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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의 힘… 아파트 넓어지고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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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무한 경쟁, “이제 답은 디테일이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


현대 건축의 4대 거장으로 꼽히는 루드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는 현대 건축에서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모더니즘 건축으로 건축사에 한 획을 그은 그는 철과 유리로 대표되는 현대 마천루 빌딩의 원안을 계획한 사람으로도 유명합니다.


미스의 설계는 무수한 복제품을 양산해 현대 도시를 삭막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 가진 디테일의 완벽함과 미학은 다른 복제품들이 따라올 수 없다고 평가되며, 그 스타일이 정립된 뉴욕 ‘시그램 빌딩’은 1958년 이래 현재까지도 맨해튼의 대표 랜드마크로 남아있습니다.

최근 아파트 시장은 미스의 건축철학처럼 ‘디테일’에서 경쟁력을 찾고 있습니다. 조경, 커뮤니티 시설, ICT 기술 등 상품 구성요소 면에서의 화려함이 보편화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입니다.


거주민의 편의성과 만족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 센티미터의 디테일에 집중하는 ‘특화 설계’ 바람이 불고 있는 것입니다.

개방감 극대화하는 디테일, 천장고

천장고는 대표적인 디테일 설계 중의 하나입니다. 그동안 공급되어 온 아파트들은 대부분 천장 높이가 2.3m였습니다. 주택법이 반자높이(바닥부터 천장까지)를 최소 2.2m로 규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높은 천장고는 시각적으로 훨씬 넓어 보이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동안에 공급된 단지들이 천장고를 2.3m로 만든 이유도 최소한의 개방감 때문입니다. 디테일이 중요한 고급 주택 시장에서는 개방감 확보를 위해 천장고를 높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일반 아파트 시장에서도 2.4m 이상으로 천장고를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천장고를 높이는 트렌드가 유행을 타자 세종시에서는 행복도시 공동주택 설계 기준을 개정해 천장고를 최소 2.4m로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높은 천장고로 대표되는 단지는 내년 1월 준공을 앞둔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280가구)입니다. 이 단지는 천장고를 2.9~3.3m까지 높여 탁월한 개방감으로 입소문을 탔습니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분양가는 3.3㎡당 4,750만 원으로 책정되었고, 전용 91㎡는 16억9,800만 원에 달합니다. 현재는 분양권 전매 제한에 묶여 프리미엄을 산출하기 어렵지만, 인근의 성수동 ‘트리마제’(688가구, 2017.5. 입주)가 올해 2월에 29억 원으로 실거래 되었으니 최소 10억 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잘 빠진 평면, 조망 뛰어난 3면 개방형 설계

아파트의 구조는 체감 면적을 크게 좌우하는 만큼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어 왔습니다. 3면 개방형 설계도 그중 하나입니다.

3면 개방형 설계는 아파트의 4면 중 3면에 발코니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3면이 발코니인만큼 발코니를 확장하면 실사용면적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시각적으로도 공간을 넓게 보이게 만들고, 조망권도 뛰어납니다. 통풍과 환기, 채광에도 유리한 구조입니다.


특히 3면 개방형 설계는 조망가치가 뛰어난 지역에서 적극 활용됩니다. 오는 5월 15일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 분양에 들어가는 속초 동명동 ‘속초디오션자이’(454가구)는 전체 가구 중 50.2%인 228가구를 3면 개방형으로 설계했습니다. 펜트하우스 3가구는 4면이 개방되어 동해바다 파노라마 조망을 극대화할 전망입니다.


또한 이 단지는 모든 세대가 바다 조망권을 향유할 수 있도록 배치되었으며, 조망을 강조하기 위해 바다의 수평선을 모티브로 한 옥탑 구조물을 외관에 적용했습니다. 입면 패턴 역시 파도의 리듬감을 기반으로 디자인해 단지 전체를 물결처럼 보이게 만들 예정입니다.


