상급 생두를 살짝만 볶아 커피 본연의 맛을 찾아냅니다.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생두를 약하게 볶는다지만, 이는 상당히 어려운 과정입니다. 커피를 약하게 볶으면 커피 안의 나쁜 맛들도 함께 나오기 때문이죠.

“화장을 연하게 하면 피부의 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처럼 로스팅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노르딕 스타일엔 최상급 생두가 필요하죠. 그리고 전문가의 로스팅이 중요해요. 온도를 1℃, 2℃만 높여도 차이가 달라지고, 시간을 10초, 20초만 달라져도 전혀 다른 원두가 나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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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두의 상태도 커피의 맛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는 “생두의 보관일수가 길어질수록 약배전 로스팅을 하면 커피에서 쇠맛이 나거나 나무 냄새가 강하게 난다”며 “그래서 로스터들이 생두를 강하게 볶는다”고 말했습니다.  

“로스터의 커피는 요리사의 부엌과 같아요. 요리사들이 시장에서 그 계절에 나는 식재료를 구매해 음식을 제공하는 것처럼 로스터도 수확 시기에 맞춰 생두를 사서 로스팅을 하죠. 커피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저는 더이상 팔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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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씨는 커피 본연의 맛을 느끼고, 각각의 커피 산지의 DNA를 그대로 느끼려면 최상급 생두로 약하게 로스팅한 커피를 마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몇 번의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특정 브랜드의 커피라는 점을 모르면, 많은 사람들이 노르딕 커피처럼 약하게 로스팅한 커피를 선호했어요. 세상엔 굉장히 많은 커피가 존재하고, 다양한 맛을 내고 있으니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좋겠어요.”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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