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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바뀐 주거 트렌드.. 주거공간 3.0시대 열리나

조회수 2020. 10. 30. 16: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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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트렌드 바뀐다… 상품성이 핵심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른 에코세대가 주거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기성세대와 주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에코세대가 주거 트렌드를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선망하는 주택’의 형태도 과거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주거시장 트렌드는 대단지∙다세권으로 압축됩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편리하고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입지이기 때문입니다. 상품성도 간단한 편입니다. 집은 통풍이 좋은 판상형, 채광에 유리한 남향이어야 하고, 면적은 84㎡가 국민평형입니다. 이런 최소한의 조건을 만족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집주인의 취향이 가미됩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기존의 주거시장 트렌드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부산 광안리에 공급된 ‘해링턴타워 광안 디오션’이 대표적입니다.


이 단지는 스테디셀러인 전용 84㎡를 공급하지도 않았고, 수천 가구 단위의 대단지도 아니었습니다. 전용 23~29㎡의 소형으로 구성되었고, 단지는 3개 동 546실 규모였음에도 2만 4,659명이 청약해 평균 4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해링턴타워 광안 디오션의 흥행 요인을 광안리 해변 입지 외에 상품성 강화에서도 찾고 있습니다. 전용 29㎡에도 3베이 구조를 채택하여 오션뷰를 확보하고, 타입에 따라 펜트리형 수납장, 파티션 등을 적용해 공간활용도를 높이는 특화설계를 선보였습니다.


여기에 옥상정원, 루프탑 힐링가든, 오션뷰 사우나 등 특화 커뮤니티로 차별화를 꾀했으며, 빌트인 콤비냉장고와 광파오븐, 2구 하이브리드 쿡탑, 음식물 탈수기, 분리형 비데, 천장형 에어컨, 세탁기, 건조기까지 비치한 풀퍼니시드 구성까지 선보였습니다.

시장의 주역으로 등장한 에코세대

상품성이 뛰어난 주거시설의 인기는 최근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떠오른 ‘나심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나심비는 그 동안 시장의 주요 가치였던 ‘가성비’를 대체하는 개념으로,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성비와 달리 나의 심리적 만족의 비율을 이르는 말입니다. 주거의 만족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나심비 중심 소비자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에코세대가 주거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른 시기와 맞물립니다. 에코세대(1979~1992년생)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자녀 세대로 베이비붐 시기의 메아리처럼 인구가 증가해 에코세대라고 불립니다.


에코세대는 소비욕구를 억압해야 했던 부모세대와 달리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소비행태를 보입니다. 편의주의 성향이 강한 만큼 시간을 아끼기 위해 편리함에 지불하는 비용을 아깝게 여기지 않아 ‘편리미엄’ 트렌드도 주도하고 있는 세대입니다.


실제로 에코세대는 올해 상반기 거래된 아파트의 절반을 매수하며 명실상부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거래된 45만 2,123가구의 아파트 중 50.2%인 22만 7,256가구를 30~40대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코세대, “남향보다는 인테리어∙빌트인”

새 주거 트렌드를 선도하는 에코세대는 과거 주택 상품성의 기본이었던 ‘단지배치와 향’에 큰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거에는 부수적인 요소로 여겨졌던 인테리어∙스타일이 상품성 평가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더리서치그룹이 수도권 주택 소유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주거공간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20대 후반과 30대 응답자는 ‘향후 주택 구매 시 중요한 요인’의 첫째로 인테리어∙스타일(27.0%, 25.6%)을 꼽았습니다. 단지배치∙향은 응답률이 15.0%와 17.8%에 그쳤습니다. 여전히 단지배치∙향(25.3%)을 인테리어∙스타일(17.7%)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40대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빌트인가구∙가전에 대한 선호도입니다. 20대 후반 소비자의 경우 빌트인 가구∙가전이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률이 21.0%에 달했습니다. 단지배치∙향(15.0%) 중요도보다 빌트인 가구∙가전의 중요성이 높았던 것입니다.

몸만 들어와 산다, 호텔처럼 다 제공하는 ‘풀퍼니시드’ 인기

주거 트렌드의 변화는 풀퍼니시드(Full-furnished) 시설의 인기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풀퍼니시드는 주거시설과 함께 생활에 필요한 각종 가전 및 가구를 공급자가 비치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기존에는 유상옵션을 통해 수분양자가 비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주로 활용되었으나, 에코세대가 주축이 된 편리미엄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인기를 끌게 된 방식입니다.


입주자는 호텔처럼 ‘몸만 들어와서 살 수 있는’ 편리한 환경을 누릴 수 있으며, 내부 인테리어 설계 단계에서 규격에 맞춰 자투리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컨셉을 통일해 고급스러운 공간연출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지난 7월 수원 인계동에 공급된 ‘파비오 더 리미티드 185’는 세탁기와 건조기, 냉장고, 쿡탑 등의 생활가전을 제공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단지는 185실 모집에 4만 6,585건의 인터넷 청약을 접수해 평균경쟁률이 251대1에 달했습니다.


