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아파트 얼마나 될까?

조회수 2020. 11. 5. 17: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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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자가거주율은 얼마?

내 집 마련의 열정이 돋보이는 영화가 있습니다. 2013년 발표된 ‘숨바꼭질’입니다.


이 영화에서 문정희 배우가 열연한 주희는 고급 아파트에 숨어들어 집을 뺏는 악역입니다. 주희의 광기가 폭발하는 후반부가 압권이죠.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의 집을 뺏으려는 주희의 광기에 동의하지 못하겠지만, 집에 대한 집념은 공감 가는 부분이 없지도 않습니다.

172만 8,436가구. 서울 땅에 있는 아파트의 수 입니다. 이 정도 많으면 나한테도 한 채쯤은 있을 법도 한데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걸까요? 최근 뉴스를 보니 서울 아파트가 한 채에 대강 8억씩은 한다고 합니다. 대체 다들 어디서 그렇게 큰 돈을 버는 건지 모를 일입니다.


마냥 부러워하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저 많은 아파트에는 다 집주인이 있을 텐데 집을 빌려주지 않고 직접 살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수도권 새 아파트, 의외로 집주인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뒤져봅시다. 그냥 궁금해서 찾는 거니 방법은 간단하게 하겠습니다. 아파트가 지어지면 분양 받은 사람은 두 가지 선택을 하겠죠. 빌려주거나, 들어가서 살게 됩니다.


그러므로 ①입주 1년차 새 아파트를 적당히 골랐습니다. 가급적 1,000가구 이상 대단지로요. ②입주 전후 1년치 전월세 거래량을 더합니다. 보통 2년짜리 계약을 하니까, 그 사이 재계약 되는 가능성은 배제했습니다. ③전체 가구수에서 전월세 거래량을 뺍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 자가점유율이 나오겠죠.

우선 서울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올해 2월에 입주한 신길동 신길센트럴자이입니다. 1,008가구 대단지인데요. 재건축 단지라서 일반분양은 481가구였습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 단지에서 발생한 전월세 거래량은 총 381가구였습니다. 열 집 중에 여섯 집은 집주인이 살고 있습니다. 자가 거주율 60%입니다.

이번에는 강동구입니다. 마찬가지로 2월에 입주한 고덕아르테온입니다. 4,066가구 대단지인데요. 전월세 거래량은 803가구였습니다. 이곳은 열 집 중 여덟 집에 집주인이 살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서울에는 대강 신축 한 단지에 60~80%는 집주인이 살고 있는 모양입니다.

경기도로 나가면 확실히 자가점유율이 높아집니다. 과천의 과천푸르지오써밋, 안산 그랑시티자이1차는 대부분 집주인이 살고 있네요. 김포 캐슬앤파밀리에시티2단지는 전월세 비중이 2.6%밖에 안됩니다. 최근 서울의 높은 집값으로 탈서울이 유행한다더니, 다들 경기도에 내 집 마련을 하시나 봅니다.


반면 인천은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높은편입니다. 송도국제도시에 공급된 호반베르디움 에듀시티는 1,530가구 중 377가구가 전월세로 거래되었습니다. 전체의 24% 정도이니 서울 강동구와 비슷한 수준이네요. 인천에서도 거주선호도가 높은 송도인 만큼 전세 수요가 많은 영향으로 보입니다.

수도권 지역별 자가점유율은?

물론 이 결과가 단순히 ‘자가점유율 서울 60%, 경기도 80%’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신축에 살고 싶으니 집주인도 신축에 살고 구축을 임대하는 사람이 많겠죠. 2019년 주거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자가점유율은 42.7%, 경기지역의 자가점유율은 53.5%입니다


실제로 노후도가 심하지만 수요가 큰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전체의 약 68%인 3,000가구가 세입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가점유율로 따지면 32% 정도에 불과합니다.


쭉 살펴보니 집주인 거주율은 서울보다 경기도권이 훨씬 높은 걸로 확인됩니다. 하긴 그럴 만도 합니다. 서울에서 전세 구할 돈이면 경기도에서는 집을 사거든요.

신길센트럴자이 전용 84㎡ 전세는 지난 5월 기준으로 최소 6억원은 줘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7월에는 김포 캐슬앤파밀리에시티2단지 전용 84㎡가 5억 9천만원으로 손바뀜이 있었거든요.경기도에서는 서울 전세금으로 아파트를 사도 천만원이 남습니다.

오늘의 결론

간단한 조사였지만 재미있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새 집에는 최소한 절반 이상 집주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서울에는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사람이 많은 반면 경기도에는 자기 집에 사는 사람이 많았죠. 특히 가격이 저렴한 김포와 안산 등 경기 서부권에 내 집 거주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내 집 마련 전쟁. 알면 알수록 눈 앞이 뿌얘지는 건 기분 탓일까요? 영화 숨바꼭질의 주희도 처음에는 이런 마음이었을 것 같습니다.

유독 세입자에게는 팍팍한 시절입니다. 취지만큼은 아름다웠던 임대차 3법도 경제논리에서 자유롭지는 못해서 전세가도 폭등하고 있다고 합니다. 힘든 시기입니다만, 아무쪼록 내년에는 내 집 마련의 꿈 다 이루시고, 집콕을 하더라도 주인님 집이 아닌 내 집에서 집콕할 수 있는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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