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후추, 마늘, 고추냉이..매운맛 4총사, 뭐가 다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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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큰한 찌개, 타는 듯한 볶음, 알싸한 무침.
'매운맛'이라고 다 같은 '매운맛'은 아니죠 ~
한국인이 사랑하는 매운맛에는 종류가 많아요. 풍성한 조리법과 다양한 식재료가 빚어낸는 맛의 향연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매운맛은 음식의 맛을 조정해 식욕을 촉진하고 소화를 돕는 효과가 탁월합니다. 때문에 많은 요리에는 재료에 적합한 매운맛 성분을 함유하는 향신료를 사용하곤 합니다.
사람의 입으로 느낄 수 있는 매운맛의 종류는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서로 다른 매운맛을 내는 식재료 4총사를 찾아봤습니다.
매운맛의 대명사 ‘캡사이신’. 고추에 포함된 캡사이신 성분은 화끈한 매운맛을 냅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선택하는 것도 바로 고추의 매운맛이에요. 캡사이신 성분이 혀의 통각세포를 자극해 뇌의 엔도르핀을 촉진하기 때문인데요. 엔도르핀은 뇌의 마약이라 불리는 물질로 스트레스나 우울감 완화에 탁월합니다.
고추와 고추씨의 함유성분인 캡사이신은 항균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베타카로틴, 비타민C도 다량 함유돼있어 돌연변이와 암 방지에도 좋습니다. 피부를 자극해 혈액순환을 돕고, 체지방을 감소하고 태워줘 비만 방지에도 효과가 좋고요. 하지만 음식을 만들 때 캡사이신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도리어 면역체계를 약하게 할 수 있습니다.
캡사이신의 매운맛 지수는 상당합니다. 고추류에 포함된 캡사이신 농도를 단위로 계량화한 ‘스코빌 지수’에 따르면 피망은 0, 청양고추는 8000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순수 캡사이신은 무려 1600만입니다.
향신료로 많이 쓰이는 후추는 피페린 성분으로 인해 독특한 맛이 나옵니다. 피페린이 혀의 미뢰를 자극하면 위 소화액 분비가 촉진돼 소화가 잘 된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또 피페린은 지방 세포가 생기는 것을 억제하고,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지방을 제거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서울대생약연구소팀의 동물실험에 따르면 후추의 피페린 성분은 해열진통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보다 13배 강한 해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후추의 경우 다양한 요리와 궁합을 자랑하는데 특히 스테이크를 먹을 때 많이 뿌려지곤 합니다. 하지만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고기 요리를 할 때 후추는 반드시 가열 이후 뿌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늘은 알싸한 매운맛의 대명사입니다. 이 매운맛을 내는 성분이 바로 알리신이죠.
마늘은 특히 한국인이 사랑하는 식재료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평균 1인당 연간 마늘 섭취량은 0.8kg. 하지만 한국인의 1인당 마늘 섭취량은 약 7kg에 달합니다.
마늘 양파에 들어있는 알리신은 강력한 살균, 항균 작용을 합니다. 식중독균을 죽이고 위궤양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죽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소화도 돕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추고요. 비타민B1과 결합할 때엔 알리티아민으로 변해 피로회복, 정력 증강에 도움이 됩니다. 돼지고기를 구워먹을 때 마늘, 양파를 함께 먹는 이유이기도 하죠.
코를 찌르고 올라오는 찡한 매운맛은 고추냉이 속 시니그린이 담당합니다. 캡사이신이 혀의 통증으로 매운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면 시니그린은 코를 자극해 맵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시니그린은 고추냉이에 들어있는 알릴 이소티오시아네이트라는 물질이 효소에 의해 분해되며 생성됩니다. 이 효소는 가열하면 변성되기 때문에 뜨거운 음식에선 고추냉이로 매운 맛을 낼 수 없습니다.
시니그린은 해열 작용은 물론 기침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어 한약재로도 많이 쓰입니다. 특히 항암효과가 높아 시니그린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결장암을 예방할 수 있고요.
고추냉이의 경우 뿌리만 먹는 것이 아니라 줄기와 잎은 장아찌로 먹으면 좋고, 잎은 쌈을 싸먹으면 좋습니다. 생선회는 물론 기름진 고기와도 환상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어떤 매운맛을 가장 좋아하세요?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