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순대국밥이, 회사 점심밥으로 나온다?

조회수 2018. 9. 9. 15: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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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이라면 뭐든 제공하는 스타트업

‘한국은 자영업자의 천국이자 지옥이다.’ 


한국의 자영업 환경을 두고 온라인에서 오르내리는 말입니다. 천국이라는 건 일단 어마어마한 종사자 숫자(약 569만명) 때문이고, 지옥은 영업이 어려워서 문을 닫는 경우(음식ㆍ도소매업 등 4대 자영업 폐업률 88.1%)가 수두룩해죠.

한국이란 좁고 작은 시장에서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식업은 초보 자영업자들이 어렵지 않게 도전하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떨어질 줄 모르는 건물 임대료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이슈로 불거지며 ‘벼랑끝 자영업’이란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시점입니다. 임대료 낼 형편도 못 되는 식당들이 늘어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에게 추가수익을 제공하겠다”고 외치는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달리셔스’란 회사입니다.

지난달 달리셔스의 이강용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그는 프랜차이즈 식당을 직접 운영하고, 푸드트럭 커뮤니티를 꾸려본 경험에서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출처: 리얼푸드
(이강용 달리셔스 대표)

외식 중개?


달리셔스는 ‘외식 중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배달음식을 중개하는 플랫폼은 들어봤어도 외식을 중개한다는 개념은 생소한데요.


이 대표는 “한국에선 케이터링이 ‘행사에 식음료를 공급한다’는 한정된 의미로만 해석된다. 우리 서비스도 ‘출장 뷔페’로 이해하는 분들이 많다. 집 밖에서 먹는 다양한 식사를 우리 회사가 해결해준다는 의미에서 ‘외식 중개’란 표현을 썼다”고 설명합니다.

출처: 달리셔스 홈페이지

달리셔스는 고객들의 구체적인 필요를 파악하고, 그걸 가장 잘 충족해줄 수 있는 공급자(식당ㆍ푸드트럭ㆍ셰프)를 찾아 연결합니다.


회사는 크게 두 가지 서비스 유형을 제공하는데요 ‘맞춤 케이터링’과 ‘정기 케이터링’입니다.


맞춤 케이터링은 주로 일회성으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에 식음료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를테면 ‘50명 정도 참석하는 사내 시상식에서 가벼운 요깃거리와 음료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들어오면 대응하는 것이죠. 

출처: 달리셔스
(코웨이의 사내 행사에 달리셔스가 제공한 음식들)

정기 케이터링은 구내식당을 갖추지 못한 회사에 식단을 배송하는 서비스입니다. 일종의 ‘움직이는 구내식당’. 아직은 직원 숫자가 적은 스타트업이나 국내에 갓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이 주로 달리셔스를 찾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각 지역에서 이미 영업하고 있는 식당들이 이 정기 케이터링에 들어가는 음식을 책임진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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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잠실에 있는 A회사가 정기 케이터링 서비스를 신청하면 달리셔스는 A회사 반경 2㎞ 안에 있는 식당들을 섭외하고 회사에 보낼 음식을 만들게 합니다.


가령 B식당에선 된장찌개, C식당에선 제육볶음을 만들어 하나의 식단을 구성하지요.


이강용 대표는 “저희의 메인 비즈니스는 정기 케이터링”이라며 “전체 매출 중 70%를 차지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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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 '공유모델'


이강용 대표는 달리셔스 창업을 준비하면서 요식업을 뜯어봤다고 해요. 그러면서 남는 공간과 사람, 시간이 보였죠. 그런 남는 자원을 공유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궁리했습니다.


“각 지역에 있는 일반음식점들은 장사하려고 투자한 자원들이 있잖아요. 공간을 임대하고 종업원을 뽑고 시설을 갖춥니다. 그런데 이런 자원들은 보통 점심, 저녁 프라임 시간대에만 집중적으로 쓰이거든요. 매출도 이 시간에만 주로 발생하고요. 이런 식당이 우리의 정기 케이터링 공급자로 참여하면 별도의 투자 없이도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죠.”


출처: 123rf

달리셔스 목표는 '공유경제 모델'로 성공하는 것입니다. 에어비앤비, 우버처럼요. 


이강용 대표는 “물리적인 공간은 없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음식점이 되고 싶다는 과감한 이야기를 종종 한다. 에어비엔비가 ‘객실은 하나도 없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업소’인 것처럼 말이다”고 말했습니다.


[리얼푸드=박준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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