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부촌, 강남 트로이카 '압서방'의 귀환

조회수 2021. 3. 10. 09: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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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미래 강남 중심으로 떠오른 '삼·청·대·잠'. 하지만 그 원조 격인 '압·서·방'이 최근 재건축 추진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압서방은 다시 강남권 대장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까요?

삼ㆍ청ㆍ대ㆍ잠 뜨지만…압ㆍ서ㆍ방이 강남 부촌 원조

‘건축학개론’이란 영화에 등장할 정도로 이른 바 압구정동, 서초동, 방배동 즉 ‘압서방’은 1990년대 강남을 주름 잡던 부자동네였습니다. 대법원, 서울지방검찰청, 강남 업무지구와 접한 서초동은 법조인과 기업 임원급, 즉 사회지도층이 다수 거주했습니다. 압구정에선 부유층 유학파들이 이른 바 ‘오렌지족’으로 불리며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정부가 일명 ‘삼청대잠’, 삼성동 청담동 대치동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이 지역들이 GBC등 지역개발 호재를 직접 받는 동네, 즉 미래의 강남권 중심으로 알려졌는데요.


압서방이 이대로 ‘삼청대잠’에 밀릴 것인지 압서방의 현재와 미래를 리얼캐스트가 전망해봤습니다.

아 옛날 이어…반포에 아파트 시세 밀린 이유

최근 몇 년 간 압서방 시세는 예전처럼 강남을 리드하지 못했습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강남의 상징’이던 압구정 현대아파트 3.3㎡ 당 시세도 반포에 밀린 상태인데요.


법조타운에 인접한 서초동 대장주 삼풍아파트 역시 2015년 이후 시작된 서울 상승장에서부터 잠원동 신반포10차에 추격당했습니다. 삼풍아파트 전용면적 79㎡와 신반포10차 전용면적 77㎡의 KB부동산 일반평균가를 비교하면 알 수 있죠.


원인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첫째, 주거환경이 전반적으로 노후화 되었으며, 일명 ‘대장 아파트’ 재건축 소식이 느렸기 때문입니다. 부촌의 상징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물론이고, 미성, 한양 모두 1970~80년대 지어진 단지들이죠. 때문에 압구정동 아파트 평균 연식은 무려 40년을 넘긴 상태입니다.


압구정과 달리 업무지구 및 상권이 커서 대규모 아파트촌이 드문 서초에선 2,000세대 넘는 대단지 구축, 삼풍아파트가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채웠습니다. 하지만 이미 용적률이 220%대로 높으며 사업 추진 소식 또한 잠잠합니다. 역시 대단지 아파트가 부족한 방배에선 그나마 빨리 추진되던 방배동 신동아파트는 493세대 규모에 불과합니다. 인접한 반포가 한강변 대단지 재건축을 무기로 대단한 파급력을 발휘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상황입니다.

둘째, 서초, 방배동의 경우 부유층들이 고급빌라, 주택가에 많이 살고 있어, 주택 시장에서 이슈가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매물들은 매우 고가인 것에 비해 거래가 드물고, 거래사실이 뉴스에 잘 등장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면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는 2008년, 삼성 이건희 회장이 무려 95억원에 한 세대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약 10년 뒤인 2017년 9월에는 전용 273㎡이 97억 6,56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2019년 전용 244㎡ 펜트하우스가 84억원에 거래되며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알려진 한남더힐보다 비싼 수준입니다. 하지만 세대수가 적은 만큼 거래가 워낙 없고 연립ㆍ다세대로 등록되어 한남더힐만큼 떠들썩하게 매스컴을 타진 않았습니다.

여전한 저력…강남ㆍ서초서 소득수준 BEST

그럼에도 전통의 강자인 압구정, 서초, 방배의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이들 지역은 여전히 강남권 최고의 소득을 자랑하며 주민 수준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 기준 상용근로자 월평균 임금총액은 347만 7,000원이므로 지역별로 이보다 더 버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 지 알아봤습니다.


강남구에선 압구정/신사/논현권이 역삼/도곡권에 이어 400만원 이상 소득 가구 비율 2위를 차지했습니다. 70%가 넘는 응답자가 매달 400만원 이상을 벌고 있었습니다. 압구정/신사/논현권의 경우 주거시설이 압구정에 집중 됐으므로 사실상 압구정 주민 통계가 대부분 반영되었습니다. 특히 전통 부자가 많은 동네답게 재산소득, 즉 노동 소득이 아닌 자산에서 얻은 소득이 10%를 초과하는 비율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편 서초구에서도 서초동과 방배동에서 400만원 이상 소득 비율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4년제 대졸 학력 이상 보유 비율도 서초, 방배가 높았습니다. 고학력 전문직이 많은 동네라는 오랜 인식 그대로입니다.

다시 치고 나가는 압서방, 프리미엄 재건축으로 영광 회복에 고삐

주민 구성만큼이나, 한 때 강남권 부동산을 리드했던 압서방의 입지 자체를 평가절하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반포, 대치 등 주변 지역이 다년간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며 화제가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정비사업만한 무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이 분야에서 최근 가장 이슈가 되는 지역은 압구정입니다. ‘조합원 분양 시 2년 실거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압구정 구축 단지들이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중 압구정 4구역과 5구역이 올해초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이 지역 집값 상승세가 놀라울 정도인데요. 지난해 말까지 45억원 안팎에 거래됐던 현대 12차 전용 182㎡ 타입이 올해 1월 57억 5,000만원으로 12억원이 비싸게 팔린 것이죠. 아직 재건축 초기단계인데도 현대 1차, 2차 6차, 7차, 11차 역시 실거래 5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절대 가격 면에서 반포를 훌쩍 넘어선 상태입니다. 무엇보다 3구역을 중심으로 가구당 수억 원의 추가분담금을 필요로 하는 1대1 재건축을 추진하는 등 ‘초고급화’ 단지를 겨냥하고 있어, 다른 재건축 단지와 차별화된 시장을 형성할 전망입니다.

방배동에선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특히 3,080세대 신축 아파트로 재탄생하는 방배5구역, 2,322세대 13구역, 1,131세대 6구역이 관리처분인가를 마치고 공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화고, 세화여고, 상문고, 서울고 등 학군이 좋은 데다 고품격 특화설계, 커뮤니티 시설로 알려진 디에이치, 아크로 등 1군 프리미엄 브랜드로 나올 예정이라 역대급 청약 경쟁률이 기대됩니다.


서초동에선 그동안 업무지구와 인접해 주거지로 인식되지 않던 강남역 인근, 즉 서초동 동부 단지들이 속속 재건축되며 새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과 올해, 래미안 리더스원, 서초그랑자이가 차례로 입주하며 드디어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신축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서초로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이 아파트단지와 인접한 롯데칠성부지 및 코오롱 부지를 비롯한 서초대로변 총 59만 6,277㎡ 규모가 GBC,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못지 않은 업무ㆍ상업지구로 탈바꿈할 예정입니다.


게다가 일각에선 아직 구체적인 재건축 움직임이 없는 삼풍아파트에 대해 1대1 재건축이 추진 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단지 고급화가 가능한 탁월한 입지, 그리고 주민 구성을 갖추고 있는 압서방. 재건축 떡밥이 이어지며 옛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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