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미식회'도 인정한 딤섬 장인을 만났다

조회수 2018. 3. 14. 11:20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하루에 만드는 딤섬이 2000개?

"반투명의 (만두)피 밑으로 새우가 은근히 비치는 것이 굉장히 섹시하다. 밀가루 전분과 감자 전분의 적절한 배합이 좋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좋다. 이처럼 섹시한 만두는 먹어본 적이 없다."


- 황교익 음식평론가


"30년 경력의 딤섬 전문 셰프를 영입해 딤섬 메뉴의 전문성을 높였다. 수많은 딤섬 점문점 가운데 오리지널 홍콩식 딤섬을 선보이는 곳으로 선정했다."


- 홍신애 요리연구가



출처: 황티엔푸 셰프
황티엔푸 셰프는 어린 시절부터 딤섬을 먹고 자랐습니다. “공부가 싫어 주방으로 들어갔다”는 그는 홍콩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딤섬을 배웠습니다. 미슐랭 가이드가 인정한 홍콩 딤섬 맛집 ‘팀호완’ 싱가포르 점의 오픈 멤버이기도 합니다.

“딤섬을 쪄내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4~10분 정도이지만 하나의 딤섬이 만들어지기까진 수천 번의 칼질과 수만 번씩 반죽을 치대요."

수천 번의 칼질과 반죽을 하는 수고로움을 거쳐야 비로소 한 접시가 만들어집니다.
출처: 리얼푸드
“샤오마이 같은 경우는 한 시간엔 200개 정도, 하가오는 100개 정도 만들어요. 하루에 많이 만들면 2000~3000개 정도죠.”

경력 30년. 수십년 치로 계산하면 황티엔푸 셰프가 만든 딤섬의 갯수는 2000만개를 넘습니다.

그래서인지 셰프의 손은 어쩐지 좀 물러보였습니다. 불을 주로 만지는 중식당 셰프들의 거친 손과도,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의 손과도 다릅니다. 뜨거운 육수를 넣은 반죽을 만지는 탓에 붉게 달아오르기도 했습니다. 매일 수천번씩 반죽을 치대는 이유로 손톱마저 피부처럼 얇아 보였습니다.
출처: 홍연
황티엔푸 셰프에겐 오랜 시간 ‘도를 닦듯이’ 익힌 노하우가 많습니다. 그는 업계가 인정하는 ‘금(金)손’입니다. 셰프만의 비법이 셀 수 없기 때문이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기본’을 지키는 것입니다. 기본을 지켜야 ‘맛있고 건강한 딤섬’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죠.

“딤섬의 기본은 신선한 식재료에 있어요. 당일 들어온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당일 모두 소진하는 것이 기본이자 원칙이죠.”

깐깐하게 선별한 식재료가 당일 들어오면 황티엔푸 셰프는 딤섬 재료를 다듬는 작업에 돌입합니다. ‘그날 재료는 그날 소진한다’는 원칙 하에 이뤄지는 작업입니다. 냉동과 해동을 반복하는 다른 레스토랑과의 차별점이기도 하죠. 속재료 뿐만 아니라 만두피를 빚는 것 역시 당일 만들기가 원칙입니다. 피에 쓸 반죽 역시 식사 직전에 만듭니다.
딤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만두)피예요. 바로 만든 피로, 바로 딤섬을 빚죠. 피를 얇고 예쁘게 만드는 것도 노하우죠.
황티엔푸 셰프가 만들어내는 얇은 피는 일일이 반죽의 농도를 달리합니다. 사계절에 따라 반죽의 농도가 달라지고, 숙성의 차이가 생기죠. 바베큐 소스로 구운 돼지고기 소를 넣어 만든 ‘차샤오바오’의 경우 습한 기후에서 숙성이 빠릅니다.

황티엔푸 셰프는 하지만 “한국은 습한 동남아시아에 비해 딤섬을 만들기 좋은 기후”라고 말했습니다. 딤섬을 싸는 동안 “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
황티엔푸 셰프의 딤섬은 담백하고 기름기 없는 건강한 맛을 자랑합니다. 적절한 한국화를 시도한 덕에 보다 웰빙식에 가까워졌죠. 한국에서 딤섬을 만들며 찾은 노하우이기도 합니다.

“여러 해동안 한국에 있다 보니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저염화를 시도하고 있어요. 홍콩 등 중화권에선 딤섬을 차와 함께 먹는 것이 익숙하지만, 한국에선 차를 덜 마시는 편이에요. 그래서 딤섬의 간이 세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죠.”

염도를 낮추기 위한 방법은 다채롭습니다. 새우 자체에 배어있는 간을 제거하기 위해 수돗물을 틀어놓고 장시간 반복적으로 씻어냅니다. 짠 맛을 제로 상태로 만든 뒤 조리를 시작합니다. 육류의 경우 육즙으로 염분을 조절합니다.
출처: 황티엔푸 셰프 [사진=리얼푸드]
대가로 불리는 황티엔푸 셰프에겐 하지만 아직 가고 싶은 길이 많습니다.

“딤섬을 만드는 일은 자신과의 시간 싸움이에요. 주방에서도 도를 닦는 파트죠. 끈기와 인내가 필요한 힘든 일이죠. 하지만 세상의 모든 식재료가 딤섬의 속재료가 된다는 것이 재미있죠. 새로운 식자재로 새로운 딤섬을 개발하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출처: 123RF
딤섬은 셰프의 손 끝에서 100%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음식이지만 집에서도 만들 수 있습니다.

황티엔푸 셰프는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딤섬으로 ‘샤오마이’를 추천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시장에서 사는 만두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라며 “속재료만 준비하면 된다. 새우와 고기, 버섯을 넣고 쪄내면 샤오마이를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
▶ 집에서 만드는 샤오마이

<재료-2인분 기준>

새우(중하) 10마리(200g), 만두피(시판용 만두피 지름 8cm) 10장(100g), 돼지고기(다진 것) 100g, 생강(다진 생강) 1작은술(3g), 소금(소금 약간), 청주 1작은술(5ml), 후춧가루(후춧가루 약간)

<레시피>

1. 새우는 머리, 껍질, 내장을 제거한 후 잘게 다진다.
2. 볼에 다진새우, 돼지고기, 생강, 청주,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속재료를 만든다.
3. 만두피에 속재료를 1큰술씩 넣고 젓가락을 이용해 주름진 모양을 만든다. 완전히 밀봉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4. 찜기에 넣고 10분간 찐다.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