지방 시장에는 풀퍼니시드의 인기가 더합니다. 지난 5월 부산 수영구에 공급된 ‘해링턴타워 광안 디오션’ 오피스텔은 콤비냉장고, 광파오븐, 분리형 비데, 쿡탑, 세탁기, 천정형 에어컨 등이 완비된 풀퍼니시드 시스템을 적용했고, 546실 모집에 2만 4,659건의 청약이 접수되어 평균경쟁률이 45.16대1에 달했습니다.


대구에 곧 공급을 앞둔 포스코건설의 ‘시그널 3.0’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주거복합시설 더샵 프리미엘의 시그널 3.0은 복도 팬트리와, 시스템에어컨, 김치냉장고, 인덕션 쿡탑 등의 가구∙가전을 빌트인으로 제공하는 한편 엔지니어드 스톤 마감과 주방 아트월로 고급화를 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주거만족도 높이는 특화설계 – 맞춤형 평면

‘많은 방’의 필요성도 차츰 감소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주거시설은 전용 59㎡의 소형에도 방 3개와 2개의 욕실을 넣는게 좋다고 여겨져 왔죠. 부부와 2명의 자녀로 이루어진 4인 가정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구조입니다. 하지만 가구원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이 공식도 깨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를 시작한 1955년생이 30대에 접어드는 1985년 무렵에는 전국 평균 가구원수가 4.1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에코세대의 선두인 1979년생이 30대에 접어드는 2010년에 이르면 평균 가구원수는 2.7명까지 줄어듭니다.


여기에 드레스룸, 알파룸, 팬트리 등 수납공간을 강화한 특화 설계가 등장하면서 작은 방의 필요성은 더 감소했습니다. 개인 공간으로 사용될 필요도 없고, 창고로도 활용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3룸에 대한 니즈가 감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맞춤형 평면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분양 단계에서 주택의 레이아웃을 변경할 수 있는 특화 설계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작은 방 사이에 가변형 벽체를 넣어 수분양자의 희망에 따라 큰 방으로 바꿔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실제로 2015년 길음뉴타운에 공급된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2,352가구, 2019.2.)는 자녀방 사이에 가변형 벽체를 적용해 2개의 작은 방을 큰 방 하나로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을 제시해 이목을 끈 바 있습니다.

최근 대구에 공급 소식을 알린 더샵 프리미엘의 시그널 3.0은 활용도가 낮은 방 하나를 룸인룸과 팬트리로 나누는 혁신을 선보였습니다. 침실의 폭을 2.7m에서 3m까지 넓히는 한편, 남은 공간을 별실로 활용할 수 있는 룸인룸과 팬트리로 바꿔 수납공간을 강화하고 공간 활용도를 높인 설계입니다.

첨단기술도 빠질 수 없어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최첨단 IoT 기술도 경쟁적으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주택에 적용되는 첨단 IoT 시스템이 과거에는 있으면 좋고 없으면 아쉬운 정도의 옵션에 그쳤다면, 현재의 소비자에게는 세대 내 가전 설비를 통합해서 제어하는 월패드, 일괄 소등 스위치, 주차관제 시스템 등의 기술이 필수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더샵 프리미엘의 시그널 3.0은 현재 주택시장의 IoT 기술 트렌드를 한 눈에 보여줍니다. 포스코건설이 개발한 스마트기술 브랜드 아이큐텍(AiQ TECH)의 서비스를 총망라한 사례죠.

이 단지에는 카카오, SKT, 삼성전자, LG전자 플랫폼과 연동해 난방, 조명 등을 제어하는 스마트 월패드가 설치되었습니다. 입주민 스마트폰을 인식해서 공동현관을 자동으로 열고 엘리베이터를 호출하는 스마트폰 원패스 시스템, 입주민 차량번호 인식을 통한 차량 출입관리 시스템, 주차 유도 시스템 등이 적용되었습니다.


단지 내 보안에 관련된 시스템도 빠지지 않습니다. 로비층 엘리베이터 앞에는 LED 모니터가 적용되어 불안감을 줄이고 범죄의도자의 경각심을 높이는 한편, 세대 현관 앞에 서성거리는 외부인도 감지합니다. 단지 전체를 210만화소 고선명 CCTV로 보호하고, 단지내 놀이터와 차량정류소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승강기를 운행하지 않을 때 자동으로 살균 조명을 쏘아 바이러스와 세균을 제거하는 한편, LED보안등으로 미세먼지를 측정해 단지 내 대기질 상태를 월패드와 스마트폰을 통해 알려주는 시스템과 전기, 가스, 수도 등의 사용량을 관리할 수 있는 세대 에너지 관리시스템(HEM)이 적용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가속화하는 주거공간 패러다임의 변화 – 올인홈

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유행이 에코세대가 주도하는 주거 트렌드의 변화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의 확산 등 사회∙문화적 변화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주거시설의 상품성이 주는 만족감을 기대하는 수요층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코로나 이전에는 입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이었으나, 코로나 이후로는 상품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생활은 물론 업무, 여가, 체육활동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집인 동시에 호텔이거나 스포츠시설, 사무실이기도 한 복합주거시설이 인기를 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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