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겼다고 버리지 마세요..못난이 농산물의 재발견

조회수 2019. 10. 11. 09: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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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푸드 리퍼브가 대세

단지 외모가 못났다는 이유로 버려졌던 ‘못난이 농산물’, 유통기한이 임박해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식품들의 가치가 다시금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에서 ‘푸드 리퍼브’(Food Refurb)가 주요 식품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푸드 리퍼브는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잃어 버려지기 일쑤였던 식품을 구매하거나, 그것을 활용해 새로운 식품으로 선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출처: 123RF

전 세계에서 판매되기도 전에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의 양이 상당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 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의 집계에 따르면 상품 가치가 낮다는 이유로 판매되지 않고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의 양은 전 세계 음식물 소비량 1/3인 13억톤에 달합니다.


출처: 123RF

미국 환경보호 단체 NRDC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20%는 못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국내 연간 음식물 쓰레기가 500만톤이며, 이 중 70%가 유통 및 보관과정에서 발생합니다.

푸드 리퍼브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은 상품 가치를 잃어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를 전 지구적 낭비이자, ‘환경 문제’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먹을 수 있다면 쓰레기가 아니다’라는 인식은 못난이 농산물은 물론 유통기한 임박 상품들도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출처: 인터마르쉐

푸드 리퍼브에 대한 실험은 프랑스에서 시작됐습니다. 프랑스에선 매년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1000만톤에 달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2025년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죠.

이에 프랑스의 슈퍼마켓 체인 인터마르쉐(Intermarche)에선 지난 2014년 “못생긴 당근? 수프에 들어가면 상관없잖아”라는 문구를 담은 포스터를 제작해 캠페인과 판촉 행사를 벌였습니다. 다소 도발적인 마케팅이 성공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출발한 ‘못난이 농산물’ 캠페인은 유럽 전역과 북미 지역으로 확산됐습니다.


출처: 123RF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아스다(Asda)는 못난이 농산물 소비를 위한 캠페인과 함께 ‘못난이 채소 상품 박스’ (Wonky Veg Box) 판매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했습니다.

미국의 월마트(Wal Mart), 크로거(Kroger‘s)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도 일반 채소보다 30~50% 저렴한 가격으로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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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미국에선 못난이 농산물을 농가에서 직접 배송하는 서비스가 인기입니다.

미국 내 유기농 농가에서 재배한 농작물로, 일반 마트보다 30%나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미국 내 농가 250곳에서 22개 도시, 20만 명 이상의 소비자들이 기꺼이 못난이 농산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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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사회적 단체가 운영하는 한 식당(The Real Junk Food Project·더 리얼 정크 푸드 프로덕트)에선 버려질 위기의 식자재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판매합니다. 


이 곳에선 2013년부터 슈퍼마켓, 식당 등에서 버려지는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내놓았습니다. 가격 책정도 소비자에게 맡겼다. 음식을 먹은 소비자가 ‘가치를 느낀 만큼’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7개 국가에서 120개 이상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오픈 이후 지금까지 무려 5000톤의 음식 쓰레기를 줄이는 성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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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판매하는 ‘리퍼브 식품점’도 생기고 있는 추세입니다. 덴마크의 리퍼브 슈퍼마켓 ‘위푸드(WeFood)’와 캐나다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는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흠이 있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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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못난이 농산물’의 가치를 알리고,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의 양을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파머스페이스’는 못난이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은 물론 버려질 위기에 처한 못생긴 과일로 만든 주스를 파는 가게를 운영 중입니다. ‘지구인컴퍼니’도 못생긴 농산물과 이를 재료로 다양한 가공식품을 만들어 판매해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자체 개발한 귤 스프레드, 자두 병조림, 포도즙, 사과 피클은 이미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습니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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