‘속초디오션자이’는 여기에 더불어 GS건설의 기술력을 총망라 한 단지가 될 예정입니다. 국내 모든 통신사 음성 엔진과 연동 가능한 자이 AI 플랫폼이 적용되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입니다. 빅데이터 플랫폼에 연동된 공기 청정 시스템이 실내 공기질 최적화를 추천하고, 실별 온도도 최적화합니다. 안면인식 로비폰∙스마트패스, CCTV 통합형 주차유도 시스템 등의 기술이 모두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속초디오션자이’ 분양관계자는 “각 세대에는 유리 난간 이중창을 설치해 동해바다 조망을 극대화하고, 우물형 천장을 현관부터 거실까지 적용해 천장이고도 한 층 높였다. 차원이 다른 개방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입주민을 위한 24층 스카이아너스클럽과 필로티 아래에 오션뷰 휴게공간을 마련해 리조트에 가까운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보이지 않는 디테일, 층간 소음 막는 슬래브 두께

생활 편의성을 위한 보이지 않는 디테일은 바닥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공동주택 생활의 단점으로 꼽히는 층간소음의 해결책입니다. 국토부가 마련해 2015년부터 시행된 ‘소음방지를 위한 층간 바닥충격음 차단 구조기준’에 따르면 벽식 및 혼합구조의 표준바닥에서는 콘크리트 슬래브를 21cm 이상, 완충재를 20mm 이상 넣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층간 소음 분쟁을 줄이기 위해 제도까지 정비한 상황이지만 층간 소음 관련 민원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2년 8,785건이던 민원은 2018년 2만8,231건으로 늘었습니다. 시장에서는 슬래브 두께를 늘려 층간 소음을 줄이는 설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건설은 부산진구 범천1-1구역에 층간 소음 최소화 설계를 제안했습니다. 바닥 슬래브 두께를 규제보다 30mm 높인 240mm로 보강하고, 차음재 역시 40mm로 늘렸습니다. 이를 통해 경량∙중량 충격음의 차단 성능을 1등급으로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강남 재건축 사업에 주로 적용되는 사양입니다.


지난해 5월 서초구 방배동에 분양한 ‘방배그랑자이’(758가구)도 슬래브 두께를 250mm까지 늘려 차음 성능을 크게 강화한 설계를 선보였습니다. 이 단지는 일반분양물량 256가구에 2,097명이 청약해 평균 청약경쟁률 8.17대1을 기록했습니다.

문주 나갈 때까지는 우리 집, 주차장 광폭 설계

아파트 설계의 소소한 혁신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 겪는 일상사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일상적 스트레스인 주차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위 ‘문콕’(차 문을 여닫을 때, 다른 자동차의 문을 긁거나 찍는 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광폭 주차장 설계도 입주민 만족을 위한 고려입니다.

시장에서는 ‘편한 주차’에 대한 니즈를 발 빠르게 파악하고 2010년 무렵부터 광폭주차장을 도입했습니다. 대림산업은 ‘고양원당e-편한세상’(1,486가구, 2009.12.)에 2.4m 광폭주차장을 설치했고,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따르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주차장이 아닌 모든 주차장에 광폭 설계를 도입하는 예도 늘고 있습니다.


시장에 광폭 주차장 설계가 유행하자 법도 바뀌었습니다. 이제 지난해 3월에 비로소 개정 주차장법 시행규칙이 시행되면서 주차장 규격이 최소 2.5mx5.0m로 변경되었습니다. 시장에서는 입주민 편의와 차별화를 위해 광폭 주차장이 더 넓어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습니다.

디테일 경쟁, 더 치열해진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 가운데 거주 만족도가 높은 새 아파트 선호현상은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초 분양시장은 코로나19의 여파에도 여전히 뜨겁습니다. 올해 분양한 전국 67개 단지 중 50개 단지가 1순위 마감했습니다. 경쟁률이 200대1을 넘는 단지도 두 곳이나 나왔습니다.


디테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물량은 44만 363가구로 지난해 분양 물량보다 29.7% 늘었습니다. ICT 등 신기술 도입 경쟁이 심화되고 공급량도 크게 늘어난 가운데, 사소한 디테일이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부동산 전문가 A 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활성화로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의 세심함이나 실수가 브랜드 가치까지 좌우하는 시대다”라며 “시장에서 실수요자의 입김이 더 강해지고 있어 주거 편의성에 관련된 디테일 경쟁도 심화될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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