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지금이라도 영끌해서 집 사는 게 정답일까?

조회수 2020. 12. 17. 20:4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역사는 반복된다. 현 정부 부동산 대책의 결과를 지난 경험을 통해 예측할 수 있을까요?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이때, 불안감에 당장 '영끌'하는 이들에게 리스크는 없는지 리얼캐스트가 알아봤습니다.

'주담대'도 부족, 부동산 불패론에 '영끌' 가계대출 늘어

올해 전국 집값이 9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결국 집값은 안 떨어진다”는 부동산 불패론이 대세가 되고 있는데요.


이에 젊은 실수요자들이 대거 주택 매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패닉바잉’, ‘영끌’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죠.


실제로 올해 3분기에만 가계대출잔액이 39조 5,000억원 늘었으며, 이례적으로 주택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이 더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는 주담대로 부족한 집값을 신용대출까지 받아서 내는 일명 ‘영끌’의 결과로 풀이됩니다.


그런데 예전에도 이런 ‘영끌족(族)’이 있었다면 믿으시겠어요? 정말 집값은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것일까요?

2007년에도 패닉바잉, 대부업체 ‘영끌’까지

지금으로부터 약 14년 전인 2007년 1월 경제뉴스를 살펴보면, 데자뷰 현상을 겪는듯 합니다. ‘부동산 광풍’으로 인해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 아파트 매수에 나섰다는 뉴스가 대세 거든요.


결국 시중은행부터 제2금융권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40%로 제한하면서, 소비자들은 대부업체 상품까지 손을 뻗게 되었는데요.


당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4.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정한 용자들인 셈이죠. 이때 나온 기사를 보면 전문직 종사자와 대기업 간부, 공무원 상당수가 고객이었다고 합니다.

쌍둥이 정책, 쌍둥이 ‘부동산 불패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보며 당시 상황을 떠올리고는 합니다.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상당부분 계승했기 때문입니다.


주택담보대출 조이기, 분양권 전매제한, 재건축 규제, 각종 세금 중과, 거래신고 및 허가제 등 제도가 허락하는 한, 집값을 올릴 수 있는 변수들을 ‘철통 방어’했다는 점에서 그렇죠.


심지어 2007년엔 한국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여파로 주담대 금리 또한 연 7%대까지 올랐는데요.


종합부동산세 제도 역시 2005년부터 본격 도입됩니다.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그럼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약간의 조정이 있었으나, 결국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를 막지는 못했죠. 금리, 대출 규제 등의 정책은 단기적인 해법에 그친 것입니다.


심지어 수도권 집값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 2007년 8월 이후에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었습니다. 사회에 ‘부동산 불패론’이 만연했고, 이 같은 상황에서 무주택자들이 얼마나 불안했을 지는 현 상황에 비추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물량에 장사 없다

사실 입주할 주택이 넘치는 상황이라면 매수자들이 급할 게 없겠죠. 즉, 공급물량이 집값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역사를 통해 증명된 사실입니다. 88년 서울올림픽 전후로 시작된 부동산 폭등기에 집권한 노태우 정부는 무려 ‘주택 200만호 건설’ 정책으로 서울 집값을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200만호 중 약 90만호가 수도권 물량이었으며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신도시들이 이때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9만 7,000가구(수용인구 39만명)가 입주한 분당 신도시는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강남 집값을 10년간 묶는데 성공했습니다.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복잡하고 이미 낡기 시작한 강남에 비해 쾌적한 주거지를 제공했기 때문이죠.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결국 사람들이 살고파하는 주택 공급이 부족하면 집값 상승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정된 공급을 두고 수요자끼리 경쟁하면서 ‘사자’ 심리가 형성되는 거죠.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2005년부터 2008년 사이에 수도권 입주물량이 대폭 줄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2003년부터 시작된 정비사업 규제에 따른 공급 감소 여파가 시작된 것이죠. 때문에 2005년부터 수도권 집값은 본격적인 폭등장에 들어서게 됩니다.

문제는 시차야

그렇다고 노무현 정부에서 주택 공급을 막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임기 초인 2003년에 이미 2기 신도시 계획이 나왔었습니다. 투기를 부추기는 서울, 특히 강남 부동산을 규제하는 대신 신도시 공급을 늘리기로 한 것이죠.


요즘 핫한 뉴타운 사업의 제도적 기틀이 된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도 2005년 12월 제정되어 2006년부터 시행되었습니다.


문제는 시차였습니다. 정부는 기존에 7년 이상이 걸리던 택지개발 기간을 5~6년까지 낮춰 2008년부터 본격적인 분양이 가능하도록 했지만, 당장 입주할 아파트는 여전히 부족했죠. 오히려 신도시 조성 이전에 풀린 토지보상금이 다시 서울 부동산으로 집중되면서 아파트 가격을 더욱 올릴 뿐이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드디어 가격 조정이 본격화한 2009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정부가 계획했던 대규모 수도권 물량이 현실화할 때까지, 수요자들은 ‘불안한 골짜기’를 지나야 했던 셈이죠.


그렇다면 노태우 정부 때는 어땠을까요? 노태우 정부는 1989년 4월 1기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한 이후 불과 몇 달 뒤, 분당신도시 시범단지 분양을 할 수 있었으며, 2년 만에 초스피드로 입주까지 완료했습니다.


아주 반짝 투기자금이 유입되긴 했지만 역시 물량 앞에선 장사가 없었죠. 하지만 그후 우리사회는 상당부분 민주화되었고, 노무현 정부가 토지보상 및 수용의 절차를 노태우 정부처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게다가 본격적으로 2기신도시 공급이 풀리자, 금융위기 여파로 미분양이 늘면서 원대했던 계획은 빛이 바랬습니다.

공공재개발ㆍ3기신도시…집값 결국 잡힐까?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은 주택 공급부족으로 인해 내년에도 집값이 상승하리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예측이 현실이 된다면 앞으로도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데요.


현 정부는 3기신도시 지구 지정을 서둘러 마쳤고, 2021년부터 선분양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토지보상 등 과정의 지체로 인해 실제 공급은 이보다 미뤄질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습니다.


공공재개발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상 10년이 걸리는 재개발 사업을 앞당기기 위해 용적률 및 기부체납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인허가 절차를 단축해도 사업기간은 5년 여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급하게 주택 매수 결정을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지는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결국 계획된 물량이 풀리게 됐을 때 상황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부동산 불패의 대명사로 불리며 현재 20억원대를 호가하는 은마아파트도 부동산 침체기 이후인 2013년에 다시 2005년 가격대로 돌아갔던 것을 감안하면 말이죠.


우리는 어쩌면 다시 한번 불안한 골짜기를 지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물량 앞에 장사 없던’ 시절이 돌아올 때까지 이 불안은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심리가 꺾이면 침체기는 꽤 오래 가는데요. 2000년대 말, 불안감에 ‘영끌’ 했다 10년 동안 고생한 매수자들도 많습니다.


실거주 1채는 필수재이지만, 만약을 대비해 지나친 ‘영끌’이나 ‘묻지마’식 투자는 지양해야 하겠습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