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수상에 농심이 서둘러 한 일

조회수 2020. 2. 14. 14: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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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으로 주목받은 이 라면

지난 10일, 온 국민이 기뻐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바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중이' 무려 4관왕을 차지한 소식입니다. 한국영화 역사를 새롭게 쓴 날이라 할 수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출처: 기생충
영화 덕분에 유명세를 얻은 제품이 있습니다.

"8분 뒤 도착하니까 짜파구리 해주세요. 우리 다송이가 제일 좋아하는 거니까. 냉장고에 한우 채끝살 있을 텐데 그것도 좀 넣고."

연교(조여정)가 집으로 가는길에 가정부 충숙(장혜진)에게 전화로 말하는 장면인데요.

바로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짜파구리'가 덩달아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짜파구리란 농심의 '짜파구리'와 '너구리' 라면이 조합된 레시피를 말합니다.

이 라면 레시피는 영화에서 빈부격차를 상징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저렴한 가격의 라면에 가장 고급스런 채끝살이 올려지면서 '의외'의 조합 레시피가 완성되죠. 


출처: MBC
농심에 따르면 짜파구리는 지난 2009년 농심이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네티즌이 자신만의 이색 레시피로 소개하며 처음 등장했는데요.
출처: MBC
이후 2013년 TV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가수 윤민수 씨의 아들 윤후가 야외에서 맛있게 먹어 전국적인 유행을 일으켰습니다.

국내에서만 잘 알려졌던 이 레시피, 하지만 이제 '기생충'의 인기로 해외에서까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출처: 농심
이에 농심은 지난 11일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짜파구리에 대한 해외인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짜파구리 조리법 소개 영상을 만들고 11개 언어로 자막을 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런던 극장에서 제품과 조리법 책자를 나눠주고, 세계 11개 언어로 만든 조리 영상까지 만들며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생충'의 인기덕분에 농심은 라면 수출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실제 국내에서도 영화 개봉후 판매량이 늘어났습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짜파게티 매출은 477억9800만원, 너구리는 230억2500만원으로 한 분기만에 매출이 각각 20억원 증가했습니다.
출처: 농심
짜파구리는 농심이 공개한 영어 자막에서 라면과 우동을 합친 '람동(Ram-don)'으로 번역됐습니다. 이 '람동'은 참신한 표현으로도 평가받고 있는데요. 일반 라면이라는 표현보다 더 좋다는 반응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짜파구리는 영화를 본 뒤 세계 관객이 가장 궁금해하는 맛이 됐습니다. '기생충' 수상에 외국 팬들 사이에서는 짜파구리에 흥미를 갖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기생충’이 개봉할 때마다 현지 요리 사이트와 소셜 미디어(SNS)에서 인기 있는 라면 레시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출처: 유튜브
한식 요리를 전하고 있는 인기 유튜버인 '망치'도 '소고기 짜파구리'라는 영상을 게재하며 라면 레시피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짜파게티와 너구리 라면을 언급하면서 단어의 어원까지 설명을 하면서 말이죠.

(망치는 총 450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로 13년째 유튜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처: 주한미국대사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 역시 짜파구리 인증샷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짜파구리를 먹으며 오스카 시상식 관전 파티를 즐긴 것이죠.
출처: CJ프레시웨이
‘짜파구리’는 '기생충' 수상 다음날 CJ ENM의 구내식당 메뉴로도 등장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CJ ENM은 CJ의 자회사로 <기생충>의 투자·제작을 맡은 콘텐츠제작 기업입니다.)

이번 메뉴는 수상을 자축하기 위해 특별 메뉴로 선보여진 것인데요. 물론 ‘기생충 버전'으로 '소등심'을 넣은 고급 짜파구리입니다.

지난 11일 CJ ENM 구내식당에서 선보인 짜파구리 특식 600인분은 30분 만에 모두 소진됐다고 합니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센터에 위치한 구내식당에서 짜파구리 특식 600인분을 내놓았습니다.

CJ프레시웨이는 이달 내 CJ그룹 계열사 구내식당 전 점포는 물론 위탁 운영 중인 오피스, 산업체 300여곳에 순차적으로 짜파구리 특식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출처: 연합뉴스
농심도 기대를 하고 있듯이 짜파구리 레시피는 이번 기생충 수상소식과 한류 라면 열풍 덕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잘 맞았던 짜파구리 레시피, 과연 해외인들의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해외 반응이 궁금해네요.

짜파구리 외에도 영화 기생충의 쾌거를 통해 스크린에 등장한 음식 코드들이 또 하나의 푸드 한류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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