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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부자들이 강남 떠나 성수동을 선택한 이유는?

조회수 2021. 1. 5. 17: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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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의 부촌으로 부상하고 있는 성동구 성수동. 이곳에서 최고 분양가 기록을 쓰고 있는 마천루들은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리얼캐스트가 알아봤습니다.

애증의 50층…강남은 안 되지만 성수동은 되는 이유

50층. 오랫동안 강남 재건축 조합원들을 설레게 했던 마법의 단어죠.


2014년 나온 『2030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지금까지 일반주거지역에서 지을 수 있는 아파트 최고 층수는 35층으로 제한됐습니다. 특히 재건축 단지와 한강변 건물에 대해선 층수 제한이 더욱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죠. 물론 토지가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이라면 일반적으로 최고 40~50층까지 주상복합을 지을 수 있습니다.


땅값이 비싸고 고급 주택 수요가 많은 강남 3구에선 50층 건물을 짓고 싶어하는 재건축 조합들이 많은 데요. 커튼월 공법으로 건축돼 반짝거리는 고층 주상복합은 상상만 해도 정말 멋지죠.


준주거지역은 서울시 조례에 따라 용적률도 400%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그만큼 재건축 사업성도 좋아집니다. 따라서 일반주거지역인 토지의 용도를 상업 또는 준주거로 변경하는 일명 ‘종상향’은 상당한 호재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보니, 수년 째 인고하며 기다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미 기다리다 포기했다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데 35층이 훌쩍 넘는 40층 대 최고급 고층 아파트와 주상복합이 팍팍 올라오는 지역이 있습니다. 서울숲과 한강, 그리고 블루보틀 한국 1호점을 품고 있는 ‘핫플레이스’ 성동구 성수동이 바로 그곳인데요.


성수동을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부촌으로 만들고 있는 이 마천루들의 특징은 무엇이며, 어떻게 지어지게 됐는지 리얼캐스트가 알아봤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분양가 기록…성수동이 쓴다

최근 아파트 3채의 주인을 뽑는데 26만명이 몰린 곳. 바로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입주 전부터 분양권 프리미엄이 분양가의 2배까지 붙었고, 뉴욕 중심가의 고층 콘도를 연상시키는 내외관이 누가 봐도 최고급 아파트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로또로 불릴 정도로 너무 싸져 버린 3년 전 분양가는 3.3㎡ 당 평균 4,750만원으로 아파트 일반공급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최고 49층에서 내려다보이는 한강과 서울숲 파노라마 조망, 일반 아파트보다 1m 높은 최고 3.3m 천고, 유럽 명품 브랜드 내장재 등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는 1군 건설사인 대림산업이 처음 개발부터 시공, 운영까지 담당한 디벨로퍼 프로젝트입니다. 게다가 초기부터 뉴욕 센트럴파크 등 선진국중심가를 둘러싼 부유층 공동주택을 모델로 지은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이 단지가 공급되기 전,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쓴 아파트는 어디였을까요? 바로 옆에 있는 서울숲 갤러리아포레입니다. 45층 두 동짜리 쌍둥이 건물인 갤러리아 포레는 2008년 3.3㎡당 평균 4,535만원으로 당시 역대 최고 분양가를 찍었던 곳입니다.


당시 한화건설은 아예 호텔 비즈니스 센터를 빌려 200~300억원대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사전예약 형식의 분양을 하기도 했는데요. 국내 유수의 재벌가 인사들과 지드래곤, 한예슬 등 유명 연예인이 입주하며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됐죠.


모든 세대가 남향으로 서울숲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한 설계와,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의 실내 디자인으로 화제를 낳았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일대 개발계획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상권 및 생활인프라 부족에 시달렸던 비운의 단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작은 타입이 전용면적 167㎡일 정도로 대형으로만 구성되었으며, 가장 저렴한 분양가가 27억원이었던 ‘찐 부자’ 아파트죠. 지금은 너도나도 20억이 훌쩍 넘지만, 10년도 더 전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비싼 가격입니다.

마지막 단지는 전국민이 한번쯤은 들어봤다는, 한류 스타 아파트로 유명한 트리마제입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이 본격화된 2017년 입주하며 ‘성수동 르네상스’를 불러온 바로 그곳이죠.


한강 바로 앞 입지를 살리기 위해 둥글게 설계한 독특한 구조와 호텔을 연상케 하는 조식과 발렛파킹 서비스, 호화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매스컴에 등장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특히 이 단지 입주 이후 조식서비스가 고급 아파트 단지의 기준처럼 여겨지기 시작했습니다.


성수동 1호 마천루인 갤러리아 포레와 달리 1~2인 가구가 살기 좋은 중소형 타입이 함께 구성돼 ‘영 리치(Young Rich)’의 상징이 됐으며, 성수동 고급 아파트의 더욱 빠른 시세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어떻게 지어졌나(1) 뚝섬 역세권 개발

이렇게 50층에 육박하는 초고층 단지들은 어떻게 성수동에 집중적으로 지어지게 된 것일까요? 그 배경을 설명하려면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우선 서울숲에 붙어 있는 갤러리아 포레,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두 단지와 한강변 트리마제는 탄생한 역사가 조금 다릅니다. 보시다시피 앞에 두 단지는 서울숲뿐 아니라 분당선 서울숲역과도 인접해 있는데요.


