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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홍신애, 아들 건강이 식재료 철학으로..

조회수 2017. 11. 8. 13: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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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거스를 수 있는 건 없어요"

해남에서 공수한 황토고구마에 동해산 돌문어, 국내산 청포도. 샐러드 한 접시에 ‘팔도강산’이 담깁니다. 


출처: 리얼푸드
요리연구가 홍신애 씨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메뉴입니다. 11월로 접어든 지금 이 문어 샐러드는 또 다른 제철 식재료로 옷을 갈아입습니다.
출처: 리얼푸드
서울 강남 신사역 뒷골목.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모른 척 지나칠 법한 골목 어귀에 아담한 식당이 있습니다.

테이블은 고작 4개뿐. “꽉꽉 채우면 스무 명 정도는 앉을 수 있어요.” 이 곳의 요리사는 케이블 채널 tvN ‘수요미식회’를 통해 맛깔 나는 입담으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요리연구가 홍신애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와 꼭 닮은 그림이 손님들을 맞습니다. 이 곳에서 홍신애 씨를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정말 닮았죠?

출처: 리얼푸드
이 곳은 '요리하는' 홍신애 씨의 철학이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저 사진은 리조또입니다. 뭐가 특별하냐고요?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
‘전세계 유일’의 5분도미 리조또입니다.

이 리조또는 국내엔 하나 밖에 없는 일명 ‘홍신애쌀’로 만듭니다. ‘홍신애쌀’은 알이 작은 것이 특징 !

“한국인들은 찰토마토까지 만들어 먹잖아요. 고시히까리 쌀이 유행한 것도 씹는 맛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 쌀의 경우 알이 작으면서도 찰기가 있고, 씹는 맛이 좋아요. 한국 사람들에게 잘 맞는 쌀이라고 판단했죠,”

쌀은 백미처럼 완전히 다 벗겨낸 것이 아니라 50%만 깎아 만들었어요. 한식집인 ‘쌀가게’를 운영할 당시 직접 도정까지 해서 밥을 짓던 노하우가 더해졌죠. 상업용으로 밥을 짓기 위해 도정을 한 건 ‘쌀가게’가 세계 최초였습니다.


 “5분도미는 보기엔 백미인데, 영양소는 현미에 가까워요."

이 곳에선 제철 식재료를 고집하는데요.

그렇다 보니 계절마다 메뉴가 바뀝니다. 1년에 총 4번. 그 중 70%는 고정이고, 30%는 ‘자연이 허락하는’ 제철 메뉴들로 구성하죠. 과하다 싶을 만큼 식재료에 열을 올려요.

최상급 식재료만 찾아 쓰는 덕에 ‘남는 장사’는 꿈도 못 꾼다고 합니다. 몇 번은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출처: 리얼푸드

같은 재료라도 기왕이면 더 좋은 맛을 내는 재료를 찾습니다. 


“다 같은 새우라도 알새우, 탈각새우, 가재새우의 맛이 달라요. 한 번 가재새우를 맛 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요. 저희는 제주도에서 가재새우를 받아요.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에요. 가재새우는 제주에서만 잡히니까요. 냉동해서 포장한 걸 살 수도 있죠. 하지만 새우는 망가질수 있어요. 그걸 요리사들이 모르지 않아요.”



 “왜 이렇게 고집하냐고요? 우린 가격 타협을 보지 않고 제일 맛있고 좋은 걸로 하는 거죠. 저희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식재료의 소중함을 아는 분들이에요.” 


손님들에 대한 존중이기도 합니다.

“음식을 제대로 소화시키는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재료를 찾아 조리법을 달리 하게 됐어요. 토마토 껍질을 벗겨 내니 소화가 잘 되고, 백미를 먹으면 두드러기가 나는데 쌀을 껍찔째 먹였더니 소화를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5분도미를 쓰게 된 거예요.”

출처: 리얼푸드
이런 마음이 셰프의 요리로 이어집니다.

“요리는 다 똑같아요. 상품성이 들어가면 더 신경이 쓰이는게 사실이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드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같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들에게 주려고 요리를 할 때도 아들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뭔가를 만들어줘야 하는 거죠. 대상이 바뀌었을 뿐이지 마음은 달라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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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점점 더 제철 식재료를 찾기가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기후변화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죠.

“이제 땅이 변하고 있어요. 제철의 개념이 사라진 것은 농사기법만의 발달은 아닐 수 있어요. 땅 위에서 자라는 것보다 바다는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고요. 지금 우리 세대는 가지고 있는 돈으로 뭐든지 해결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거예요. 더이상 돈으로 산성화된 땅을 알칼리화 시키지 못해요. 그걸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땅을 아는 사람들인 거죠. 이제 농부가 부자인 시대, 식재료를 아는 사람이 건강한 시대가 올 거예요.”

“눈에 좋은 루테인 많이 먹는다고 좋은 걸까요? 루테인만 백만개 먹으면 도리어 몸 상해요.(웃음) 균형감각이 가장 중요한 거잖아요. 지금 오이가 먹고 싶다면 오이 안에 있는 미네랄과 수분이 필요한 거예요. 제철에 잘 길러진 식품을 먹는 것이 중요해요. 자연을 거스를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요. 그게 자연의 힘이라고 믿어요. 그게 슈퍼푸드지, 다른 건 없어요.”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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