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공간에 새로움을 더하다, '공간 업사이클링'

조회수 2020. 8. 27. 09: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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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을 넘어 새활용, 업사이클링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제품에 디자인을 더하거나 활용법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존에 버려졌던 것을 단순 재활용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개념인데요. 디자인적 요소가 중요시되는 해외 패션업계를 필두로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최근에는 노후 건축물의 원형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새로운 공간들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공간 업사이클링’이 건축 분야에서 중요한 트렌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버려진 창고나 공장, 오래된 목욕탕 등을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사례들이 소셜네트워크나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이슈가 되면서 공간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공간 업사이클링은 비교적 최근에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로 건축 분야에서는 ‘재생건축’이라는 용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공간 업사이클링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민간부문과 상업시설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기존 건축물과 공간을 디자인적 요소로 단순 활용하는 데서 벗어나 공간의 역사성, 스토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국내 공간 업사이클링은 어떤 곳이 있을까?

우리나라도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도시재생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공간 업사이클링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울역에 위치한 ‘서울로 7017’과 ‘문화역서울284’ 등이 있습니다.


서울로7017은 고가도로를 공중정원으로 업사이클링한 사례입니다. 철거 예정이었던 서울역 고가도로에 꽃과 나무를 심고, 벤치와 수변 공간 등을 조성하여 공중정원으로 만들었는데요. 밤이 되면 공중정원을 비추는 LED 조명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문화역서울284는 옛 서울역사의 원형을 복원하여 2011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문화•예술의 창작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연극, 전시, 공연, 등 복합문화의 거점 공간이 되었습니다.

또한 소비 트렌드 변화와 개성 넘치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카페와 숙박업소 등 상업시설까지 공간 업사이클링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거에도 노후한 건물이나 공간이 패션쇼 등 일회성 행사에 활용되었는데요. 독특한 분위기와 디자인이 집객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상업시설에서도 공간 업사이클링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속초에 위치한 ‘칠성조선소’와 제주도의 ‘눈먼고래’가 대표적인 상업시설의 공간 업사이클링입니다. 칠성조선소는 1952년 속초에 문을 연 조선소입니다. 약 66년 동안 조선소로 운영됐지만 2017년 8월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이후 공간 업사이클링을 통해 가족들이 살던 곳은 카페로, 배를 만들던 작업장은 박물관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공간이 탄생했습니다. 제주도에 위치한 ‘눈먼고래’는 100년이 넘은 제주 전통돌집을 게스트하우스로 업사이클링했습니다. 낮은 층고와 돌벽은 그대로 살리고, 기존의 대문과 마룻바닥은 테이블과 침대 등 가구로 재탄생했습니다. 기존에 단순 주거용이었던 돌집이 이제는 제주를 찾는 모든 관광객을 맞이하게 된 것이죠.


공간 업사이클링을 진행한 건축물은 부동산 가치 또한 가파르게 상승했는데요. 위택스를 통해 해당 건축물의 시가표준액을 조회해본 결과, 속초 ‘칠성조선소’의 시가표준액은 업사이클링하기 전인 2017년에는 약 1,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약 5,900만원으로 6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제주 ‘눈먼고래’의 공시가격 역시 업사이클링하기 전인 2014년에 2,100만원 이었지만, 현재 4,070만원으로 약 2배 상승했습니다.

앞으로의 공간 업사이클링의 미래는?

도시재생이 도시정책의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공간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은 더욱더 커지고 있습니다. 도시재생사업의 확대와 함께 지역 차원의 도시재생 수법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현재까지 공간 업사이클링이 제한된 용도와 공간적 범위를 가지는 건축물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다면, 향후 도시재생사업 추진과 함께 범위가 확장되고 용도 역시 보다 다양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여집니다. 실제로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일대는 기존 건축물을 활용한 카페, 공방 등이 늘어나면서 지역 차원의 공간 업사이클링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공간 업사이클링을 위한 핵심적인 요소는 콘텐츠와 디자인이 중요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공간 업사이클링 사례로 주목 받고 있는 공간들은 공통적으로 새로운 용도에 맞는 효과적인 디자인이 주효했는데요. 최근 사례들은 기존 공간이나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 등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해당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유사한 형태의 공간 업사이클링이 늘어나면서 개성 있는 공간으로서의 경쟁력이 점점 저하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공간 업사이클링과 관련한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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