지금 서울숲 자리에 있던 뚝섬 경마장이 과천으로 이전하고, 공원 개발 계획이 진행되면서 역과 가까운 시유지 8만 7,000㎡가 ‘뚝섬 역세권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사기업에 매각되기로 한 것이죠. 당시 녹지였던 해당 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하면서, 업무ㆍ상업ㆍ문화 기능을 갖춘 주상복합 건립의 기초가 닦였습니다.


“강남 바로 건너 한강변, 그것도 대형 공원을 갖춘 역세권 평지에 고층 건물을 짓게 해준다.” 개발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선 정말 구미가 당기겠죠.


2005년 뚝섬상업용지 4개 구역 중 성동구민체육센터가 있던 2구역을 제외하고, 3.3㎡당 평균 6,800만원에 3개 구역이 낙찰됐습니다. 해당 매각 건으로 서울시가 얻은 수익은 1조 1,000억원이 넘었다고 하는데요. 시장에선 이미 3.3㎡ 당 4,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를 예상하며 당시 폭등하던 서울 부동산 경기를 더욱 과열시킬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구역은 한화건설, 3구역은 대림산업, 4구역은 P&D 홀딩스를 거쳐 부영의 손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현재 갤러리아 포레 자리가 1구역,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가 3구역인 셈이죠.

어떻게 지어졌나 (2) 성수전략정비구역

그렇다면 트리마제는 어떻게 생기게 됐을까요? 앞서 설명한 역세권 부지와 달리, 성수공단의 배후 주거지였던 이곳은 일반주거지역이었습니다. 통상적으로 주거지역은 용적률이 낮고 고층 허가가 잘 나지 않아 높은 건물을 짓기가 어렵죠.


그런데 오세훈 서울 시장이 추진한 ‘한강 르네상스’의 일환으로 사업부지의 25% 또는 주변 개발 사업비 등을 기부 체납한 한강변 아파트에 대해 최대 50층을 허가해주기로 한 것입니다.


이에 서울숲 우측부터 영동대교 북단 좌측까지 한강변 65만 9,190㎡가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묶이게 되었으며, 2010년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되었죠. 용도지역도 제2종일반주거에서 3종일반주거로 변경되었습니다.

트리마제가 있던 구역 좌측 부분과 트리마제 뒤편 강변 건영아파트 역시 여기 포함되었습니다. 


그러다 지역주택조합으로 재개발이 추진되던 트리마제 부지와 강변 건영아파트, 구역 우측의 대명루첸 아파트는 2011년 지구단위계획이 변경되며 존치되었으며, 트리마제가 자체 개발됩니다.


그러나 당시 사업을 추진하던 성수1지역주택조합이 부지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토지가 공매에 넘어갔고 결국 두산중공업이 다시 사업을 추진하여 현재의 트리마제가 탄생하게 됩니다.


다른 성수전락정비구역과 마찬가지로 트리마제 역시 3종일반주거지역에 지어졌습니다. 때문에 트리마제는 앞서 설명한 다른 단지와 달리 주상복합이 아닌 일반 아파트입니다.

'마천루의 숲' 프로젝트는 현재진행형

성수 전략정비구역 지정 당시와 같은 시기 고층 개발이 추진되었던 여의도 전략정비구역, 압구정 전략정비구역에 속했던 아파트의 경우 초고층 계획이 전면 백지화 되며 마천루의 꿈은 일단 멀어진 상태입니다. 오히려 한강변 수변경관관리방안으로 인해 한강변 아파트 층수는 더욱 철저히 제한되었죠.  ‘인생은 타이밍’이란 교훈이 더욱 실감나는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운 좋게 타이밍을 잘 잡았던 성수동에는 또 어떤 고층 건물들이 들어올까요? 우선 매각된 서울숲역세권 부지 중 마지막 남은 4구역에선 부영그룹이 최고 49층 높이의 호텔 및 주상복합 단지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미 성동구청으로부터 착공승인을 받고 토지정리작업부터 착착 진행하고 있죠.


서울숲 주차장 부지는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되어, 120m 높이 건물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공원화 될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와 맞교환 되거나, 부지 확보용 예산으로 매각된다면 말이죠. 이밖에도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단지의 오피스 빌딩에는 SM엔터테인먼트 본사가 이전하여 아크로 입주민들과 더불어 성수동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입니다.


한편 성수 전략정비구역에서는 함께 강변북로 지하화를 위한 사업비를 기부채납해야 하는 2지구의 사업진행 속도가 늦어져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려 있었는데요.


서울시에서 전략정비구역 기본계획 수정안이 나올 경우 총 8,247가구로 계획된 이곳 개발이 급물살을 탈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즉 성수동의 ‘마천루 숲’ 만들기 프로젝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요.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계획에 따라 고밀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지금, 성수동이 다시금 ‘타이밍’을 잡으며 그 수혜를 받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될 놈은 된다”는 법칙이 성수동 부동산에 적용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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