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와 사과가 만났다..'바나플' 먹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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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에 곁들이면 좋은 과일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바나나와 사과입니다. 많이 드시나요?
사실 에디터는 두 과일 모두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바나나가 문제예요. 잘 익은 바나나는 달달하고 부드러워 맛이 좋은데, 개인적인 과일 취향은 아니에요. 바나나를 먹어야 한다면 덜 익은 바나나 쪽을 선호하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덜 익은 바나나의 풋풋한 향기와 쫀득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기간은 너무나 짧습니다. 바나나는 원래 후숙 과일이기 때문에 상온에 보관하면 하루가 다르게 숙성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맛있다고 느끼는 부드럽고 달콤한 바나나가 되는 거죠.
그래서 바나나를 잘 먹지 않던 에디터가 그동안 지켜봐 온 과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간 신상 과일들에 밀렸다가 문득 생각나 주문 돌입!
바로 바나플. 이름처럼 바나나와 사과(애플)가 만난 과일이에요. 모양은 바나나인데 맛은 바나나와 사과의 중간 지점일 것이란 예상이 들었습니다.
모바일 식료품 전문점이죠. 마켓컬리에서 바나플을 구매했습니다. '샛별 배송' 되다 보니 새벽 2~3시 사이면 문 앞에 도착해있어요. 가격은 3950원입니다.
박스 안에 총 5송이가 들어 있어요. 무게는 350g 정도예요. 1kg 내외의 일반 바나나의 가격이 3000원 대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인 가격은 비싼 편입니다.
바나나를 하나씩 떼어봤어요. 바나나를 뗄 때 나는 '탁' 소리가 굉장히 청량감 있습니다. 아삭하고 신선한 과일에서 나는 소리였어요.
일렬로 세워보니 아주 귀여웠어요.
그런데 바나플은 신기하게도 일반 바나나에 비해 껍질이 월등히 얇습니다. 한 겹 한 겹 까보니 아주 얇게 스르륵 벗겨졌어요. 껍질 겉부분에 갈변의 흔적이 있지만, 과육은 단단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어디 한 번 맛을 볼까요?
한 입 베어 무니 단단하고 쫀쫀한 식감이 느껴집니다. 달달한 바나나 맛은 아니었습니다. 사과의 향긋한 내음과 상큼한 맛이 은은하게 담겨 있었어요. 사과와 바나나의 절묘한 조화가 일품이었습니다.
덜 익은 바나나의 풋내 대신 사과의 풋풋한 향기가 바나나를 가득 채웠습니다.
바나플은 일반 바나나와는 달리 냉장보관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이점입니다. 시원하게 먹는 바나나 맛이 어쩐지 더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바나플 생산업체에 따르면 바나플은 일반 바나나에 비해 폴리페놀 함량이 높다고 합니다. 폴리페놀이 풍부한 사과와 만났기 때문입니다. 두 과일은 사실 영양 성분의 보고로 아침에 먹으면 더 좋은 과일입니다.
특히 바나나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오래 지속합니다.
중국 과학 아카데미에서 진행된 2014년 연구에 따르면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소화를 더디게 해 오랜 시간 포만감을 줍니다. 이로 인해 이후 식사 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당뇨병 환자의 식후 혈당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사과라고도 하죠. 사과는 항산화 성분인 퀘르세틴이 풍부합니다. 특히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 사과 하나를 먹으면 건강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17년 학술지 ‘유럽 호흡기 저널’(ERJ) 12월호에 실린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보건대학원에서 진행한 연구에선 사과가 폐 기능 저하를 늦추고, 폐 손상을 복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좋은 두 가지 과일이 만났으니 식사 때 곁들이거나 식사 대용으로 먹기에도 좋습니다. 하지만 하나만 먹어선 기별도 안 가고요. 밥 먹기 전 하나를 먹으니 평소보다 식사량이 아주 조금 줄었습니다. 포만감을 높여주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나플은 갈변 속도가 엄청나다는 점이에요. 바나나를 하나씩 떼어낸 후부터 갈변이 바로 시작되더라고요.
급기야 오늘 아침, 아주 푹 익어버렸습니다. 바나플을 구매하자 갈변과는 무관하게 과육은 오랫동안 쫀득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 담겨 있었어요. 바나플의 갈변이 빠른 것은 껍질에 폴리페놀 성분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바나플 하나를 상온에 보관해봤습니다. 갈변이 급속도로 일어나며 바나나가 푹 익고 말았어요. 손으로 만졌을 때 이미 물컹. 껍질을 벗겨보니 과육은 달라보이지 않았지만 사과의 맛은 사라지고 바나나의 맛만 남았습니다.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