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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소토에 딱 맞는 쌀은 따로 있다?

조회수 2018. 12. 12. 10: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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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7년 묵은 쌀이다

리소토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쌀 요리입니다. 


쌀을 버터나 올리브유에 살짝 볶은 뒤 육수를 붓고 채소, 향신료, 고기, 해산물 등의 부재료를 넣고 함께 졸여낸 부드러운 식감으로 즐길 수 있죠. 소스에 따라 다양한 맛을 살려내는 것도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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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리소토를 만들 때에 특히나 잘 어울리는 쌀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이 쌀은 조르주 블랑과 같은 스타 셰프들이 앞다퉈 찾는 쌀이고, 국내외 식품 전문가들이 극찬한 쌀이기도 합니다.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의 문정훈 소장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퀘렐로라는 쌀 브랜드가 존재하는 한 이 쌀은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쌀로 영원히 존재할 것입니다."

출처: https://acquerello.it/rondolino/

네 맞습니다 ! 


바로 아퀘렐로(Aquerello)라는 브랜드의 쌀이에요.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역에서 쌀 농사를 짓는 론돌리노 가에서 생산하는 쌀이죠.  론돌리노 가문은 이 지역에서 지난 500년 동안 세대에 세대를 거쳐 쌀농사를 짓고 있는 데요. 특히 이 쌀은 평범한 쌀과 달리 7년이나 숙성한 쌀로 유명합니다. 

출처: https://acquerello.it/rondolino/

7년 묵은 쌀이라니요. 


사실 한국인의 밥상에 ‘묵은 쌀’이 오르는 일은 대체로 드뭅니다. 갓 수확한 햅쌀로 지은 따끈한 밥과 잘 익은 배추김치만 있다면 우리의 밥상은 풍요로웠죠. 그만큼 ‘밥맛’과 그 맛을 결정하는 쌀의 수확시기를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숙성쌀은 우리에겐 너무도 낯설지 않나요?

최근 론돌리노 가의 둘째 아들이자 아퀘렐로 쌀의 상품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움베르토 론돌리노(Umberto Rondolino) 씨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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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퀘렐로 쌀은 이탈리아에선 흔한 품종인 ‘카르나롤리(Carnaroli)’로 만듭니다. ‘쌀의 왕‘으로 불리는 카르나놀리는 전분 함량이 높고 찰지며 단단한 것이 특성입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쌀 요리인 리소토를 만들 때 많이 쓰이죠.  

움베르토 론돌리노 씨는 “아퀘렐로 쌀은 카르나놀리로 농사를 지어 수확한 뒤 최소 1년 반~7년을 숙성해 제품으로 만든다”며 “생산되는 쌀의 99%는 1년 6개월을 숙성하고, 나머지 1%는 7년을 숙성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처: https://www.semplicementecucinando.it/recipe-items/risotto-ai-funghi-porcini-su-velo-di-caprino-e-noci/

아퀘렐로 쌀은 전 세계 어느 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정제 과정을 거칩니다. 아퀘렐로는 재배, 추수, 탈곡, 도정, 포장으로 된 5단계 제조 공정을 24단계로 세분화했습니다.  

 “카르나롤리 쌀을 생산한 뒤 19세기의 방식으로 왕겨를 살살 벗겨내요. 현대식으로 만든 특별한 기계를 통해 전통의 방식과 접목한 거죠. 왕겨에서 배아(쌀눈)를 추출한 뒤 다시 백미에 흡수하도록 섞어줍니다. 이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하지 않는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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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의 껍질에서 떨어져 나간 배아는 각종 영양소의 보고입니다. 몸에 좋은 건강한 지방인 올레익산, 리놀레익산, 팔미틱산과 같은 불포화지방산 등백미에는 사라지고 없는 미네랄과 단백질이 현미에는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특히 배아에는 쌀에 있는 영양소의 66%가 들어 있습니다. 론돌리노 가의 아퀘렐로는 이 모든 성분을 특별한 정제 과정을 통해 고스란히 살려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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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숙성한 쌀은 햅쌀과는 다른 특성을 가집니다. 수분이 빠지고 미세한 균열이 생겨, 리소토를 만들 때 특장점을 발휘하죠. 여러 소스에 쌀을 볶아 만드는 리소토에 아퀘렐로 쌀을 쓰면, 균열 사이로 리소토의 소스가 흡수돼 쌀에서 진한 풍미를 간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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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우 셰프는 “리소토를 만들 때는 쌀을 씻지 않고 오일에 볶는 과정을 거친다. 그래야 덜 퍼지기 때문이다”라며 “다른 쌀은 1분 정도 코팅 과정을 거치는데 반해 아퀘렐로 쌀은 30초면 끝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설명을 덧붙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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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소토를 요리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퍼짐과 알단테의 중간 정도의 식감을 찾아내는 것인데, 아퀘렐로는 그 지점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리소토 요리에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출처: https://acquerello.it/rondolino/

론돌리노 씨는 “리소토를 만들 때 쌀을 덜 퍼지게 하기 위해 전처리를 하는데, 이 과정을 줄이기 위해 숙성과 도정을 하고 셰프들이 원하는 맞춤형 쌀을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https://acquerello.it/rondolino/

리소토에 최적화된 쌀이라지만, 론돌리노 씨는 아퀘렐로가 ‘리소토’만을 위한 쌀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아퀘렐로는 이탈리아의 방식으로 쌀을 새롭게 정의했고, 리소토를 만들 때 딱 맞는 쌀이기도 해요. 하지만 리소토를 위해서만 생산하는 것은 아니에요. 여러 요리에 활용할 수 있어요. 스페인의 빠에야는 물론 홍콩과 중국에서 혁신적 요리를 할 때에도 우리 쌀을 쓰고 있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아퀘렐로의 가치를 높이 생각하고 있어요.”

햅쌀에만 익숙했던 우리에게 이탈리아의 숙성쌀은 신선하게 다가오는데요. 아퀘렐로 쌀은  저가 쌀의 수입으로 어려워진 쌀 농사 시절 개발한 숙성쌀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습니다.

 

출처: https://acquerello.it/stores/
이 쌀에는 흥미롭게도 생산부터 포장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론돌리노 가문 사람들의 고민이 담겼습니다. 한 톨의 쌀에는 농부의 기다림과 생산자들의 자부심이 채워졌고, 이들의 쌀은 일반적인 쌀이 담지 못한 특별한 가치가 담겼습니다. 론돌리노 씨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쌀을 농사를 짓는 것에서 끝나지 않아요. 그 이후 이어지는 특별한 과정들이 우리가 만드는 쌀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어요. 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죠. 우리의 목표는 다른 데에 있지 않아요. 아이들이 먹어보고 맛있다고 느끼는 것이에요. 아이들의 입맛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리얼푸드=고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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